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세계선수권 출전하지 않고, 캐나다에서 후배들 응원
"후배들 발전하는 모습 자랑스러워…현역으로 뛰는 박나리 선배 존경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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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한국 여자 수영의 간판 김서영이 18일 부산 사직종합운동장 실내수영장에서 취재진과 만나 인터뷰하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김서영(31·경북도청)은 2025 싱가포르 세계수영선수권대회가 열린 지난 여름, 캐나다에 머물고 있었다.
"지금 내가 있어야 할 곳은 싱가포르 아닐까"라는 아쉬움에 휩싸인 것도 잠시, 김서영은 태극마크를 달고 역영하는 후배들을 보며 "신선한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제106회 전국체육대회(전국체전)가 열리는 부산에는 김서영이 있다.
18일 부산 사직종합운동장 실내수영장에서 만난 김서영은 "캐나다에서 모든 경기를 봤다"며 "예전에는 대부분의 한국 선수가 세계선수권에 출전하는 걸 목표로 세웠는데, 이제는 준결승, 결승에 진출하는 선수가 많아졌다. 더 높은 목표를 향해 뛰고, 성과를 내는 후배들이 정말 자랑스러웠다"고 떠올렸다.
후배들을 응원하면서 김서영은 다시 물에 뛰어들 힘을 얻었다.
김서영은 오랫동안 한국 여자 수영의 간판으로 활약했다.
2017년과 2019년, 2022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3회 연속 여자 개인혼영 200m 결승에 진출해 모두 6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는 2분08초34로 대회 신기록과 함께 금메달을 획득했다.
당시 수립한 기록은 여전히 한국 기록으로 남아 있다.
김서영은 2012 런던, 2016 리우데자네이루, 2020 도쿄, 2024년 파리까지 4회 연속 올림픽 무대에 서기도 했다.
하지만, 김서영은 싱가포르 세계선수권 대표선발전에 나서지 않았다.
세계선수권 출전을 포기하고 캐나다로 향한 김서영은 예전보다는 여유 있게 훈련했다.
김서영은 "약 10년 동안 몸무게에 변화가 없었는데 지금은 1.5㎏ 늘었다. 회복을 위한 훈련에 무게를 두니, 확실히 덜 아프더라"라며 "'회복했다'는 느낌을 받으면서, '예전에는 영양 부족 상태가 아니었나'라고 생각했다. 이제는 조금 더 즐겁게 수영하고, 오래 선수로 뛰는 방법을 고민할 때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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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2024 파리올림픽에 출전하는 수영 국가대표 김서영이 2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라데팡스 아레나에서 대한수영연맹 관계자들 사진을 찍어주고 있다. 2024.7.25 yatoya@yna.co.kr
성장하는 후배들을 보며 뿌듯함을 느끼는 김서영은 현역으로 뛰는 '선배'를 보면 또 다른 감정을 느낀다.
김서영은 "1988년생 박나리(전북체육회) 선배가 지난해에 개인 최고 기록을 세웠다. 언니를 보면서 오랜 세월 꾸준하게 자기 자리를 지키는 분이 정말 멋지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며 "언니를 존경한다. 언니를 보며 좋은 자극을 받았다"라고 말했다.
"마지막 아시안게임"이라고 생각하며 2023년 항저우에서 역영한 김서영은 2026년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출전 가능성을 열어놨다.
김서영은 "이번에 전국체전을 치러보고서 아시안게임 출전에 관해 다시 생각해보려고 한다"며 "싱가포르 세계선수권에서 조현주(경북도청)가 여자 자유형 200m 한국 신기록을 세웠을 때 정말 기뻤다. 현주랑 같이 국제대회에서 단체전을 함께 치르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고 밝혔다.
조현주는 7월 29일 싱가포르 세계선수권 여자 자유형 200m 예선에서 1분58초10의 한국 신기록을 세웠다.
김서영이 2019년 3월 3일 경영 국가대표 1차 선발대회에서 작성한 종전 한국 기록(1분58초41)을 약 6년 5개월 만에 0.31초 단축했다.
김서영은 직접 후배에게 연락해 "너무 좋아서 눈물까지 흘렸다"고 축하 인사를 했다.
그는 배영 김승원, 이은지 등 한국 여자 수영 경영의 중심이 된 후배들의 이름을 나열하며 "남자 선수들이 세계 무대에서 좋은 결과를 내고 있는데, 우리 여자 후배들도 서로 경쟁하며 발전하고 있다. 더 높은 곳으로 가는 과정"이라고 응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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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2024 파리올림픽 수영 대표팀 김서영이 23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라데팡스 수영장에서 훈련하고 있다. 2024.7.23 superdoo82@yna.co.kr
아직 먼일이긴 하지만, 김서영은 캐나다에 머물면서 '은퇴 후의 삶'에 대한 생각도 했다.
김서영은 "캐나다에서 영어 공부를 열심히 했다. 올해 12월에 세계수영연맹이 주최하는 포럼에 초청받아 전국체전이 끝나면 포럼 준비에 힘을 쏟아야 한다"며 "'꼭 지도자가 되겠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누군가를 가르쳐 보는 건 좋은 경험이 될 수 있다고도 생각한다. 은퇴 후에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고민하는 단계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밝혔다.
터치 패드만 바라보고 역영하던 때보다 마음이 한결 편안해졌지만, 다시 출발선에 서면 김서영의 승리욕은 다시 자란다.
지난해 전국체전에서 4관왕에 오른 김서영은 이번 대회에 5개 종목에 출전해 다관왕을 노린다.
김서영은 "후배들이 정말 잘했으면 좋겠다"고 말하면서도 "행복하게 수영하는 게 더 중요해졌지만, 당연히 나도 최선을 다해 경기할 것"이라고 웃었다.
jiks79@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5년10월19일 08시34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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