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AI 확산에 상업 전력망 한계…SMR·수소연료전지 등 대안으로 부상
[아이뉴스24 윤소진 기자] 미국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가 국가 전체 전력 사용량의 10%까지 치솟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생성형 AI 확산으로 연산 수요가 폭발하면서 기존 상업용 전력망만으로는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이에 소형 모듈 원자로(SMR), 수소 연료전지, 재생에너지 등을 활용한 ‘온사이트 발전’ 전략이 해결책으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 조지아주 더글러스 카운티에 있는 구글 데이터 센터 전경. [사진=구글]](https://image.inews24.com/v1/13a26ec36d59bb.jpg)
시장 조사 기관 가트너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2025년 현재 미국 데이터센터가 소비하는 전력은 전체의 약 3%에 불과하지만 2028년에는 10%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생성형 AI 도입이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를 급격히 끌어올리고 있으며 이로 인해 기존 상업용 발전 인프라가 한계에 직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데이터센터 건설 속도가 전력 생산 속도를 앞지르고 있어 기존 방식만으로는 수요 대응이 불가능하는 진단이다.
챗GPT나 이미지 생성 모델처럼 대규모 연산을 반복 수행하는 AI는 많은 전력을 필요로 한다. AI 모델을 학습하고 실시간으로 추론하는 과정에서 수천 개의 GPU가 동시에 작동하기 때문에 데이터센터 단위의 전력 수요가 이전보다 몇 배 이상 증가하게 된다.
보고서는 이 같은 전력 수요 급증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으로 외부 전력망에 의존하지 않고, 데이터센터 내부 또는 인접 부지에서 전력을 직접 생산·공급하는 ‘온사이트 발전’ 전략을 제시했다.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는 소형 모듈 원자로(SMR)가 꼽혔다. 단일 SMR은 5~300메가와트(MW) 규모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복수 유닛을 조합해 대형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방식도 가능하다. 부하가 낮을 때는 남는 전력을 상업용 전력망에 되팔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SMR은 대형 원전과 달리 표준화된 모듈을 공장에서 제작한 뒤 현장에 설치하는 구조여서 공사 기간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다만 1000MW급 기준으로 60억~100억 달러에 달하는 초기 비용과 수년에 걸친 인허가 절차는 여전히 현실적인 걸림돌이다.
수소 연료전지도 보조 전력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보고서는 수소가 연소 과정에서 이산화탄소 없이 물만 배출하는 만큼 친환경 전력원으로 활용 가치가 높다고 평가했다. 현재까지는 50MW급 시스템이 일부 데이터센터에 도입된 수준이지만 공급망 불안과 폭발 위험성 등을 고려할 때 본격적인 주 전력원보다는 백업 또는 보완 전원으로 활용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분석이다.
풍력·태양광 같은 재생에너지 역시 온사이트 발전의 한 축으로 제시됐다. 다만 기후와 지형에 따른 제약이 크고 전력 공급의 안정성 면에서도 한계가 있는 만큼 보조 전원으로 활용하는 쪽이 현실적이라는 판단이다. 보고서는 “1000MW급 태양광 설비에는 최대 11억 달러, 풍력 설비에는 최대 16억 달러가 소요될 수 있다”며 초기 투자 부담도 지적했다.
따라서 향후 데이터센터 입지를 결정할 때 기존 전력망과의 물리적 연결보다 자체 전력 수급이 가능한지가 더 우선 고려할 사항으로 지목된다. 특히 침수 우려 지역이나 활성 단층대처럼 장기 운영에 불리한 입지는 피해야 하며, 재생에너지를 활용할 경우에는 풍량이나 일사량 등 지역 특성과 인프라 확장 여건까지 함께 검토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제이슨 돈햄 가트너 리서치 디렉터는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는 기술 발전 속도보다 더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단순한 설비 확장이 아니라 에너지 인프라를 전략적으로 다시 설계해야 할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윤소진 기자(sojin@inews24.com)포토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