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에 뭐 볼까…극장에서 즐기는 온가족 맞춤 영화

1 month ago 12

추석에 뭐 볼까…극장에서 즐기는 온가족 맞춤 영화

민족 최대 명절 추석이 황금연휴와 맞물리며 극장가에 모처럼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팬데믹 이후 집에서 OTT를 즐기던 관객들의 발길을 다시 극장으로 끌어모을 수 있을까.

이번 연휴 극장가에는 코미디와 액션, 가족 드라마부터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애니메이션까지 다양한 장르가 고루 포진돼 세대별 취향을 아우를 예정이다.

올 추석 극장가 최대 기대작은 박찬욱 감독의 신작 '어쩔 수가 없다'와 코믹 액션 '보스'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윤여정의 할리우드 신작 '결혼 피로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주연의 블록버스터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가 가세하며, 관객들의 선택지를 한층 다채롭게 만들었다.

◆ '거장' 박찬욱의 미장센을 느끼고 싶다면 '어쩔수가없다'

추석에 뭐 볼까…극장에서 즐기는 온가족 맞춤 영화

추석 극장가 흥행 1순위로 꼽히는 작품은 단연 '어쩔수가없다'다. 개봉 8일 만에 누적 관객 130만9000명을 돌파하며 흥행 선두를 달리고 있다.

작품은 한때 "다 이루었다"고 자부할 만큼 안정된 삶을 살던 회사원 만수(이병헌)가 하루아침에 해고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아내 미리(손예진)와 두 자식을 지키기 위해, 어렵게 장만한 집을 지켜내기 위해 그는 재취업 전쟁에 뛰어든다.

박찬욱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 '헤어질 결심'보다 대중 친화적인 화법을 선택했다. 과장된 연출 대신 현실적인 디테일과 배우들의 호연으로 극을 채워 관객과의 거리를 좁혔다. 배우 이병헌, 손예진, 박희순, 이성민, 염혜란, 차승원 등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연기파 배우들의 빈틈없는 앙상블은 관객들에게 강렬한 몰입감을 선사한다.

개봉 초반 관객 반응은 호불호가 갈렸으나 "갑작스러운 위기 앞에서 가장이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블랙코미디로 풀어낸 점이 인상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 험악한 조폭물 아닙니다…추석용 팝콘 무비 '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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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극장가에서 빠질 수 없는 장르가 바로 코미디다. 올해는 '보스'가 그 빈자리를 메운다. 조직의 차기 보스를 선출하는 과정에서, 조직원들이 서로 보스 자리를 ‘양보’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역발상 설정으로 유쾌한 웃음을 안긴다.

조우진, 정경호, 박지환, 이규형 등 연기파 배우들이 코믹 연기로 뭉쳤다. 여기에 이성민, 황우슬혜, 정유진, 고창석까지 가세해 환상의 라인업을 완성했다. 영화는 "누구도 원하지 않는 보스 자리"라는 신선한 설정 위에 '본캐'와 '부캐'를 오가는 다채로운 캐릭터성을 입혀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이미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에 공식 초청돼 현장에서 관객들의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다. 부산 관객들은 "명절에 보기 딱 좋은 영화", "배우들의 코미디 호흡이 완벽하다", "지루할 틈 없이 웃을 수 있는 작품"이라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추석 연휴 극장가에서 남녀노소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딱 맞춤형' 코미디라는 점에서 흥행 돌풍이 예상된다.

◆ 윤여정의 '미나리'를 잇는 신작 '결혼 피로연'

추석에 뭐 볼까…극장에서 즐기는 온가족 맞춤 영화

할리우드와 한국 영화 팬 모두의 시선을 끄는 작품은 윤여정 주연의 '결혼 피로연'이다. 한국인 최초로 아카데미 연기상을 수상한 윤여정이 이번에는 미국 이민 1세대 K-할머니 '자영'으로 변신해 또 한 번 웃음과 감동을 동시에 전한다.

영화는 두 동성 커플이 부모의 눈을 피하기 위해 위장 결혼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좌충우돌을 그린 코미디다. 윤여정은 눈치 100단 할머니 자영 역을 맡아 특유의 생활 연기와 따뜻한 유머로 극을 이끈다.

작품은 이미 선댄스영화제에서 아마존 픽션 프로듀서상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원작은 이안 감독의 1993년 작품으로, 이번 리메이크는 한국계 감독 앤드류 안이 연출을 맡아 아시아계 이민자의 삶과 문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한국의 전통 혼례, 조각보 디자인, 한식 식탁 장면 등을 통해 한국적 미학을 할리우드 무대 위에 자연스럽게 녹여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 입소문 장난 아니다…제목이 가장 큰 진입장벽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

추석에 뭐 볼까…극장에서 즐기는 온가족 맞춤 영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숀 펜이 맞붙는 블록버스터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는 개봉 첫날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하며 흥행 청신호를 켰다. 이 작품을 본 관객들은 "제목이 가장 큰 진입장벽"이라 입을 모은다.

영화는 과거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던 아버지 밥 퍼거슨(디카프리오)이 딸을 납치한 16년 전의 숙적 스티븐 J. 록조(숀 펜)를 추격하는 과정을 그린다. CGV 에그지수 94%라는 높은 평가를 받으며 관객들의 기대를 입증했다.

특히 대부분의 액션 장면이 CGI(computer-generated imagery)가 아닌 실제 로케이션 촬영으로 진행돼 현실감을 높였다. 디카프리오와 숀 펜을 비롯한 배우들은 위험한 카체이싱과 격투 장면의 상당수를 직접 소화하며 강렬한 몰입감을 선사했다. 감독 폴 토마스 앤더슨이 20년 넘게 구상한 프로젝트로, 액션·코미디·스릴러가 공존하는 거대한 세계관을 구축했다는 점에서 영화 팬들의 기대가 크다.

◆ 어른들도 즐기는 애니메이션

추석에 뭐 볼까…극장에서 즐기는 온가족 맞춤 영화

극장가의 숨은 다크호스로는 애니메이션이 꼽힌다. '극장판 체인소 맨: 제레편'과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이 박스오피스 흥행 동력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성인 관객에게도 깊은 울림을 전할 작품들이 줄줄이 개봉한다. '연의 편지'는 동명 웹툰 원작으로, 우연히 발견한 편지를 통해 연결되는 세 사람의 사연을 그린다. 섬세한 감성과 따뜻한 메시지로 가족 단위뿐 아니라 젊은 층에게도 감동을 전할 전망이다.

7일에는 국민 캐릭터 하니를 주인공으로 한 '나쁜 계집애: 달려라 하니'가 개봉한다. 고등학생이 된 하니와 라이벌 나애리가 스트릿 러닝 경기에 도전하며 성장하는 이야기를 통해 원작 팬층과 새로운 세대 모두를 사로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8일 개봉하는 '100미터'는 달리기에 천부적 재능을 가진 토가시와 기록으로 인정받고 싶은 코미야, 친구이자 라이벌인 두 주인공의 성장기를 담았다. 제49회 안시 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에 초청돼 작품성을 인정받았으며, 오피셜히게단디즘이 주제가를 맡아 기대를 모은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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