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人] '귀궁' 윤성식 감독 "K-귀신 통한 이유? 결국 그들도 사람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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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원 기자 입력 2025.06.18 10:26

[조이뉴스24 정지원 기자] SBS의 금토드라마 필승 공식은 2025년 상반기에도 유효했다. 시청자의 사랑을 받으며 인기리에 종영한 '귀궁'의 중심에는 '한국 오컬트'라는 다소 생소한 장르를 대중적이고 인간적으로 풀어낸 윤성식 감독의 연출이 있었다.

윤성식 감독은 18일 조이뉴스24와 서면 인터뷰에서 "전 세대의 다양한 시청층이 편안하고 유쾌하게 시청하고, 충분한 감정이입을 통해 드라마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감동을 느끼며 공감하길 바랐다"며 "스태프들과 배우들이 쏟아부은 열정과 땀에 대한 보상이라 여긴다"고 시청자의 큰 사랑에 감사 인사를 전했다.

윤성식 감독 관련 이미지 [사진=SBS]윤성식 감독 관련 이미지 [사진=SBS]

또 윤성식 감독은 육성재 김지연 김지훈 등의 열정적이고 유쾌한 모습을 언급하며 "어려운 작품, 난이도가 높은 연기, 힘든 일정을 잘 견뎌준 배우들에게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아래는 윤성식 감독 일문일답 전문이다.

◇'귀궁'이 국내외에서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기대 이상의 호응과 사랑을 받았습니다. 지난 1년여의 제작 기간 동안 스태프들과 배우들이 쏟아부은 열정과 땀에 대한 보상이라 여기며 감사함을 느낍니다.

◇'귀궁'의 인기 비결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전통적인 한국 귀물들을 소재로한 퇴마 판타지와 현대적 감각의 혐관로맨스, 거기에 한국적 정서를 기반으로 한 휴먼드라마의 적절한 조화가 많은 시청자들에게 신선함과 편안함으로 다가갔던 것 같습니다.

◇'귀궁' 연출에 있어 주안점을 둔 부분은?

전 세대의 다양한 시청층이 편안하고 유쾌하게 시청하고, 충분한 감정이입을 통해 드라마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감동을 느끼며 공감하길 바랐습니다.

퇴마 판타지라는 장르에 대한 선입견을 깰 수 있도록 귀신이나 귀물이 때때로 긴장감 있게 등장하지만, 너무 무섭게만 느끼지 않도록 표현의 수위를 조절했습니다. 또한 이야기의 구조와 선악구도 및 인물의 전사에 관한 미스터리 등을 시청자분들께서 너무 어렵지 않게 따라오실 수 있도록 적절한 타이밍에 친절하게 설명하는 방식을 취했습니다. 거기에 자칫 무겁고 진지해지기 쉬운 스토리이기 때문에 주요 인물들에게 코미디를 가미하여 긴장감 이후의 편안함과 유쾌함을 느낄 수 있도록 긴장과 이완의 리듬을 유지하려 노력했습니다.

◇육성재-김지연-김지훈 등 배우들과 함께 작업한 소감은?

주연 배우 세 사람 모두 작품에 대한 열정이 대단했고 각자 맡은 역할에 대한 애정이 넘쳤습니다. 또한 각 캐릭터를 분석하고 소화하기에 충분한 연기력과 내공을 가진 배우들입니다. 함께 소통하고 작업하는 동안 언제나 유쾌했고 그 열정과 실력에 놀랄 때가 많았습니다.

어려운 작품, 난이도가 높은 연기, 힘든 일정을 잘 견뎌준 배우들에게 감사함을 느낍니다.

◇'귀궁'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는?

'귀궁'의 기획 의도를 참고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먼 오래전 이 땅의 사람들은 바위 하나, 나무 하나, 작은 동물 하나에도 신성이 깃들어 있다 여기며 함부로 하지 않았다. 모든 만물 중 인간만이 가장 우월한 존재라며 오만하지도 않았다. 그랬기에 작은 사물 하나도 함부로 꺾거나 부수지 않았다. 모든 생명을 소중히 생각하고 또 존중했던 것이다. 과학의 권능만이 떠받들어지는 지금으로선, 먼 꿈결처럼 느껴지는 전설 속의 이야기 같다.

