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경기 연속 SK에 대패…KBL서 없었던 '리버스 스윕' 가능성 솔솔
마레이 빼면 자유투 고작 2개…SK 골밑 못 들어가는 LG 선수들
이미지 확대
(서울=연합뉴스) 서명곤 기자 = 13일 서울 송파구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KCC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5차전 서울 SK와 창원 LG의 경기. 창원 LG 조상현 감독이 전광판을 바라보고 있다. 2025.5.13 see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구단 사상 첫 우승까지 1승만을 남겨둔 프로농구 창원 LG가 서울 SK와 '피지컬 격차'를 절감하며 3연승 뒤 충격적인 2연패에 빠졌다.
조상현 감독이 이끄는 LG는 13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KCC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4승제) 5차전 원정 경기에서 SK에 56-86으로 대패했다.
4차전 안방에서 48-73으로 대패한 LG는 구단 사상 첫 챔프전 우승을 눈앞에 두고 역사적인 '리버스 스윕'(역싹슬이)의 희생양이 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졌다.
1997년 출범한 프로농구에서 챔프전 3연승으로 앞서간 팀이 4연패로 우승을 내준 적이 없었다.
한 번도 나온 적 없는 리버스 스윕의 가능성이 슬슬 제기되는 건 LG가 필승을 다짐했던 5차전, '피지컬' 측면에서 SK에 압도적으로 밀렸기 때문이다.
SK를 지휘하는 전희철 감독은 휘하 선수들에게 반등의 필수 요소로 '밀어내기'를 주문했다.
리바운드, 수비, 스크린 등 코트 위 모든 플레이에서 LG 선수들을 골대 반대 방향으로 밀어내도록 신경 써달라고 요구했다.
이런 지시에 따라 강한 몸싸움을 펼친 SK는 LG의 공격 작업을 제대로 훼방 놓는 데 성공했다.
골밑을 집요하게 공략하던 센터 아셈 마레이와 파워포워드 칼 타마요의 위력이 반감되면서 3연승을 달렸던 LG는 전 감독의 구상대로 무너지기 시작했다.
이미지 확대
(서울=연합뉴스) 서명곤 기자 = 13일 서울 송파구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KCC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5차전 서울 SK와 창원 LG의 경기. 서울 SK 자밀 워니와 창원 LG 아셈 마레이가 볼다툼을 벌이고 있다. 2025.5.13 seephoto@yna.co.kr
LG에는 마레이, 타마요를 제외하고는 고강도 압박을 이겨내고 골밑까지 진입해 상대 수비를 요리할 수 있는 선수가 없다.
안정적인 경기 운영이 강점이지만 저돌적인 돌파 능력은 약한 양준석은 최원혁과 김태훈의 필사적 수비에 밀려 좀처럼 3점 라인 안쪽으로 진입하지 못했다.
마레이와 양준석이 묶인 상황에서 외곽 일변도의 슈터 유기상도 단발성으로 쏘는 3점을 제외하고는 공격에 기여하지 못했다.
LG 선수들이 얼마나 외곽으로 밀려다녔는지 보여주는 지표가 자유투다.
이날 LG가 얻어낸 자유투는 12개에 그쳐 SK(23개)에 크게 밀렸다.
이마저도 자유투 성공률이 떨어지는 마레이를 빼면 박정현이 2개를 얻어낸 게 전부였다.
또, 이날 LG는 2점 시도보다 3점 시도가 월등히 많았다. 농구에서 공격의 기본 조건인 골밑 진입 자체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뜻이다.
우승이 눈앞에 보이던 LG의 조상현 감독으로서는 사력을 다하는 SK의 '밀어내기 수비'에 마땅한 해법이 보이지 않는 터라 고심이 깊어졌다.
가드뿐 아니라 포워드까지 3점 라인 밖으로 나와 상대를 압박하는 SK의 수비를 깨려면 저돌적이고 과감한 골밑 돌파로 자유투를 획득하면서 SK 빅맨들의 반칙 수를 늘리는 선수가 나와야 한다.
1∼3차전에서 이 역할을 해냈던 필리핀 포워드 타마요는 5차전에선 하나도 자유투를 얻어내지 못하고 8점에 그쳤다.
조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내가 경기 플랜을 잘못 짰다. 선수들이 적극성을 갖고 경기에 임했으면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며 "젊은 선수들이 적극적으로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딱히 드릴 말씀이 없다. 내가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 것"이라며 "빨리 분위기를 전환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미지 확대
(서울=연합뉴스) 서명곤 기자 = 13일 서울 송파구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KCC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5차전 서울 SK와 창원 LG의 경기. 서울 SK 전희철 감독이 지시를 하고 있다. 2025.5.13 seephoto@yna.co.kr
pual07@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5년05월13일 21시17분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