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삼겹살·소주' 회동에 참석 못한 카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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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삼겹살·소주' 회동에 참석 못한 카카오

“네이버와 카카오를 묶어 ‘네카오’로 부르고 사업도 많은 부분 겹치는데, 이해진 네이버 의장과 달리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가 젠슨 황의 ‘삼소(삼겹살·소주) 회동’에 참석하지 못한 것은 아쉽습니다.”

지난 5일 방한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 회장, 이 의장과 함께 서울 홍대입구의 한 삼겹살집에서 모여 비즈니스 파트너십을 다진 모습을 본 정보기술(IT)업계 관계자의 말이다.

국내 IT 플랫폼 기업들은 가혹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 글로벌 빅테크에 맞서 세계에서 사례가 드물 정도로 포털과 모바일 시장을 지켜낸 네이버와 카카오가 지금은 상황이 달라서다. 대규모언어모델(LLM)을 뿌리 기술로 벌어지는 현재의 인공지능(AI) 경쟁에서 소외된 탓이다. AI는 막대한 자본 투자가 중요한데 글로벌 4대 빅테크는 올해에만 7250억달러(약 1000조원)를 AI 인프라에 쏟아부으며 국내 기업들과 격차를 벌리고 있다. 네이버는 구글의 포털과 AI에 밀리고 있고, 카카오는 카카오톡 하나만 믿고 있다.

비슷한 상황인 두 회사는 이번 젠슨 황이 주도한 회동에서 희비가 갈리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 1~4일 대만에서 열린 엔비디아의 기술 행사 ‘GTC 타이베이’ 무대에서 젠슨 황의 입에 오르며 AI 시장에 뒤늦게 자리를 차지하는 분위기다. 발 빠르게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에 투자하고, 소버린AI를 중심으로 클라우드 시장에서 엔비디아와 협력해 온 결과다. 특히 제조업 중심의 그룹 총수들이 모인 자리에서 이 의장은 유일한 기술 플랫폼 분야 기업인으로 국내외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카카오는 이 자리에서 보이지 않았다. 젠슨 황의 흔한 립서비스에도 오르지 못했다. 정신아 대표는 올해 카카오톡을 AI 에이전트 플랫폼으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했다. 카카오톡에 AI 비서를 이식해 커머스, 광고, 금융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전략이다. 중요하고 필요한 사업이지만, 결국 카카오톡 안에서의 성공이고, 글로벌 시장 진출이 아니라 내수 시장을 위한 전략이다. 카카오가 1분기 ‘어닝서프라이즈’에도 시장에서 박한 평가를 받는 것도 이 때문이다.

카카오도 해외 사업 확장을 외치며 ‘비욘드 코리아’를 가동하고는 있다. 하지만 김범수 창업자가 2022년 밝힌 2025년 해외 매출 비중 30%의 약속은 요원하고 지난해 기준 여전히 20.6%에 그쳤다. 카카오톡 등 카카오 플랫폼은 강력한 자산이지만, 그 울타리 안에서만 사업이 이뤄지면 내수란 ‘천장’에 갇힐 수밖에 없다. 홍대 삼겹살집의 빈 의자 하나가 던진 숙제를 카카오는 반드시 풀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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