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철 한국사회보장정보원 정보이사디지털 전환(DX)을 넘어 인공지능 전환(AX)의 시대가 본격화되고 있다. 과거 정보화(IX)가 업무를 시스템으로 바꾸는 단계였다면 디지털 전환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의사결정을 고도화하는 과정이었다.
이제 AX는 한 단계 더 나아가, AI를 통해 행정의 자동화와 확장을 실현하는 구조적 전환을 의미한다. 문제는 기술의 발전 속도에 비해 공공부문의 준비는 여전히 제한적이라는 점이다.
AX의 진정한 의미는 단순한 기술 도입이 아니라 데이터를 활용한 가치 창출에 있다. AI는 스스로 판단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데이터를 학습하고 이를 기반으로 작동하는 시스템이다. 따라서 데이터가 부정확하거나 단절돼 있다면 아무리 정교한 AI를 도입하더라도 기대한 성과를 내기 어렵다.
공공행정이 AX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데이터 전략이 선행돼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특히 공공 데이터는 전수성, 연속성, 공신력이라는 측면에서 민간이 확보하기 어려운 강점을 지닌다.
국민 전반을 포괄하는 데이터는 복지 사각지대를 줄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으며 생애주기 전반에 걸쳐 축적된 데이터는 선제적이고 예측적인 정책 설계를 가능하게 한다. 또 법적 효력을 갖는 공공 데이터는 정책의 신뢰성과 정확성을 담보하는 기반이 된다.
이러한 점에서 공공은 이미 AI 전환의 가장 중요한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데이터는 존재하지만 연결돼 있지 않고, 구조화돼 있지 않으며, 기계가 활용할 수 있는 형태로 정비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국제적으로 강조되는 기준이 바로 FAIR 데이터 원칙이다. 데이터가 쉽게 찾을 수 있고(Findable), 접근 가능하며(Accessible), 서로 연계되고(Interoperable), 재사용 가능한(Reusable) 상태를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단순한 관리 기준을 넘어, 데이터가 '파일'이 아닌 '소프트웨어'처럼 작동하도록 만드는 전제 조건이다. 하지만 FAIR 데이터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공공행정에서 실제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이를 넘어 AI-레디(Ready) 데이터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이는 데이터 정제, 구조화, 라벨링 등을 통해 AI가 즉시 학습하고 활용할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다시 말해, 데이터가 '쓸 수 있는 수준'을 넘어 '바로 일할 수 있는 상태'로 전환돼야 비로소 AX의 실질적 효과가 나타난다.
이러한 맥락에서 한국사회보장정보원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사회보장 영역은 국민의 삶과 가장 밀접하게 연결된 분야로, 데이터 기반 행정의 효과가 가장 직접적으로 나타나는 영역이다. 정보원은 복지 데이터를 통합·연계하고 표준화된 데이터 관리체계를 구축함으로써 AI-레디 환경을 조성해 나가고 있다.
나아가 위기가구 선제 발굴, 맞춤형 복지 안내, 다기관 협업 기반 서비스 연계 등 AI 에이전트 기반 복지서비스를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또 데이터 품질과 윤리를 동시에 고려한 거버넌스 체계 구축, 공통 플랫폼 기반의 서비스 확산, 현장 중심의 실증을 통한 정책 적용 등을 공공 AX의 핵심 실행 전략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시스템 고도화를 넘어 '신청주의 행정'에서 '선제적·능동적 행정'으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결국 공공행정의 AX는 기술이 아니라 구조의 문제다. 데이터가 연결되고 제도가 정비되며 조직과 문화가 변화할 때 비로소 AI는 국민이 체감하는 서비스로 이어질 수 있다.
한국사회보장정보원은 이러한 전환의 중심에서 데이터 기반 복지행정을 구현하고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에게 필요한 지원이 적시에 전달되는 '국민 체감형 디지털 복지'를 실현해 나갈 것이다.
정영철 한국사회보장정보원 정보이사 pressroom@ssi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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