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먹는 약이 뭐야?"…구글식 'AI 효도'에 깜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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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구글코리아 사무실에서 열린 '2025 AI 워크숍'에서 김기환 구글코리아 매니저가 올해 구글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선보인 제미나이의 새로운 기능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박수빈 기자

20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구글코리아 사무실에서 열린 '2025 AI 워크숍'에서 김기환 구글코리아 매니저가 올해 구글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선보인 제미나이의 새로운 기능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박수빈 기자

구글이 인공지능(AI) 기술뿐만 아니라 실용성에 초점을 맞추면서 생성형 AI 시장의 판도를 뒤집을 준비를 마쳤다. 구글은 이미 지난달 개최한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 'I/O 2025'에서 경쟁사 모델들의 추론 능력을 크게 앞지르는 제미나이 2.5프로를 공개해 경쟁력을 입증하기도 했다. 또 영화 제작에 활용할 수 있는 AI 영상 편집 툴이나 구글 생태계를 바탕으로 한 개인화된 생성형 AI와 같은 다양한 기능을 앞세워 실용성을 강조하고 있다. 일상 속에 녹아드는 생성형 AI로 경쟁사와 차별화하겠다는 전략이다.

구글은 20일 오전 서울 강남구 역삼동 구글코리아 사무실에서 '2025 AI 워크숍'을 열어 올해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소개된 제미나이의 새로운 기능들을 설명했다. 김기환 구글코리아 매니저는 "올해 I/O에서 초점을 맞춘 부분은 일상에서 이용자에게 도움 되는 기능이었다"고 말했다. '이론이 현실이 되다'라는 주제 아래 개인화되고 강력해진 제미나이를 중심으로 AI 혁신을 선보이겠다는 것이다.

구글이 경쟁사의 생성형 AI와 차별점을 갖는 부분은 구글 생태계를 통한 '연동성'이다. 구글은 지메일부터 구글 달력, 독스, 드라이브, 지도까지 구글은 독자적인 생태계 안에서 이용자의 다양한 자료를 보관하고 있다. 제미나이는 이를 기반으로 이용자에게 맞춘 개인화된 정보를 제공한다. 예컨대 제미나이에게 최적화된 휴가 일정을 짜달라고 부탁하면 구글 달력과 구글 지도, 구글 플라이트를 활용해 실시간 최저가 항공편과 함께 장소·날짜를 제안하는 식이다.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이용 접근성도 올렸다. 구글은 음성대화가 가능한 AI 챗봇인 제미나이 라이브를 앱으로 출시해 PC뿐만 아니라 모바일에서도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언제 어디서든 일상에서 생성형 AI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실제로 구글이 개최한 AI 챌린지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연세대 언론홍보영상학부 재학생 이노진씨는 이날 행사에 참석해 "(구글이 이번에 새롭게 선보인 기능 중에서) 제미나이 라이브 기능을 가장 인상 깊게 봤다"며 "저를 포함해서 대학생들은 보통 노트북으로 AI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모바일 AI 기능은 처음 접했다"고 말했다.

20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구글코리아 사무실에서 열린 '2025 AI 워크숍'에서 왼쪽부터 이노진 연세대 언론홍보영상학부 학생, 김은후 연세대 언론홍보영상학부 학생, 임도영 연세대 체육교육학과 학생이 구글이 개최한 'AI 챌린지' 공모전에 참여한 소감을 말하고 있다. 사진=박수빈 기자

20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구글코리아 사무실에서 열린 '2025 AI 워크숍'에서 왼쪽부터 이노진 연세대 언론홍보영상학부 학생, 김은후 연세대 언론홍보영상학부 학생, 임도영 연세대 체육교육학과 학생이 구글이 개최한 'AI 챌린지' 공모전에 참여한 소감을 말하고 있다. 사진=박수빈 기자

이씨는 엄마와 딸이 시간이 지나면서 서로 부양자와 피부양자 역할을 바꿔가며 서로를 돌보는 과정을 통해 제미나이 라이브가 어떻게 쓰일 수 있는지 보여줬다. 예컨대 엄마가 딸의 등교길을 준비하며 오늘 급식에는 계란이 들어간 반찬이 나오는지를 묻자 제미나이는 전날 검색한 학교 급식표를 바탕으로 '오늘 제공되는 어묵에 계란이 들어가 있다'고 답변했다.

시간이 지나 딸이 고혈압으로 요양 중인 엄마를 돌볼 때 제미나이에 '병원에서 엄마가 먹던 약을 가져오라는데 어떤 약인지 모르겠다'면서 약 봉투를 찍어 질문하자 '이 알약이 혈전 방지에 사용된다. 병원에서 요청한 약일 가능성이 높다. 어머님도 약을 자주 물어보셨다'고 답했다.

이 학생은 "인간을 대체하는 생성형 AI가 아닌 인간과 함께 나아가는 AI를 보여드리고 싶었다"며 "보호자와 피보호자 관계에 있는 사람들이 AI를 사용하는 사례를 보여준다면 협력의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구글은 일상 어디서나 쓰일 수 있는 생성형 AI를 서비스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모바일이나 웹 환경에서 앱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쉽게 생성할 수 있는 AI 기반 툴인 '스티치', 생성형 AI 가 만든 이미지인지 판별하는 '신스 ID', 비디오 생성 모델인 '비오' 등 끊임없이 다양한 AI 기능을 선보이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구글코리아 관계자는 "구글은 하나의 생성형 AI 기능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다양한 이용자의 요구를 충족시키려 하고 있다"며 "서비스의 외연을 높여 기능을 고도화하고 있다고 봐주시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waterbe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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