첩보 스릴러 표방…화려한 출연진·대칭 구도 등 특유의 미장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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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버설 픽쳐스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서울=연합뉴스) 박원희 기자 = 1950년 유럽의 최고 부자인 자자 코다(베니치오 델 토로 분). 폭리, 탈세, 담합, 뇌물 수수 등으로 부를 쌓아온 그는 '공공의 적'이다. 그로 인해 자자 코다는 끊임없이 암살 위협에 시달린다. 비행기를 타고 발칸 고원 위를 날다가 죽을 고비를 넘기고 살아 돌아온 어느 날, 그는 일생일대 사업 '페니키안 프로젝트'를 완성하기 위해 딸 리즐 코다(미아 스리플턴), 가정교사 비욘 룬드(마이클 세라)와 함께 모험을 떠난다.
웨스 앤더슨 감독이 연출한 '페니키안 스킴'은 페니키안 프로젝트를 향한 여정을 그린 영화다. 페니키안 프로젝트는 가상의 국가 페니키아에 인프라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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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들의 방해로 페니키안 프로젝트에 예상했던 것보다 더 많은 자금이 필요하게 되면서, 자자 코다가 이 차이(갭)를 메우기 위해 동업자들과 협상을 벌이는 게 이야기의 골자다. 앤더슨 감독은 이를 엉뚱하면서도 유머러스하게 풀어낸다. 농구 게임을 해 승자를 가리거나 결혼으로 해결하려는 식이다. 인물들이 마치 게임처럼 각 단계를 어떻게 해결해가는지 보는 게 영화의 재미 중 하나다. 앤더슨 감독은 '그리스 선박왕' 오나시스, 스페인 감독 루이스 부뉴엘의 영화 등 역사와 다른 작품에서 영감을 얻어 매력적인 가상의 세계를 구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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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더슨 감독의 이번 재담에는 서스펜스도 추가됐다. 서스펜스는 자자 코다가 극 중 내내 암살 위기에 맞닥뜨린 데서 비롯된다. 폭탄이 터질 것 같은 불안감에도 자자 코다는 "불안하지 않다"고 끊임없이 말하는데, 이는 오히려 긴장감을 불러일으킨다. 여기에 자자 코다의 페니키안 프로젝트를 방해하려고 적들이 정보원을 보내면서 스파이물의 성격도 띠게 된다. 이 영화가 첩보 스릴러를 표방한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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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 앤더슨표 미장센은 여전하다. 앤더슨 감독은 대칭적인 구도, 파스텔 색감 등 특유의 미장센으로 팬들을 확보한 연출자로, 그의 미장센은 가상의 세계를 구축하는 주요 요소 중 하나다. 이번 영화에서도 자자의 저택을 비롯해 사막, 댐 등에서의 장면은 이 작품이 앤더슨 영화임을 실감하게 한다. 자자 코다의 목욕 장면을 부감(높은 곳에서 내려다 봄)으로 촬영한 장면은 앤더슨표 미장센의 극치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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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영화에서도 화려한 출연진을 자랑한다. 주연 베니치오 델 토로를 비롯해 톰 행크스, 베네딕트 컴버배치, 스칼릿 조핸슨, 드라마 '브레이킹 배드'로 유명한 브라이언 크랜스턴, 빌 머리 등이 짧은 분량에서도 존재감을 발휘한다. 할리우드 배우 케이트 윈즐릿의 딸인 미아 스리플턴은 앤더슨 영화의 새로운 얼굴로 등장한다.
28일 개봉. 101분. 15세 이상 관람가.
encounter24@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5년05월27일 17시03분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