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상] 시대착오적 ‘언더 조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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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 학생 운동권에는 ‘패밀리’라고 불리는 다수의 언더 조직(지하 서클)이 있었다. 총학생회장 같은 대중 조직이 지도부 같지만, 실제 지도부는 ‘언더’였다. 배후에서 지도하는 포스트(지도책) 중 학생회 담당은 ‘회포’, 투쟁 조직 담당은 ‘투포’로 불렀다. 87년 경찰이 서울대생 박종철을 고문한 건 ‘언더짱’ 박종운의 소재를 캐기 위해서였다. 언더 출신으로는 정치인은 물론 부장 판사, 로펌 대표와 기업인, 현직 장관도 있다.

▶‘언더’라고 계속 지하에 머무는 건 아니다. 언더의 선배들은 외모와 언변이 좋은 후배는 학생회로, 이론과 조직에 강한 후배는 언더의 핵심으로 육성했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 백태웅 OECD 대사 등이 언더에서 발탁돼 학생회장을 지낸 인사들이다. 언더는 미 문화원 점거 같은 공개 투쟁에 나설 ‘순번’을 지정했다. 미 문화원 점거의 핵심이었던 함운경씨는 “언더의 목적은 보안 유지와 핵심 인력 양성, 만일의 사태 때 조직 역량 보전에 있었다”고 말했다. 군부독재 시절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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