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피언→10연패·최하위 코앞…'슈퍼팀' KCC의 끝 모를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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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용·송교창 장기부상 결정적…'플랜B'도 부재

동아시아리그 4강 진출 실패로 열흘여 휴식기 얻어 '재정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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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창진 KCC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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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프로농구 '디펜딩 챔피언' 부산 KCC가 기어이 '바닥'까지 추락할 조짐이다.

5일 현재 KCC는 15승 27패로 프로농구 10개 구단 중 8위에 머물러 있다.

정규리그 12경기만 남겨놓은 가운데 6위(19승 22패) 원주 DB와 격차는 4.5경기다. 6강 플레이오프(PO) 진출 가능성은 점점 희박해지고 있다.

KCC는 지난 2일에는 선두 서울 SK와 원정 경기에서 패해 구단 최다 연패 타이기록인 '10연패'의 불명예를 안았다.

이제는 KCC가 최하위로 시즌을 마칠 수도 있다는 전망마저 나온다.

KCC와 9위(14승 27패) 고양 소노의 격차는 0.5경기, 10위(12승 28패) 서울 삼성과의 격차는 2경기에 불과하다.

KCC는 시즌 전만 해도 원주 DB와 함께 우승 후보로 꼽히며 '2연패' 꿈에 부풀어 있었다.

라건아를 떠나보냈으나 최준용, 송교창, 허웅, 이승현 등 '슈퍼팀'의 나머지 네 선수는 그대로였다. 어느 팀에 가도 핵심 전력으로 활약할 법한 국가대표급 선수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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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교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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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가 전반기 부진할 때만 해도 지난 시즌처럼 6위로 '봄 농구' 무대에 진출하기만 하면 극적 우승이 가능할 것이라는 희망 섞인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이젠 그 6위마저 멀어지고 있다.

KCC의 충격적인 부진은 핵심 선수의 부상, 용병 영입 실패, 전술적 다양성 부재 등 여러 문제가 한 번에 불거진 결과다.

한 시즌 농사의 6할이라는 외국인 선수 구성부터 어긋났다.

KCC는 국내 무대에서 실력이 검증된 타일러 데이비스와 디온테 버튼으로 외국인 진용을 꾸렸다.

그러나 데이비스는 무릎 부상으로 시즌이 개막하기 직전 퇴출당했고, 그 대신 '1번 옵션'으로 뛰게 된 버튼은 팀 전술에 녹아들지 못했다.

결국 KCC는 1월에 케디 라렌, 도노반 스미스 체제로 외국인을 재정비해야 했다.

팀 내 가장 높은 급여를 받는 두 선수인 최준용과 송교창이 동반 장기 부상에 빠진 건 치명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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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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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교창은 무릎, 최준용은 발바닥과 무릎을 연달아 다쳐 좀처럼 코트에 나서지 못했다.

KCC가 치른 42경기 중 송교창이 뛴 건 8경기에 불과하다. 최준용 역시 17경기 출전에 그쳤다.

이 둘이 전열에서 이탈한 시간이 길어지면서 허웅과 이승현에게 쏠린 부담은 더 커졌다.

거듭 외국인을 교체했지만 골 밑에서 부딪쳐주며 공격 기회를 동료들에게 안겨주는 역할은 여전히 이승현이 힘겹게 도맡다시피 하고 있다.

게다가 KCC의 외곽을 지탱하던 허웅의 3점포 위력도 시간이 지날수록 약해지고 있다.

KCC가 샐러리캡(연봉총액상한)의 대부분을 이들 4명에게 소진하면서 슈퍼팀을 만들었을 때, 유사시 주전을 대체할 벤치 자원이 부족한 건 필연적인 약점으로 지적됐다.

주전과 벤치 간 전력 차가 큰 문제점은 올 시즌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이규섭 해설위원은 "'빅 4'를 모으는 데는 성공했지만, 이들이 다친 이 시점에 그들을 대체할 자원이 보이지 않는다"면서 "그간 기회를 못 잡던 선수들이 자신감이 떨어진 채로 뛰게 된 부분이 가장 문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KCC의 최근 10연패 경기를 보면 선수들의 집중력이 많이 떨어진 듯한 모습이다. 전창진 감독의 표정에서도 전에 보기 어려웠던 '무력감'이 묻어날 때가 많다.

다행인 건 돌파구를 마련할 시간이 주어진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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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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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의 다음 경기는 13일 서울 삼성과의 홈 경기다. 지난 2일 SK전 이후 열흘이 넘는 휴식기를 보내고 있다.

KBL은 올 시즌 경기 일정을 짤 때 KCC와 수원 kt가 동아시아슈퍼리그(EASL)에 출전하는 점을 고려했다.

그런데 두 팀 모두 이달 초 치러지는 EASL 4강 토너먼트 진출에 실패하면서 이 기간이 그대로 '휴식기'가 돼버렸다.

KCC로서는 EASL에서의 실패 덕에 6강 PO 진출을 향한 마지막 경쟁이 펼쳐지기 전 팀을 재정비할 소중한 시간을 얻었다. '전화위복'이 된 셈이다.

이규섭 위원은 "KCC가 이번 휴식기를 통해 반등하려면 전술, 전략도 중요하지만, 선수들이 '의지'를 가지고 프로선수로서 기본을 지키면서 경기하려는 마음가짐을 되새기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ahs@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5년03월05일 16시54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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