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일찌감치 1승을 올리고 또 한 번의 전성기를 노리는 김효주(30)의 ‘비밀병기’가 확인됐다. 바로 새 매니저인 여자축구 국가대표 출신 심서연이다.
LPGA투어에서 선수가 매니저와 동행하는 것은 흔한 일이다. 매주 무거운 짐을 든 채 비행기를 타고, 대회장을 찾아 운전하고 혼자 식사하는 일도 잦기 때문이다. 그런데 전 국가대표, 그것도 골프와 접점이 거의 없는 축구 선수가 매니저를 맡는 것은 이례적이다.
심서연은 대한민국 여자축구 국가대표팀의 기둥이었다. 17년간 국가대표팀에서 핵심 수비수로 꾸준히 활약했고, 지난해 말 은퇴했다.
두 사람은 나이키 후원을 받는 선수로 행사장에서 만나 친분을 맺었다고 한다. 골프를 전혀 모르던 심서연은 김효주를 통해 골프에 입문했고, 지금은 골프의 매력에 푹 빠져 있다고 했다.
심서연이 처음 골프대회 현장을 경험한 것은 지난해 한국에서 열린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 아람코 코리아 챔피언십이었다. 첫 직관 대회에서 김효주의 우승을 가까이서 보며 감격의 눈물까지 흘렸다고 한다. 심서연은 이후 김효주의 미국 대회들을 함께하면서 매니저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꼈고, 그 역할을 자청했다.
새 매니저는 김효주에게 큰 힘이 됐다. 올해 심서연과 함께한 첫 대회인 포드 챔피언십에서 우승했다. LPGA투어에서 1년5개월 만에 거둔 우승이다.
심서연은 “효주가 속이 깊고 잘 안될 때도 긍정적으로 말한다”며 “서로 다른 종목의 선수지만 얘기를 많이 하면서 피드백을 주고받는다”고 했다.
김효주는 “어려운 결정이었을 텐데 언니가 함께해줘서 고맙고 마음으로 잘해주는 게 느껴져 더 감사하다”며 “시즌 첫 메이저 셰브런 챔피언십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강혜원 KLPGA 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