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행 경험뿐 아니라 실력도 있습니다. 다만 지금 수준의 인력과 자금으로는 아파트가 지어지기 전에 직원이 지쳐 쓰러질 겁니다.”
오랫동안 택지 개발 업무를 해온 LH(한국토지주택공사) 실무 담당자의 말이다. LH는 이재명 정부가 지난달 내놓은 ‘9·7 주택공급 확대방안’의 핵심 기관으로 주목받고 있다. 앞으로 공공택지 주택 사업을 민간에 넘기지 않고 LH가 직접 시행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어서다.
그동안 LH가 택지를 조성하면 민간이 매입한 뒤 주택(공공분양 제외)을 지어 수요자에게 공급했다. 앞으로 민간은 시공만 맡는다. 정부는 LH가 직접 시행하는 만큼 저렴한 분양가에 빠르게 공급할 수 있다고 말한다. 민간 건설시장이 침체한 가운데 공공이 주도적으로 대규모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의도다. 최근 민간이 매입한 공공택지를 반납하고 착공도 미뤄지는 상황에서 그나마 여력이 있는 LH가 나서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그러나 ‘대규모 주택 공급’이라는 무거운 짐을 더 떠맡은 LH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역대 정부마다 미분양 해소와 건설 경기 부양에 동원해 LH의 자금력과 인력이 한계에 달했기 때문이다. 당장 9·7 대책 후속으로 수도권 공공택지에서만 5년 내 6만 가구를 직접 착공해야 한다.
2020년 1월부터 올해 9월 초까지 준공된 전국 LH 아파트 395개 현장 중 76.2%인 301곳(김은혜 국민의힘 의원 자료)은 당초 공사 기한을 넘겼다. 민간의 준공 지연율이 30% 안팎인 것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높은 수치다. 수도권 3기 신도시 현장마다 공사 지연이 반복되고 있다. 문화재 발굴, 주민 반대, 보상 문제 등 원인도 다양하다. 수도권에서 사업 승인을 받고도 착공하지 못한 주택이 15만 가구에 달한다.
공공이 모든 것을 주도하는 주택 공급 방식은 현실적이지 못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공공의 주택 공급 비중은 전체의 18%(8만3000가구)에 불과했다. 나머지 82%(37만7000가구)는 민간이 공급했다. 주택 공급 물량을 늘리기 위해서는 민간이 아파트를 더 지을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하는 게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정부는 주택 공급 확대의 선봉장인 LH에 ‘개혁위원회’를 만들어 내부 개혁에도 나섰다. 위원회는 LH 시스템뿐만 아니라 분양·임대 비율, 분양가, 용적률 인센티브 등 주택 공급 관련 핵심 사안도 결정할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벌써 우려의 목소리가 들린다. 주택 공급 대책에도 서울 아파트값은 우상향이다. 민간을 배제한 주택 공급은 실현 가능성이 작다는 지적에 귀 기울여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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