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 정년을 65세로 연장하는 방안이 급물살을 타는 모양새다. 2년마다 정년을 1년씩 늘려 2036년까지 65세로 확대하는 안을 여당이 이달 발표할 것이란 얘기도 들린다. 60대의 고용시장 주도 현상이 뚜렷해지는 데다 퇴직과 연금 수령 시점 간 불일치에 따른 불만도 커져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초고령화 사회에서 정년 연장은 피하기 힘든 이슈라는 점에서 반가운 소식이다. 하지만 정치권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기보다 충분한 공론화 등 신중한 접근이 필수다. 정년 연장은 청년층의 노동시장 진입 기회 제한, 기업 인건비 부담 증가, 대·중소기업 간 격차 확대 등의 민감한 문제와 직접 얽혀 있다. 기업의 임금·퇴직금·사회보험금 부담을 동시에 증가시키는 탓에 무리한 정년 연장은 청년 고용에 타격을 줄 수 있다. 지금 청년고용률이 24개월 연속 하락하고 ‘그냥 쉬었음’ 2030 인구가 72만 명으로 치솟은 상황이다. 정년 연장이 청년 고용을 재앙으로 몰지 않고, 세대 간 형평에 따른 사회적 갈등을 폭발시키지 않는 방안을 우선 고려해야 한다.
노동계 입장을 일방적으로 반영하려는 기류가 감지되는 점도 걱정스럽다. 여당이 검토 중인 방안이 확정된다면 대기업 노동자 과보호, 중소기업 노동자 과소보호라는 노동시장 이중 구조는 더 심화될 수밖에 없다. 현재 정년제가 잘 지켜지는 직장은 대기업, 공공기업 등 20%에 불과하다. 나머지 80% 정도의 직장에선 정년까지 일하는 구조 자체가 일반적이지 않은 탓에 평균 퇴직 연령이 52.9세에 불과하다. 정년 연장의 수혜가 상위층 근로자에게 집중되지 않고, 중하위층 근로자가 양질의 일자리로 진입하는 길이 막히는 역효과를 내지 않도록 신중한 설계가 필수다.
정년 연장은 단순한 숫자 조정의 문제를 넘어서는 만큼 노동시장 이중구조, 연금·임금 체계, 고용시장 구조 등의 개편과 함께 처리해야 한다. 다른 선진국도 그랬다. 독일은 연금 개편, 고용 유연화와 패키지로 다뤘고 일본 역시 임금체계·고용구조 개편과 연계해 추진했다. 노동자의 무리한 요구를 덜컥 법으로 강제하기보다 기업에 재고용 등 여러 선택권을 부여하고 단계적인 도입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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