짠 음식→뇌종양 악화…과학적으로 알아냈다 [지금은 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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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흥규 KAIST 교수 연구팀, 고염식→장내 미생물 변화 분자 수준으로 규명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짠 음식을 먹으면 뇌종양이 악화한다는 것을 과학적으로 알아냈다. 짠 음식을 자주 섭취하는 식습관이 건강에 해롭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연구팀은 짠 음식이 뇌종양까지 악화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왜 나빠지는지’, ‘무엇이 그 과정을 유도하는지’, ‘어떤 유전자가, 어떤 단백질이 작용하는지’까지 분자적 인과관계를 입증해냈다.

KAIST(총장 이광형)는 생명과학과 이흥규 교수 연구팀이 고염식이 장내 미생물 구성을 변화시키고 이 때문에 증식이 증대된 미생물에 의해 분비되는 대사물질인‘프로피오네이트(propionate)‘가 장내에 지나치게 축적돼 뇌종양을 악화시킨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1일 발표했다.

KAIST 연구팀이 짠 음식으로 인한 장내 프로피오네이트 증가와 이에 따른 뇌종양 세포 침습성·저산소 반응 증폭 경로를 규명했다. [사진=KAIST]KAIST 연구팀이 짠 음식으로 인한 장내 프로피오네이트 증가와 이에 따른 뇌종양 세포 침습성·저산소 반응 증폭 경로를 규명했다. [사진=KAIST]

연구팀은 뇌종양 마우스 모델을 이용한 실험에서 이 같은 사실을 입증했다. 마우스에게 4주 동안 짠 사료를 섭취하게 한 뒤 종양세포를 주입하자 일반식의 그룹에 비해 생존율이 크게 낮아졌다. 종양 크기가 증가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어 항생제로 장내 미생물을 제거하거나 무균 마우스에 분변(고염사료 섭취한 사람의 대변에 해당되는 마우스 분변 샘플) 미생물을 이식하는 실험에서도 유사한 뇌종양 악화 반응이 관찰됐다. 이는 장내 미생물 변화가 뇌종양 악화의 핵심 요인임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장내 미생물 중 박테로이드 불가투스(Bacteroides vulgatus)라는 균이 고염식에 따라 증가하고 이 균이 프로피오네이트(propionate)라는 효소(Pccb)의 발현을 높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 결과 장내에서 프로피오네이트 농도가 비정상적으로 상승했다. 이 물질은 뇌종양 세포에서 산소가 충분한데도 마치 부족한 것처럼 ‘저산소유도인자-1알파(HIF-1α)’를 활성화시켰다.

이는 다시 ‘형질전환성장인자-베타(TGF-β)’를 증가시켜 제1형 콜라겐(COL1A1)을 지나치게 만들어 종양 세포가 더 쉽게 퍼지고 악성도를 높였다.

이러한 분자적 작동원리는 실제 뇌종양 중 가장 악성도가 높은 교모세포종(Glioblastoma) 환자의 암세포 데이터 분석을 통해서 임상 적용 가능성을 제시했다. 마우스와 인간 종양세포에서 공통적으로 발현된 관련 유전자들로 인해 환자의 생존율이 낮아짐을 보여줬다.

이흥규 교수는 “이번 연구는 짠 음식 섭취가 장내 미생물 생태계를 변화시키고 그 결과 생성된 대사산물이 뇌종양을 악화시킬 수 있음을 세계 최초로 분자 수준에서 규명한 것”이라며 “앞으로 뇌종양 환자를 대상으로 한 식이 조절 연구와 장내 미생물 기반 치료 전략 개발의 기초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동 제1 저자로는 KAIST 김채원 박사(현. 미국 하버드 의과대학 부속 보스턴 어린이병원 박사후연구원)와 김현진 박사(KAIST 생명과학연구소 박사후연구원)가 참여했다.

연구 결과((논문명 : Gut dysbiosis from high-salt diet promotes glioma via propionate-mediated TGF-β activation)는 생의학 분야 국제 학술지인 저널 어브 익스페리멘탈 메디슨(Journal of Experimental Medicine)에 5월 22일 자에 실렸다.

/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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