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시진핑의 앞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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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5.07.08 17:45 수정2025.07.08 17:45 지면A31

[천자칼럼] 시진핑의 앞날

시진핑 시대 희대의 사건 중 하나는 2022년 10월 중국 공산당 20차 전국대표대회 폐막식 때일 것이다. 시 주석 바로 옆에 앉아 있던 전임자 후진타오 전 주석이 강제 퇴장당한 그 일이다. 후진타오는 빨간 서류 파일을 열어보려 하다가 시진핑 최측근에게 서류를 뺏긴 뒤 경호원에게 끌려 나갔다.

시진핑은 이날 3연임을 확정했다. 중국 주석직의 5년, 연임 관행을 깨고 마오쩌둥의 1인 독재 시대로 회귀한 순간이다. 시진핑의 무자비한 권력 행사를 비판하던 후진타오가 퇴장당하지 않았더라면 당헌 개정에 반대 의사를 표시하는 중국 공산당 사상 초유의 일이 일어났을 수도 있다.

이날 시진핑을 향해 ‘팩트 폭격’을 서슴지 않았던 리커창 전 총리는 지도부에서 탈락하면서 중앙 무대에서 사라졌다. 그는 이듬해 돌연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고, 중국 내에선 ‘심장마비 당했다’는 말이 돌았다.

권좌에 오르기 전 시진핑의 정치 자산은 적을 만들지 않았다는 것이다. 푸젠성, 저장성 당서기 등으로 25년간 지방만을 전전한 그는 중앙의 권력 암투에서 한발 비켜나 있었다. 공산청년단(공청단) 수장인 후진타오가 같은 공청단계인 리커창을 지목하자 장쩌민이 이끄는 상하이방은 당연히 반발했다. 이때 혁명 원로의 자제들로 구성된 태자당 지도부가 두 계파 간 권력 투쟁 틈새에서 태자당계인 시진핑을 대안으로 제시한 게 대역전승으로 이어졌다.

권력을 잡은 후 시진핑은 영구 집권 야욕을 드러냈다. 당연히 반대파들과의 물밑 갈등도 격해졌다. 현재 군부 실세로 떠오르고 있는 장유샤 중앙군사위 부주석은 시진핑의 로켓군 숙청으로 부하들을 잃은 뒤 반격에 나섰다. 중국군 통수기구인 중앙군사위 7명 중 시자쥔(시진핑 사단) 핵심 3명이 연쇄적으로 제거된 뒤 현재는 장유샤 등 ‘월전방’(베트남전 참전파)만 남아 있다. 시진핑 거취를 둘러싼 설왕설래가 끝없다. 다가올 4중전회에서 전격 퇴진설과 더불어 권력 재장악설까지 나오고 있다. 시진핑이 건재할 경우 대만 통일 공세가 더 강화될 것이고, 우리 안보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중국 최고 권력의 향배에 전 세계의 관심이 쏠린다.

윤성민 수석논설위원 smy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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