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전 스크린골프 대회에서 통산 15승째를 달성해 자신감을 찾은 김홍택이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대회에서도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려 ‘골프계 최고의 이도류’임을 증명했다.
김홍택을 8일 부산 기장의 아시아드CC(파71)에서 열린 KPGA투어 백송홀딩스-아시아드CC 부산오픈(총상금 10억원) 최종 4라운드에서 3언더파 68타를 쳤다. 최종 합계 11언더파 273타를 적어낸 김홍택은 2위 양지호를 2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했다. 우승상금은 2억원이다.
KPGA투어와 스크린골프 G투어를 병행하는 김홍택은 ‘골프 이도류’로 불린다. 2017년 KPGA투어에 데뷔한 그는 스크린골프 무대에서 먼저 이름을 알렸다. G투어 통산 15승으로 최다 우승 1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달 31일 올 시즌 G투어 4차 대회에서도 우승했다.
지난 4월 개막전 연습 라운드 도중 허리 근육 파열 부상을 당한 뒤 올 시즌 초반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던 김홍택은 올 시즌 여섯 번째 출전 대회에서 처음으로 커트 통과를 한 데 이어 시즌 첫 승에 성공했다. 지난해 5월 GS칼텍스 매경오픈 이후 1년1개월 만에 통산 3승째다.
김홍택은 “올해 첫 예선 통과가 우승으로 이어져 기쁘다”며 “지난주 스크린대회 우승하기 전까지 자신감이 많이 떨어졌는데, 자신감이 생긴 뒤 이번 대회 우승으로 이어진 것 같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이날 앞조에서 경기한 김비오와 치열한 우승 경쟁이 펼쳐졌다. 김비오가 마지막 18번홀(파4)에 들어서기 전까지 김홍택과 공동 선두였다. 그러나 김비오는 18번홀에서 김비오가 티샷 실수로 무려 3타를 잃은 뒤 미끄러졌다. 김홍택은 “스코어는 정확히 몰랐는데, 앞조라 경기하는 게 보여 신경 쓰인 게 사실이었다”며 “알고 싶지 않아도 갤러리분들도 많은 정보를 알려주셨다”고 웃었다.
이날 많은 갤러리 앞에서 챔피언에 오른 김홍택은 “갤러리가 많으면 기분이 좋아진다”며 “많은 갤러리 사이에서 공을 친다는 게 뿌듯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인적으로 갤러리가 많은 부산 등 경상도 지역 대회에 갤러리가 많아 좋아한다”며 “2주 뒤 양산에서 열리는 선수권대회에서도 우승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김홍택은 이날 우승 후 아내의 둘째 임신 소식을 깜짝 발표했다. 그는 “아직 너무 이른 시기여서 아내에게 혼날 것 같다”고 말하면서도 “가장으로서 더 책임감이 생기는 것 같다”고 했다.
개막전에 당한 허리 부상에 대해선 “근육이 1cm 정도 찢어졌다”며 “통증은 회복됐는데, 뻐근함은 아직도 있다”고 설명했다.
부산=서재원 기자 jw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