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세 이상 고용률이 청년층 고용률을 앞서는 기현상이 6개월째 이어지고 있지만, 그렇다고 5060세대 ‘영올드(Young old)’들의 일자리 상황이 더 나은 것도 아니다. 오히려 한국 중장년층의 일자리 불안이 해외 주요국과 비교해 최악이라는 평가마저 나온다. 법정 정년을 채우지 못하고 40, 50대에 주된 일자리에서 밀려난 뒤 비정규직을 전전하는 이들이 많아서다. 한국의 55∼64세 근로자 가운데 임시직으로 일하는 비중은 34%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압도적 1위다. 회원국 평균의 4배를 웃돈다.
▷출산과 육아를 위해 일터를 떠났던 여성들이 다시 취직할 때도 임시직 같은 비정규직으로 겨우 돌아오는 경우가 많다. 지난해 여성 임금근로자가 처음으로 1000만 명을 돌파했지만, 수십 년째 남녀 임금 격차 OECD 1위라는 불명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건 이 때문이다. 여성 10명 중 4명은 출산과 육아, 자녀 교육으로 경력 단절을 경험하고, 취업을 하더라도 비정규직 비율이 높아 남성이 100만 원의 월급을 받을 때 여성은 71만 원을 받는다.
▷25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리스타트 잡페어’에는 기업 인사담당자를 만나 직접 상담하거나 경력을 살려 재취업을 하려는 이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취업·창업 정보를 얻으려는 청년과 경력보유여성(경보녀), 제2의 인생을 설계하는 영올드가 고루 눈에 띄었다. 일자리야말로 모든 세대에 걸쳐 절실하고 보편적인 문제임을 절감한다.▷갈수록 악화되는 일자리 상황은 단순히 정년 연장만으로는 이들의 고용 불안을 해소할 수 없다는 걸 보여준다. 30년 근속자가 신입보다 3배 가까운 연봉을 받는 구조에서 정년이 연장되면 청년 신규 채용은 더 줄어들 수밖에 없다. 게다가 인공지능(AI)과 로봇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인간의 일자리를 잠식하고 있다. 정부가 서둘러 경직된 노동 환경을 손보고, 새로운 성장엔진을 발굴해 다양한 형태의 일자리를 만들어야 하는 이유다. 이게 원하는 일자리를 찾지 못해 좌절하는 청년과 경보녀, 영올드의 ‘리스타트’를 돕는 길이다.
정임수 논설위원 im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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