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민한 호수 보여주려 56kg까지 체중 감량"…박윤호의 열정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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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박윤호 인터뷰. / 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byun8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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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주얼과 연기력을 고루 갖춘 신인이 나타났다. tvN '미지의 서울'을 시청했다면 교통사고로 몸과 마음에 상처를 입고 털을 잔뜩 세운 고양이다가 첫사랑을 고백하지 못해 마음고생 하는 풋풋함을 간직한 이호수를 보며 같은 생각을 했을 것이다. 요즘 방송가에서 '핫'한 신예로 언급된다는 박윤호에 대한 이야기다.

될성부른 떡잎은 친구 따라 오디션에 가도 데뷔한다고 했던가. 신예 박윤호도 친한 형을 따라 연기 학원에 갔다가 예고 연극영화과에 진학하고, 배우로 데뷔한 케이스다. 대부분의 친구와 마찬가지로, 그 형도 현재 연예계와는 전혀 관련 없는 일을 한다고 했다.

올해 초 티빙 오리지널 '스터디그룹'에서 주인공 황민현과 대립하는 살벌한 문제아 이현우 역을 맡아 눈도장을 찍었던 박윤호는 '미지의 서울'에서 예민한 고등학생부터 풋풋하고 수줍은 첫사랑까지 연기해냈다. 성인 이호수를 연기하는 박진영과 "닮지 않았다"는 평가받았음에도 오디션을 통과한 비법에 대해 "어린 호수의 모습에 부합해서 그런 게 아닌가 싶다"면서 조용히, 그렇지만 유쾌하게 대화를 이어 나갔다.

배우 박윤호 인터뷰. / 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byun8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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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호는 2023년 유플러스 모바일tv 오리지널 '밤이 되었습니다'로 데뷔했다. 당시 주인공이었던 이재인과 이번엔 상대역으로 호흡하게 된 것. 이재인은 영화 '하이파이브'에 박진영과 함께 출연하면서 두 사람의 연결고리가 돼 줬다는 후문이다.

"아역 분량을 먼저 찍어서 (박진영) 선배님을 볼 기회가 없었어요. 박보영 선배님만 딱 한 번 만났고요. 계속 재인이랑만 찍었죠. 그런데 재인 배우가 '하이파이브' 시사회에 저를 초대해줬어요. '미지의 서울' 종영 파티에야 진영 선배님을 만났는데, '재인이한테 초대받았지? 보고가'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렇게 인사드리게 됐어요."

데뷔작 이후 출연하는 작품마다 교복을 입었지만, 누군가의 어린 시절을 연기하는 건 처음이었다. 박진영이 연기한 성인이 된 호수와 고교 시절 호수와 달리 많이 성숙해져 달라진 모습이지만, 그런데도 연결성을 갖기 위해 "전작들을 보며 느낌을 따라가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감독님께서 많은 도움을 주셨다"며 "미지가 호수의 이어폰을 귀에서 뽑는 장면도 원래는 더 격양된 눈빛으로 쳐다봤는데, '호수는 이런 일에 익숙했을 것'이라고 조언해주셨다. 그렇게 호수의 모습을 만들어갔다"고 전했다.

배우 박윤호 인터뷰. / 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byun84@hankyung.com

배우 박윤호 인터뷰. / 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byun84@hankyung.com

어린 호수는 아빠가 학교에서 '노처녀'라고 아이들에게 놀림당하던 선생님과 재혼하면서 갈등을 겪는다. 그리고 새엄마 없이 돌아가신 엄마의 기일을 챙기기 위해 이동하다가 아빠와 함께 교통사고가 난 후 아빠를 잃고 다리와 귀에 장애를 입게 된다는 설정이다.

박윤호에겐 귀가 잘 들리지 않는다거나 걷는 게 불편한 연기도 처음이었다. 호수의 마음을 이해하기 위해 "한쪽 귀에만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을 끼고 생활해 봤다"는 박윤호였다. 그러면서 "사고로 자기 연민도, 피해 의식도 심했던 친구였다"며 "그런 호수가 많은 시간과 사람들을 만나며 성장한 거 같다"고 자신이 해석한 호수의 모습을 들려줬다.

"감독님께서 '항상 못 걷고, 못 들을 필요는 없다. 힘든 상황이 있을 때만 보여지는 특징'이라고 해주셨지만, 그래도 알고 표현해야 할 거 같더라고요.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을 끼고, 귀가 한쪽만 잘 들리지 않으니까 정말 어지러워요. 빨리 눕고 싶고.(웃음) 왜 호수가 그렇게 예민한지, 작은 터치에도 반응하는지 알겠더라고요."

호수의 예민함을 위해 5, 6kg 정도 다이어트도 했다.

178cm의 키에 61kg의 몸무게로 평소에도 마른 몸매를 유지하는 박윤호는 "아무도 살을 빼라고 하진 않았지만, 힘들어 보였으면 했고, 날이 서 있었으면 해서 식단 조절을 하고, 촬영이 있는 전날에는 안 먹는 방식으로 체중 감량했다"며 "그렇게 56kg 정도까지 뺐다"고 말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그러면서 "이제 호수에서 벗어나고자 건강하게 먹고 운동도 열심히 하고 있다"며 "이렇게 말하면 좀 그런 걸 알지만, 찌는 게 더 힘들다"고 전했다.

배우 박윤호 인터뷰. / 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byun8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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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지의 서울' 인기로 인스타그램 팔로우 수도 늘어나고, 버스정류장에서도 알아보는 사람이 생겼다는 박윤호였다. 하지만 그가 '미지의 서울'에 출연하며 기쁘고 뿌듯했던 순간으로 꼽은 건 그의 부모님,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보다 편하게 시청하는 것"이라고 했다.

"부모님 휴대전화 배경 화면이 '미지의 서울'에서 제가 나온 장면이에요. 그런 걸 보면 뿌듯하더라고요.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장면을 다운받으셨대요. 그리고 제가 OTT 작품에 많이 나와서 할머니, 할아버지는 보시기 힘드셨는데, TV로 방영하니까 할아버지가 재방, 3방 방영 시간표까지 다 외우고 계시더라고요. 정말 좋았어요."

박윤호 역시 다시 한번 '미지의 서울'을 보낼 준비를 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사극에 한번 도전해보고 싶다"면서 열의를 불태웠다.

"아직은 아쉬운 것투성이입니다. '이렇게 할걸', '저렇게 할걸' 생각이 많이 들어요. 그래도 칭찬해주시는 분들의 말을 들으면서 '내가 완전히 틀리게 가진 않는구나' 용기도 얻고요. 아직은 해보고 싶은 것들이 많아요. 사극을 하면서 한복도 입어 보고 싶고, 나이가 들면서 중후함이 생긴다면 성인 호수 같은 전문직, 변호사 같은 역할도 좋을 거 같아요. 정의롭고, 불의를 참지 않는 그런 역할이요. (웃음)"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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