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직 변호사의 생성과 소멸] 〈27〉무한복제시대, 인간 본연의 '아우라'를 찾는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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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직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창의는 어떻게 혁신이 되는가' 저자) 인공지능(AI)을 탑재한 디지털시대엔 클릭 몇 번에 무한복제가 일어난다. 문화평론가 발터 벤야민은 아무리 가까이 가도 아득하게 느껴지는 어떤 것의 유일무이한 존재감을 '아우라(Aura)'로 정의했다. 예술작품은 특정 시간과 장소의 역사를 담고 원시 종교의식의 흔적을 세속적 형태로 간직한다. 관객이 함부로 다가갈 수 없는 신비함을 지니기에 아우라가 있다. 그러나 기술복제시대엔 그 아우라가 위축된다. 클릭 몇 번에 원래 시공간을 떠나 순식간에 수많은 화면에 나타나고 삭제와 다운로드를 반복하며 단순 픽셀조각으로 전락했다. 물론 아우라의 위축을 나쁘게만 볼 것은 아니다. 예술을 종교적, 귀족적 권위로부터 해방시켜 대중이 쉽게 참여해 응용하고 산업적 활용의 길까지 터주었다. 그러나 복제는 저작권 침해 등 범죄나 소모성 콘텐츠에 그칠 뿐이고 구구절절한 해석과 그럴듯한 스토리를 입혀도 원본에 필적할 아우라를 만들기 어렵다. 새로운 아우라를 만들려면 대상에서 본질을 추출하고 극적으로 변형할 수 있어야 한다. 거기서 나오는 고유한 감각과 가치를 세상에 전달할 수 있을 때 더 이상 복제에 머물지 않는다. 기존의 틀을 벗어나 '새로운 진품'으로 거듭난다. 상품도 마찬가지다. 3M의 포스트잇은 접착력만 높이려다 실패한 부산물이었지만, '약한 접착력'과 '뗐다 붙였다 할 수 있는 지속성'이라는 본질을 간파했다. 여기에 종이와의 결합이라는 극적 변형을 더함으로써 세상에 없던 새로운 상품으로 재탄생했다. 이제 인간이라는 존재로 눈을 돌려보자. 종교의 창시자나 역사 속 인물은 그들의 서사와 함께 깊은 아우라를 발산한다. 그들의 일화는 끊임없이 복제되고 재해석되지만, 당시의 '실체'는 이미 사라졌다. 아이러니하게도 원본이 소멸하고 디지털화될 수 없었기에 그들의 아우라는 오늘날까지 살아 숨쉰다. 이순신 장군도 그렇다. 당대의 생생한 모습이기보다 난중일기, 선조실록 등 사료와 후대의 재평가를 거치며 본받아야 할 영웅으로 승화된 아우라다. ⓒ게티이미지뱅크 살아있는 개인의 아우라는 어떠한가. 아날로그 시대엔 기술적 무한복제가 쉽지 않았기에 정치인, 연예인, 학자는 저마다 독자적인 아우라를 보일 수 있었다. 정치인은 국가 비전을 제시하는 추진력 있는 지도자였고, 연예인은 제한된 매체 속에서 꿈과 로망을 안겨주는 존재였으며, 학자는 진리를 탐구하고 대중을 이끄는 지적 권위였다. 소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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