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보다 100배 빠르다"…日 슈퍼컴 '후가쿠 넥스트' 출격 [강경주의 테크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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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세계 슈퍼컴퓨터 순위 1위에 올랐던 전작 ‘후가쿠’ / 사진=리켄

2020년 세계 슈퍼컴퓨터 순위 1위에 올랐던 전작 ‘후가쿠’ / 사진=리켄

일본 최대 국립 연구기관인 이화학연구소(RIKEN)와 정보기술(IT) 기업 후지쓰가 차세대 플래그십 슈퍼컴퓨터인 '후가쿠 넥스트'를 공동 개발한다. 이 슈퍼컴퓨터는 내년 국내에 도입 예정인 국가 슈퍼컴퓨터 6호기에 비해 최대 100배 이상 높은 연산 성능을 갖출 것이란 전망이다.

23일 과학계에 따르면 후가쿠 넥스트는 일본이 과학기술 선도국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차세대 컴퓨팅 플랫폼으로, 2020년 당시 세계 1위에 오른 전작 '후가쿠'의 후속이다. 후지쓰는 자체 고성능 프로세서 '모나카'와 차세대 칩셋 '모나카X'를 후가쿠넥스트에 도입해 고성능 연산은 물론 인공지능(AI)과 과학·공학 시뮬레이션을 통합 수행할 수 있는 연구 환경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후지쓰는 후가쿠넥스트의 연산 성능이 AI 워크로드 기준 최소 50엑사플롭스(EFLOPS)에 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미국 로렌스 리버모어 국립연구소(LLNL)가 운용 중인 세계 1위 슈퍼컴퓨터 '엘 캐피탄'이 약 2.7엑사플롭스 성능을 보이는 것과 비교해 약 19배에 달하는 수치다. 내년 상반기 도입 예정인 국내 국가 슈퍼컴 6호기(0.6 엑사플롭스)와 비교하면 최대 100배 이상의 차이가 예상된다.

후가쿠넥스트의 총사업비는 발표되지 않았지만 전작 후가쿠가 약 2조원 규모로 조성된 점을 감안할 때 차세대 시스템엔 그 이상이 투입됐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국가 슈퍼컴퓨터 6호기의 총사업비는 3825억원에 그친다.

일본 정부는 후가쿠넥스트를 단순한 성능 경쟁을 넘어 AI와 데이터, 자동화 실험을 융합한 과학 연구 플랫폼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일본 문부과학성 산하 고성능컴퓨팅 운영위원회(HPCI)는 '과학을 위한 AI'를 차세대 연구혁신 전략의 핵심 축으로 삼고 있다. 이는 기존의 시뮬레이션 기반 연구 방식에 AI 모델과 실시간 데이터 처리, 로봇 자동 실험 시스템을 접목해 과학적 발견의 속도와 정확도, 탐색 범위를 획기적으로 향상시키는 새로운 패러다임이다.

비벡 마하잔 후지쓰 최고기술책임자(CTO)는 "후가쿠넥스트는 과학기술 지형에 혁명을 일으킬 대형 프로젝트"라며 "후가쿠를 통해 쌓은 데이터와 기술을 바탕으로 미래 사회와 산업이 요구하는 강력한 컴퓨팅 인프라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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