[IT동아 김예지 기자] 인공지능(AI) 시대에는 기존의 컴퓨팅 환경보다 방대한 연산 능력이 요구된다. 사람들은 AI 모델의 학습 및 추론 작업뿐만 아니라 대량의 데이터 교환 과정에서 갈수록 빠른 처리 속도를 기대한다. 고성능 네트워크가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는 이유다.
특히 무선 네트워크뿐만 아니라 유선 네트워크는 AI의 성능을 극대화하는 핵심 기반으로 진화하고 있다.[[[유선 네트워크의 장점, 차별화 지점을 한 문장 정도 써 주세요. 동작이 안정됐고 속도가 빠르고 보안도 우수하다는 점 정도?]]] 이 가운데 세계 통신장비 전문기업으로 자리매김한 노키아(Nokia)도 유선 네트워크 분야에서 새로운 기회를 엿보고 있다. 노키아는 ‘감지하고(Sense), 생각하고(Think), 행동하는(Act) 네트워크’ 비전을 제시하며, 유선, 모바일, 클라우드 솔루션 전반에 걸쳐 AI 통합 전략을 추진한다.
한주호 노키아코리아 유선사업영업총괄 / 출처=IT동아
IT동아는 한주호 노키아코리아 유선사업영업총괄을 만나 노키아의 AI 기반 유선 사업 전략을 들어봤다. 한주호 총괄은 2016년 노키아가 통신장비 전문 기업 알카텔루슨트를 인수한 후 노키아에 합류했으며, 30년이 넘는 통신 분야 경력을 바탕으로 현재 노키아코리아 유선사업 부문을 이끌고 있다.
노키아의 유선사업부(네트워크 인프라)는 ▲유선 가입자망(Fixed networks) ▲IP 네트워크 ▲광전송 네트워크(Optical Networks) ▲데이터센터 네크워크 솔루션을 아우른다. 유선 가입자망은 초고속 인터넷, 와이파이(Wi-Fi) 등 유선 기반 인터넷 접속 환경과 이를 활용한 무선 서비스를 제공하는 솔루션을 일컫는다. IP 네트워크는 라우터, 스위치 등 IP 기술 기반의 네트워크 솔루션이며, 광전송 네트워크는 광케이블을 통한 대용량 데이터 전송 기술을 다룬다. 노키아는 지난해 유선 가입자망 및 IP 네트워크 부문의 다양한 영역에서 세계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또한 지난 2월 광통신 기업 인피네라(Infinera) 인수로 대용량 장거리 트래픽 전송 기술을 강화함으로써 데이터센터 네트워크 영역에서 기술 혁신의 발판을 마련했다.
AI 시대 ‘유선 네트워크’ 강조되는 이유
최근 무선 통신 기술이 주목받고 있지만, 통신의 근간을 이루는 유선 네트워크의 중요성은 항상 강조돼 왔다. 물리적인 케이블로 연결되는 유선 네트워크는 무선에 비해 데이터 전송 속도가 빠르고 안정적이며 보안성이 높다.[[[읽다보니 밑에 설명을 써 놨네요. 이걸 위로 올립시다.]]] 덕분에 유선 네트워크는 AI 데이터센터를 연결하고, 엣지 AI 컴퓨팅을 지원하며, 고대역폭을 요구하는 AI 서비스를 지원하는 AI 시대 핵심 인프라로 기대된다. 이는 단순히 네트워크 용량을 늘리는 차원이 아니라, 네트워크 슬라이싱(네트워크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기술), 지능형 트래픽 관리, 자동화 운영 시스템 등 AI 기술을 네트워크 전반에 통합하는 방향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노키아는 AI로 인해 2030년까지 네트워크 트래픽이 현재보다 약 4배에서 최대 9배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 출처=노키아
노키아는 AI로 인해 2030년까지 네트워크 트래픽이 현재보다 약 4배에서 최대 9배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노키아 자료에 따르면, 세계 사용자의 네트워크 트래픽은 2022년부터 연평균 17~32% 증가해 2030년 21~58제타바이트(ZB)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1제타바이트는 1조 1000억 기가바이트(GB)에 달한다.
