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용 주사기 ‘사재기’ 움직임이 일부 소형 병·의원을 중심으로 번지고 있다. 도매업체들이 미국과 이란 간 전쟁으로 상승한 원가 부담을 판매가로 전가하고 있어서다. 원가 상승 전 물량을 확보해 두려는 수요가 늘어난 데다 품귀를 우려한 가수요까지 몰려 의료용 소모품 판매량이 급증했다.
1일 국내 최대 병·의원 e커머스 플랫폼 블루팜코리아에 따르면 지난달 25~31일 1주일간 주사기 판매량은 2월 주간 평균 판매량 대비 5배가량 급증했다. 지난달 24일께 늘기 시작한 주사기 판매량은 31일엔 2월 하루평균 판매량의 10배 이상으로 급증했다. 업체 관계자는 “주사기 공급 가격이 오르고 병원당 구매 수량이 제한되는 등 공급 불안 위험이 커지고 있다”며 “앞으로 약 두 달간은 상황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일회용 치료재료 공급업체들은 이달부터 순차적으로 가격 인상에 들어갔다. 한 기업은 이날부터 두 달간 일회용 주사기와 주사바늘 가격을 15~20% 인상한다고 의료기관 등에 공지했다. 또 다른 업체는 오는 15일 출고분부터 일회용 주사기와 주사바늘 가격을 25% 올린다고 알렸다. 주사기 외에 다른 소모성 치료재료 공급가도 높아졌다. 한 공급업체는 1일부터 의료기관에서 쓰는 라텍스와 니트릴 장갑 가격을 30% 인상했다. 소독용 에탄올, 환자용 소변·좌욕기, 멸균용 초음파 커버(프루브) 등도 인상 품목에 포함됐다. 대부분 원유에서 추출한 나프타 기반 합성수지로 제조하는 제품이다.
의료기관은 서비스 제공 가격이 고정돼 있어 소모품 원가 상승은 수익성 악화로 이어진다. 주사기의 건강보험 산정 비용(수가)은 1000원 정도다. 의료용 장갑 등은 건강보험에 비용이 정해지지 않은 ‘산정 불가’ 품목이다. 자칫 비용을 아끼려는 노력이 일회용품 재사용 증가로 이어지면 교차 감염 위험을 키울 수 있다. 한의원의 사정도 비슷하다. 서울의 한 한의원 원장은 한약 파우치, 일회용 부항컵 등을 확보하는 게 쉽지 않다”며 “한약 파우치는 공급사에서 한 박스로 수량을 제한해 미리 구매해뒀다”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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