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아웃] 장관직 수락 전에, 셀프 검증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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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확대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 자진사퇴 (서울=연합뉴스) 이동해 기자 =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3일 국회 소통관에서 후보직 자진 사퇴 기자회견을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2026.9.13 eastsea@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종우 선임기자 = 상처뿐인 영광도 아니다. 상처만 남은 지명이었다. 숱한 논란 끝에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3일 후보직에서 자진 사퇴했다. 비례대표 의원의 장관 겸직 문제부터 배우자의 당직 임명 논란, 기본소득당 사당화 의혹까지 검증 과정에서 한꺼번에 터져 나왔다. 본인은 상당 부분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국민 여론을 거스를 순 없었다. 용 의원은 이전으로 온전히 돌아갈 수도 없게 됐다. 후보직을 사퇴했다고 해서 세상이 알게 된 것까지 사라지진 않는다. 장관직을 얻지 못했고 정치적 상처도 남았다. 오래 전 한 장관 후보자가 반복적인 위장전입 등이 문제가 돼 물러난 사례가 있다. 그는 자신이 장관 후보자가 되리라고는 생각조차 못했다고 했다. 청문회에선 자신을 돌아보는 데 소홀했다고 고개를 숙였다.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와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의 낙마도 마찬가지다. 이들에겐 공통점이 있다. 문제가 될 과거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은 인사검증팀이 아니라 자신이다. 그런데도 장관직 지명을 받아들인다. 충분히 해명할 수 있고 버틸 수 있다고 믿은 것일까. 이런 일이 벌어질 때마다 인사검증 실패를 말한다. 인사검증의 실패 이전에 자기검증의 실패가 있었다고 봐야 한다. 똑똑한 사람들이 왜 자기 흠결엔 관대해지는 것일까. 미국의 사회심리학자 조너선 하이트는 인간의 이성을 '내면의 변호사'에 비유했다. 직관이 결론을 내리면 이성은 그 결론을 변호할 논리를 찾아낸다는 것이다. 이런 자기정당화는 심리학에서 말하는 '동기화된 추론'과도 맞닿아 있다. 원하는 결론을 미리 정해놓고, 그 결론에 이르는 근거만 골라 모으는 식이다. 같은 잘못도 남이 하면 엄중하고 내가 하면 대수롭지 않다. 남의 부적절함은 결격 사유지만 나의 부적절함은 오해가 된다. 게다가 정치판에서 산전수전 겪은 경험은 "이번에도 넘길 수 있다"는 근거 없는 자신감까지 보탠다. 자신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이 자신을 가장 못 본다. 막스 베버는 <소명으로서의 정치>에서 정치인에게 필요한 자질로 열정·책임감·균형감각을 들었다. 그가 말한 균형감각은 사람과 현실을 일정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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