한주호 총괄은 “LTE·5G 등 무선과 연결되는 유선 네트워크는 첨단 기술을 구현하고, 물리적 영역과 디지털 영역의 융합 분야에서도 핵심 역할을 수행한다. 특히 AI 서비스 활용 시 빠르고 안정적인 유선 네트워크는 필수적이다”며, “AI의 잠재력을 실현하기 위해 AI에 최적화된 네트워크 인프라 구축은 가장 중요한 과제로 부상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 유선 네트워크가 더 중요한 시대가 온다. 3G, 4G, 5G에 이어 2030년 6G 상용화가 예상되는데, 그 과정에서 AI는 끊임없이 발전하며 트래픽량도 폭증한다. 이러한 환경에서 유선의 역할은 막대하다. 각 가정부터 시작해 해저 케이블을 통해 데이터센터를 연결하는 구간에 이르기까지 유선 네트워크가 감당하는 트래픽 양은 엄청나기 때문”이라며, “향후 무선이 유선을 일부 대체할 수도 있겠지만, 결국 안정적으로 대규모 데이터를 주고받기 위해서는 강력한 유선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주호 노키아코리아 유선사업영업총괄 / 출처=IT동아
그러면서 “레거시 망과 혼재된 현재 상황에서는 최적화된 AI 인프라 구현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네트워크 인프라의 현대화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고성능 AI 서비스를 동시에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면서 빠른 처리 속도에 대한 요구는 높아지는데, 그래픽처리장치(GPU)와 데이터가 오가는 동안 병목 현상으로 작업이 지연되지 않도록 GPU 간 원활한 통신을 보장하는 게 중요하다. 앞으로 국내 통신 사업자들의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관련 인프라가 빠르게 고도화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네트워크에 AI 접목…HW·SW 아우르는 지능형 네트워크 솔루션 지원
노키아는 AI 시대의 요구를 만족하는 광범위한 유선 네트워크 제품 및 서비스 포트폴리오를 제공한다. 네트워크에 AI를 접목한 자동화 솔루션을 통해 기존의 네트워크 운용에서 벗어나 지능형 인프라를 구축을 목표한다. 한주호 총괄은 “노키아의 유선 네트워크 인프라는 고성능 컴퓨팅 작업이 필수적인 환경에서 시스템을 데이터 손실 없이 낮은 지연 시간으로 빠르게 연결함으로써 전체 작업 시간을 줄여준다”고 설명했다.
특히 노키아는 하드웨어(HW) 및 소프트웨어(SW) 통합 솔루션 제공을 핵심 전략으로 삼는다. 한주호 총괄은 “기존 망의 일부는 자동화되고 있지만, 아직 완전한 자율 운영 단계와는 거리가 멀다. 이를 위해서는 HW 및 SW 구성 요소 모두 기존 망 구조에서 벗어나 근본적인 변화를 거쳐야 한다”며, “AI 시대의 네트워크 장비는 머신러닝(ML)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이상 징후를 실시간으로 감지한다. 또한 데이터를 수집 및 분석하며, 자동으로 필요한 조치를 취하는 능동적인 시스템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키아는 자사 고유의 반도체 기술력을 바탕으로 IP, 유선 가입자망 광전송 네트워크를 위한 고성능 칩셋을 지속적으로 상용화하고 있다. 유선 가입자망 부문에서는 ‘퀼리온(Quillion)’이 대표적이다. 이는 국내에서 1G(Gbps)부터 10G급 서비스에 쓰이며, 향후 25G·50G·100G까지 지원할 예정이다. 한주호 총괄은 “현재 우리나라 가정용 초고속 인터넷은 대부분 1G급이며, 일부 10G도 적용된다. 노키아는 이미 25G급 기술을 갖췄고, 100G도 기업·기관 수요에 발맞춰 시범망에서 시연을 진행했다”며, “세계 시장에서 개인 및 기업·기관에서 25G 서비스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노키아의 퀼리온(Quillion) 칩셋 / 출처=노키아
