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성의 기술창업 Targeting] 〈398〉 [AC협회장 주간록108] 심사 시대를 넘어, 모두의 창업 시대를 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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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성의 기술창업 Targeting] 〈398〉 [AC협회장 주간록108] 심사 시대를 넘어, 모두의 창업 시대를 열다

대한민국 창업 정책은 오랫동안 '선발' 중심으로 발전해 왔다. 수많은 지원사업이 있었고, 창업가들은 정해진 평가 기준에 맞춰 사업계획서를 작성하고 발표를 준비했다. 한정된 예산 내에서 우수한 기업을 뽑아 지원하는 방식은 분명 필요했다. 그러나 지금 우리 앞에 놓인 현실은 과거와 다르다.

인공지능(AI) 발전으로 창업 비용은 급격히 낮아지고 있다. 과거에는 창업을 위해 개발자, 디자이너, 마케터 등 다수 인력이 필요했지만, 이제는 한 명의 창업가도 기술을 활용해 제품을 만들고 시장을 검증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창업 문턱이 낮아진 만큼 더 많은 사람이 창업에 도전하고 있고, 국가 역시 더 많은 혁신 가능성을 발견해야 하는 시점에 와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모두의 창업' 프로젝트는 단순한 지원사업 이상 의미를 가진다. 기존 창업 정책이 “누가 더 우수한가”를 가려내는 데 집중했다면, 모두의 창업은 “누가 성장할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가”를 발견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창업은 시험이 아니다. 한 번의 발표와 심사로 창업가 미래가 결정될 수는 없다. 실제 현장에서 수많은 창업가를 만나보면, 처음부터 완성된 사업계획을 가지고 시작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대부분 성공적인 스타트업은 시장과 고객을 만나며 수없이 방향을 수정하고, 실패를 반복하며 사업모델을 고도화해 왔다.

결국 창업의 본질은 선발(Screening)이 아니라 성장(Build-up)에 있다. 모두의 창업이 갖는 가장 큰 의미 역시 여기에 있다. 이 프로젝트는 특정 기업을 선발하는 사업이 아니라, 전국 곳곳에 숨어 있는 창업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이를 실제 사업으로 발전시킬 수 있도록 돕는 거대한 창업 빌드업 플랫폼이다. 아이디어 단계에 머물러 있던 수많은 예비 창업자가 전문가와 만나고, 시장 데이터를 분석하고, 고객 검증 과정을 거치며 현실적인 비즈니스 모델로 발전할 기회를 제공한다.

특히 중요한 것은 이 과정의 중심에 현장의 액셀러레이터와 대학이 있다는 점이다. 그동안 대한민국 창업 생태계는 액셀러레이터를 통해 많은 성과를 만들어 왔다. 액셀러레이터는 단순히 투자만 하는 조직이 아니다. 창업 초기 기업과 함께 고민하며 시장을 검증하고, 사업모델을 다듬고, 투자와 판로를 연결하는 성장 파트너다. 대학 역시 기술과 인재를 공급하는 핵심 거점 역할을 수행해 왔다.

모두의 창업은 이러한 현장의 역량을 하나로 연결하는 새로운 시도다. 창업가는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액셀러레이터는 시장 경험과 투자 네트워크를 제공하며, 대학은 연구와 기술 기반을 지원한다. 이 과정에서 창업가만 성장하는 것이 아니다. 멘토 역시 새로운 시장을 배우고, 액셀러레이터 역시 더 다양한 창업 방식을 실험하게 된다. 즉 창업가와 멘토가 함께 성장하는 '공동 육성(Co-Acceleration)' 모델이 만들어지고 있다.

물론 새로운 시도에는 비판도 따른다. 최근 모두의 창업 프로젝트를 둘러싸고 다양한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6만명이 넘는 지원자가 몰렸다는 사실은 오히려 대한민국 창업 열기의 크기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라고 생각한다. 수많은 사람이 창업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국가 경쟁력 측면에서 매우 긍정적인 신호다.

새로운 시스템은 처음부터 완벽할 수 없다. 중요한 것은 문제를 발견하고 개선하는 과정이다. 실리콘밸리의 혁신도 수많은 시행착오를 통해 만들어졌고, 세계적인 창업 프로그램 역시 지속적인 개선을 통해 발전해 왔다. 따라서 지금 우리가 던져야 할 질문은 “어떻게 선발했는가”가 아니다.

진짜 질문은 “어떻게 이들을 성공으로 이끌 것인가”이다. 창업 생태계의 목표는 탈락자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성공하는 창업가를 늘리는 데 있어야 한다. 한 번의 평가 결과보다 중요한 것은 창업가가 실제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도록 돕는 시스템이다.

만약 모두의 창업이 성공적으로 정착한다면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가장 촘촘한 창업 지원 네트워크를 보유한 국가가 될 수 있다. 전국 어디에서든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이 창업에 도전할 수 있고, 현장 전문가와 연결되며, 데이터 기반으로 사업을 고도화할 수 있는 국가. 그것이 바로 우리가 만들어가야 할 미래다.

창업은 소수의 천재만의 영역이 아니다. 누구에게나 기회가 주어지고, 그 기회를 성장으로 연결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될 때 비로소 혁신은 사회 전체로 확산한다.

지금 대한민국 창업 정책은 심사의 시대를 넘어 보육의 시대로 이동하고 있다. 모두의 창업은 그 변화의 출발점이다. 그리고 그 도전이 성공한다면, 대한민국은 창업하기 가장 좋은 나라를 넘어 창업가가 가장 성장하기 좋은 나라가 될 것이다.

전화성 초기투자AC협회장·씨엔티테크 대표이사 glory@cnt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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