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망경] 통합발주 논란 본질은 예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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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 정보화 시장에서 통합발주를 둘러싼 업계 불만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정부 기관이 하드웨어·소프트웨어(HW·SW)·유지관리 등을 하나로 묶어 발주하는 통합발주 사업이 나올 때마다 업계는 “제값을 받을 수 없는 구조”라며 목소리를 높인다.

최근 서버·스토리지 등 인프라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이 문제는 더 첨예해졌다. 한정된 사업 예산 안에서 인프라 비용이 커지면 상대적으로 SW 개발비나 라이선스 비용은 줄어들 수밖에 없고, 실제 그렇게 진행되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논란은 반복되지만 해결의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통합발주 사업 공고가 뜰 때마다 업계는 우려를 제기하고, 발주 기관은 사업 추진 필요성을 설명하는 공방이 되풀이된다.

문제의 핵심은 애초에 사업 대가가 현실에 맞게 책정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예산 편성 과정에서부터 대부분 삭감 기조다. 발주 기관이 부족한 예산으로 사업을 운영하기 위한 방편으로 통합발주를 택한다는 지적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

업계는 발주 단계에서부터 구조적 처방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사업 대가를 현실화하고, 인프라 가격이 급등할 경우 이를 반영할 수 있는 조정 장치를 발주 규정에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몇 년간 인프라 가격 변동 폭이 예년보다 훨씬 커진 만큼, 고정된 예산 틀 안에서 사업을 밀어붙이는 방식은 한계에 다다랐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사업마다 갈등이 반복되는 지금의 구조가 이어진다면, 결국 그 피해는 부실한 결과물로 이어져 발주 기관과 국민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정부가 하루빨리 현실을 반영한 발주 제도 개선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는 이유다.

최호 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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