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무역 전쟁이 다시 시작됐다. 대미 무역 의존도가 높은 캐나다 상황은 암울해 보인다. 유럽과 달리 캐나다는 보류 없는 보복을 공언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진로를 바꾸지 않는다면 캐나다는 힘든 시기를 맞을 것이다. 마크 카니 총리는 오는 28일 조기 총선을 실시하기로 했고, 캐나다인이 새 지도자를 선택하는 데 이보다 더 좋은 순간은 없어 보인다. 그는 보수당의 피에르 포일리에브르와 맞붙는다. 포일리에브르는 부를 창출하는 데 캐나다 에너지를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카니 정부는 쥐스탱 트뤼도 전 총리의 친환경 정책을 계승할 것이다. 풍부한 석유·가스 매장량을 활용해 친성장 의제를 추진할지, 지치고 낡은 환경 포퓰리즘을 고수할지 선택해야 한다. 후자와 같은 접근은 캐나다를 미국의 ‘가난한 사촌’으로 만들었다.
트럼프 무역 전쟁 수혜 입어
자유당은 트럼프 무역 전쟁의 수혜자다. 트뤼도 전 총리 지지율이 바닥을 치고, 사퇴를 발표한 1월 6일까지만 해도 포일리에브르의 보수당이 압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자유당은 캐나다의 사회민주주의자들이다. 그들은 깨어 있고, 기후 운동가이며, 트럼프에게 반감이 강하다. 일반적으로 이들은 관세맨과 공통점이 없고, 강인하기 때문에 미국 대통령을 상대하는 데 가장 적합하다. 캐나다가 관세를 인상하는 것은 방어적 전략이며 캐나다에도 피해를 줄 것이다. 더 나은 전략은 공격에 나서는 것이다. 캐나다는 빠른 성장이 필요하고, 이는 에너지 분야의 비교 우위를 활용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9년 넘게 집권한 자유당은 정반대 길을 걸어왔다. 탄소세와 친환경 프로젝트에 대한 보조금, 원유·가스 규제의 정당이었다. 캐나다의 성장률 둔화를 설명하는 데 이런 악의적인 정책이 영향을 미쳤다. 캐나다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2023년 1.3% 감소했고, 작년엔 1.4% 줄어들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민주당만 에너지 인프라 개선을 막은 것이 아니다. 캐나다 자유당도 마찬가지다. 캐나다의 수출 성장을 제한하고 미국 시장에만 의존하게 만들었다.
선택 기로에 놓인 자유당
자유당은 아직 교훈을 얻지 못했다. 작년 말 그들은 천연가스 생산업체들이 2030년까지 2019년 기준치 대비 35%까지 배출량을 줄이도록 강제하는 새 규정을 통과시켰다. 2050년 넷제로를 달성한다는 목표에서다. 배출량 제한은 생산을 제약하는 것으로 경제와 환경에 모두 좋지 않다. 가스가 적다는 것은 더 많은 석탄을 사용한다는 뜻이다.
카니 총리는 트뤼도 전 총리와 거리를 둬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보수당의 ‘탄소세에 대한 도끼질’에 동의하는 것처럼 보이게 해 포일리에브르를 무력화하려는 카니 총리의 노력은 영리하다. 카니 총리는 산업계에는 세금을 올리고 소비자 대상 세금은 종료할 것이다. 마치 소비자들이 세금을 내지 않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캐나다 사람들이 카니 총리의 이 카드에 주목할지는 아직 모른다. 카니 총리가 친환경에 열광하고 있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그는 유엔 기후 행동 및 금융 특사를 지냈고, 넷제로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왔다. 하지만 최근 그는 배출량 제한보다 캐나다의 경쟁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캐나다는 어떻게 대응하는 게 나을지 스스로 고민해야 한다.
원제 ‘Who Is Canada’s Mark Carn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