광전송 네트워크 부문에서는 6세대 광전송 칩셋 ‘PSE-6s’, IP 네트워크 부문에서는 데이터 패킷 처리를 위한 전용 칩셋 ‘FP5’를 상용화했다. 5나노 공정 기반으로 개발된 FP5는 기존 제품 대비 전력 소비를 각각 50%·60%·75%까지 절감해 전력 효율성을 극대화한다. 해저 케이블, 국방, 철도, 금융, 유틸리티 등 미션 크리티컬 네트워크(망에 문제가 생겨도 운영이 멈춰서는 안 되는 핵심 통신망)에서도 활용되고 있다. 한주호 총괄은 “자체 개발 칩셋은 일반 상용 칩셋과 차별화된다.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거나 특화 기능을 구현할 때 자체 칩셋의 장점이 드러난다. 예컨대, 도심 지역과 달리 장거리 해저 구간에서 트래픽을 전송하는 것처럼 극한의 성능과 신뢰성이 필요한 환경에서는 고성능 자체 칩셋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노키아의 주요 지능형 네트워크 솔루션에는 ▲다계층 네트워크 자동화 애플리케이션 ‘네트워크 서비스 플랫폼(NSP)’ ▲유전체 기반 디도스 방어 솔루션 ‘딥필드(Deepfield)’ ▲전송망 자동화 애플리케이션 ‘웨이브스위트(WaveSuite)’ ▲소프트웨어 정의 액세스 네트워크(SDAN) ▲유선 가입자망 자동화 플랫폼 ‘알티플라노(Altiplano)’ ▲와이파이망 자동화 애플리케이션 ‘코르테카(Corteca)’ 등이 있다. 노키아는 개방형 API, 완전 통합 실시간 분석, 자동화 기능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한주호 총괄은 “NSP는 IP망과 광전송망의 여러 계층을 아우르며 자동화를 돕는 핵심 플랫폼으로, 장비 종류 및 제조사에 관계없이 개방형 API를 통해 통합 운영이 가능하다. 코르테카와 알티플라노 솔루션도 표준 기반으로 설계돼 다른 제조사 시스템과도 폭넓게 연동된다. 노키아가 유선 가입자망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는 비결도 바로 강력한 개방형 플랫폼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나아가, 노키아는 솔루션 전반에 걸쳐 생성 AI를 적용할 계획이다. 한주호 총괄은 “통신 장비 분야에서 생성 AI 도입은 이제 시작 단계지만, 노키아는 이미 작년부터 일부 고객을 대상으로 관련 기술을 시연했다”며, “앞으로 통신 장비 운영은 기존의 수동적인 작업 방식에서 벗어나, AI가 스스로 장애를 처리하고, 자연어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도록 발전할 전망이다. 노키아는 이러한 변화의 선두에서 벨 연구소(Bell Labs)의 연구를 바탕으로 네트워크 기술 혁신을 이루겠다”고 말했다.
AI 잠재력 키우려면 적극 투자해야…국내 협력 늘릴 것
한주호 노키아코리아 유선사업영업총괄 / 출처=IT동아
마지막으로 한주호 총괄은 한국 시장에 대한 기대와 당부를 드러냈다. 그는 “한국은 초고속 인터넷 인프라가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AI 시대를 맞아 이러한 시설들이 AI 기술의 잠재력을 충분히 발휘하도록 뒷받침하려면 한 단계 더 발전할 필요가 있다. 국내 통신 사업자, 데이터센터 운영자, 일반 기업은 AI 최적화된 네트워크를 위해 적극 투자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일상에서 사용되는 AI 도구가 데이터 병목 현상없이 원활하게 작동하고, 우리는 더 나은 AI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키아는 올해 한국 기업과의 협력을 한층 강화할 계획을 밝혔다. 국내 주요 양자 기술 스타트업과 함께 출범한 ‘퀀텀 얼라이언스’도 대표적이다. 노키아는 양자 네트워크 보안 솔루션을 기반으로 사이버 위협에 대응한다는 목표를 밝혔다. 또한 국내 기업들이 강점을 가진 유선 가입자망 분야 기업과도 협력할 예정이다. 한편, 지난해 노키아는 국내 통신 사업자와 유선 네트워크 AI 기술 ‘파이버 센싱’을 상용화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파이버 센싱은 유선망 광케이블에 영향을 주는 다양한 환경을 감지하는 기술이다.
한주호 총괄은 “유선 네트워크 사업의 본질은 고객과 끊임없이 소통하면서 그들의 실질적인 필요를 충족하는 기술과 솔루션을 개발하고, 이로써 노키아와 고객이 함께 지속가능한 성장 동력을 만드는 것이다. 노키아는 한국의 지능형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데 이바지하겠다. 특히 국내 기업이 단독으로 추진하기 어려운 HW·SW 영역에서 노키아가 가진 글로벌 경쟁력을 바탕으로 긴밀히 협력해 한국의 네트워크 발전을 이끌고 싶다”고 말했다.
IT동아 김예지 기자 (yj@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