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부처의 경직된 보고 체계는 뿌리가 깊다. 사무관과 서기관이 보고서를 작성하면 과장·국장·실장·차관 등으로 보고가 차례로 올라간다. 실장까지 ‘오케이’를 받아도 차관의 생각이 다르면 다시 사무관 단계로 원위치된다. 문서명에 ‘최종’ ‘최최종’ ‘최최최종’ 등의 표현이 자주 등장하는 이유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이 같은 문화를 타파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지난달 내부 행정망에 AI 협업 도구인 네이버웍스 시스템을 도입하면서다. 네이버웍스는 업무 관련 직원 여러 명이 동시에 접속해 내용을 실시간 수정할 수 있는 온라인 시스템이다.
시스템은 사무관이 결재 문서를 올리면 과장은 물론 실·국장과 차관까지 이 시스템에 접속해 함께 의견을 내도록 돼 있다. 과기정통부는 일단 기존 전산망과 네이버웍스 시스템을 병행 사용하면서 차츰 네이버 비중을 높여간다는 계획이다.
시스템 도입 전엔 문서를 출력해 보고하면, 윗선이 ‘빨간 펜’으로 수정했다. 이를 다시 사무관이 작업해 재보고하다 보면 최종 결재까지 오래 걸렸다. 네이버웍스는 사무관이 차관에게 사실상 직접 보고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한 사무관은 “현장을 가장 잘 알고 있는 과장 이하 공무원의 시각이 장·차관에게 그대로 전달될 수 있다”며 “중요하지 않은 수정 사항이 줄면서 사업 착수까지 걸리는 시간도 확 줄었다”고 했다.
시도는 배경훈 부총리(사진) 및 과기정통부 장관이 주도했다. 민간 기업 출신인 배 부총리는 이재명 정부에서 효율에 기반을 둔 시도를 잇따라 도입하며 다른 장관들로부터 주목받고 있다. 취임 후 ‘실장님’ 등 직급 대신 이름을 넣어 ‘OO님’이라고 부르도록 한 게 대표적이다. 본인도 ‘장관님’ 대신 ‘경훈님’이라는 호칭으로 불린다.
박한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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