더 많이 가지겠다는 오만방자한 인간의 욕망으로 생태계는 처참히 망가졌고, 그로 인해 이대로 모두 공멸의 길을 걷는 것은 아닐까 절망스러운 지금. 인간이란 이 땅에서 그야말로 절대악, 바이러스와도 같은 존재라는 생각도 든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이 망가뜨린 이 땅 위에서, 결국 희망 역시 다시 인간에게서 찾아야 하지 않을까. 자신의 욕망을 위해서라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잔혹해지는 것이 인간이지만, 타인을 위해 숭고한 희생과 사랑을 내어주는 것 또한 인간이니 말이다.

'귀궁'은 인간을 끔찍이 증오하던 이무기 강철이(인간에게 빙의된)가 끝없이 자신을 내어주는 어느 이름 없는 무녀와 비극적인 가족사 속에서도 초인적인 노력으로 오직 백성들을 위하는 왕의 삶에 감동받아 스스로를 희생하여 인간들을 구해내는 이야기이다. 그리하여 결국, 다시 인간에게서 희망을 찾는 이야기이다"

이런 마음이 시청자분들께도 닿았기를 바랍니다.

윤성식 감독 관련 이미지 [사진=SBS]윤성식 감독 관련 이미지 [사진=SBS]

◇연출 과정에서 가장 마음이 갔던 캐릭터 혹은 에피소드가 있다면?

모든 캐릭터들이 저마다 개성이 강하고 매력이 있어서 딱 하나를 집어내긴 어렵지만 굳이 하나를 꼽자면 야광귀입니다. '귀궁'에 등장하는 귀신 중에 가장 사랑을 받은 귀신이 바로 야광귀입니다. 야광귀는 어린 내시였다가 갑자기 병사하여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어린이 귀신입니다. 야광귀는 누구보다 귀엽고 사랑스러워야 했습니다. 캐스팅 단계에서도 3차에 걸친 오디션을 거쳐 박다온 배우를 선발하였고, 의상과 분장에도 많은 신경을 썼습니다.

특히 의상을 디자인할 때, 야광귀의 개성을 강조하기 위해 어린 내시복을 피하고 자기보다 큰 내시 형의 바지를 가슴 높이까지 올려 입은 후, 그 위에 어머니가 입던 조끼를 가운처럼 걸치는 의상 디자인을 완성했습니다. 그렇게 완성된 ‘야광귀’의 이미지가 너무나 귀엽게 보인데다가 ‘박다온’ 배우의 앙증맞은 연기가 너무 훌륭해서 촬영 내내 스태프와 배우들 사이에서 큰 사랑을 받았고 실제 방영 후에도 시청자들의 열렬한 사랑을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배우의 연기가 있었다면?

14부 윤갑 혼령이 귀환하고 끝내 천도 되는 과정에서 보여준 윤갑모 영금 역할의 차청화 배우의 연기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혼령 윤갑이 아닌 강철이가 돌아왔을 때의 감정 변화나 윤갑 혼령을 천도할 때 오열하던 감정연기는 단연 압권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차청화 배우는 '철인왕후'에 이어 두 번째 작품인데 타고난 코미디 감각에서 나오는 코믹연기는 물론 모성애를 드러내는 디테일한 감정연기를 신선하면서도 설득력 있게 표현해 내 드라마의 완성도에 크게 기여했습니다.

◇K-귀물, K-오컬트만의 차별화된 매력, 글로벌에서 통하게 된 특장점은 무엇인가.

모든 귀신 캐릭터를 한국의 고유한 감성인 ‘한(恨)’이라는 정서를 기반으로 디자인하고, 연민과 해원(解冤)의 대상으로 접근한 방식이 귀궁만의 고유한 색채를 만들어냈고, 바로 그 점이 ‘K-귀신’의 신선함으로 글로벌 시청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귀신을 표현할 때 CG를 활용해 실제 사람과 차이를 만들지 않고 실사로 표현하여 귀신도 우리와 같이 고유한 인격이 있고 희로애락의 감정이 있는 똑같은 사람이었다는 접근 방식이 귀신에 대한 친밀감과 공감을 이끌어내는데 주효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가장 인간을 싫어하는 신이었지만 가장 인간적인 면모를 드러내는 강철이 캐릭터의 엉뚱하고 발랄한 매력과 그가 선보인 다채로운 판타지 액션이 신선한 볼거리를 제공한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무녀 여리의 따뜻함과 용기, 그녀가 선보인 다양한 전통 무속의식들이 관심과 공감을 불러일으킨 것 같습니다.

/정지원 기자(jeewonjeo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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