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첫 만루포 포함 5타점으로 두산 마운드 폭격해 완승 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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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 이대호]
(수원=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프로야구 kt wiz 외야수 안현민(21)의 타구를 보다 보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선수가 있다.
바로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힘'으로 유명한 장칼로 스탠턴(뉴욕 양키스)이다.
개막 후 지난달까지는 단 2경기 출전에 그친 안현민은 이번 달 주전 선수로 도약하며 kt 타선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25경기에서 8개의 홈런을 몰아쳐 당당하게 KBO리그 신인상 후보로 떠올랐다.
안현민은 29일 수원 두산 베어스전에서 데뷔 첫 만루 홈런과 한 경기 개인 최다 5타점을 수확했다.
안현민은 팀이 6-1로 앞선 5회말 2사 만루에서 두산 왼손 투수 고효준의 낮은 슬라이더를 공략, 왼쪽 펜스를 넘어 아예 구장 밖으로 나간 시즌 8호 홈런을 작렬했다.
안현민의 데뷔 첫 그랜드슬램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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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wiz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경기 후 만난 안현민은 "팀이 편하게 승리하는 데 도움이 됐다. 2스트라이크라 빠른 공에 맞춰서 준비했는데, 살짝 실투성 공이 들어와서 잘 맞은 것 같다"고 말했다.
비거리 126.9m짜리 장외 홈런을 친 것에 대해서는 "살짝 (장외로) 넘어갈까 싶긴 했는데, 베이스를 돌고 들어와서 확실하게 알았다. 생각보다 멀리 날아갔다"고 했다.
이번 달에만 타율 0.344(96타수 33안타)에 홈런 8개, 28타점, 장타 17개(2루타 7개, 3루타 2개, 홈런 8개)를 몰아친 안현민은 종종 물리 법칙을 거스르는 듯한 타구를 보여준다.
자연스럽게 팬들로부터 '한국의 스탠턴'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그는 MLB에서 좋아하는 선수가 따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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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MLB 최초로 40홈런-70도루 클럽에 가입한 로널드 아쿠냐 주니어(애틀랜타 브레이브스)가 그 주인공이다.
안현민은 "한국의 스탠턴이라는 별명에 감사하다. 정말 좋은 선수"라면서도 "그런데 여전히 저는 아쿠냐를 좋아한다. 그래도 아쿠냐처럼 도루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며 웃었다.
이처럼 뜨거운 타격감을 자랑하는 안현민에게도 최근 짧은 슬럼프가 있었다.
25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부터 전날 수원 두산전까지 3경기에서 12타수 1안타로 주춤했다.
안현민은 "(이강철) 감독님이 너무 최근 신중하게 치려고 하는 것 같다고 하셨다. '그렇게 하다 보면 더 깊게 (슬럼프에) 빠질 수 있으니까, 더 과감하게 하라'고 하셨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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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이날 안현민은 5타수 3안타 5타점에 개인 한 경기 최다인 5타점을 쓸어 담았다.
안현민은 선배들의 조언을 가슴에 새기고, 언제나 겸손한 자세를 유지하고자 노력한다.
안현민은 "차근차근 성장하고 싶었는데, 너무 한 번에 (성적이) 뛰었다. 거기에 대해서는 경각심을 가진다"면서 "제가 보여줄 수 있는 최고치가 너무 일찍 나왔다. 그래서 최고점보다는 최저점을 높이고 싶다. 슬럼프를 짧게 지나가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고 말했다.
신인상 후보로 거론되는 것에 대해서는 "당연히 받고 싶지만, 쟁쟁한 후보가 많다. LG 송승기 선수가 선발 쪽에서는 유력한 후보라고 들었다"면서 "제가 할 것만 하다 보면 결과는 따라올 것"이라고 말했다.
4bun@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5년05월29일 22시27분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