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우진도 조언한 박준현 드래프트 참가…전체 1번 키움행 결실

'학폭 연루 의혹'에는 내부적으로 '지명에 문제없음' 결론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올해로 2년 연속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 지명권을 행사한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의 선택은 역시 박준현(천안북일고)이었다.

키움 구단은 17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에서 열린 2026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오른손 강속구 투수 박준현의 이름을 불렀다.

최고 시속 157㎞를 던지는 박준현은 일찌감치 김성준(광주제일고), 문서준(장충고)과 함께 '고교 빅3'로 평가받았다.

김성준이 텍사스 레인저스, 문서준이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각각 계약해 미국 무대에 도전장을 낸 것과 달리, 박준현은 KBO리그에서 꿈을 펼치기로 했다.

기량만 놓고 보면 전체 1순위는 의심할 여지가 없지만, 그를 둘러싼 뒷이야기가 변수가 될 수도 있다는 조심스러운 전망도 있었다.

천안북일고에서 학교 폭력에 연루했다는 이야기가 돌았기 때문이다.

키움 구단의 기준은 명확했다. 실제 학교 폭력에 가담한 사실이 인정된다면 선발에 반영하겠지만, 이야기만으로 결정할 수 없다는 게 구단의 최종 판단이었다.

박준현은 한국야구위원회(KBO) 사무국에 드래프트 신청서를 내면서 학교 폭력에 연루한 사실이 없다는 서약서와 함께 생활기록부를 제출했다.

키움 구단 관계자는 "학교폭력위원회조차 열리지 않았던 사안이라 의혹만으로 드래프트에서 우수한 선수를 안 뽑을 수는 없다"며 "여러 경로로 확인한 결과로도 지명하지 못할 정도의 결격 사유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키움 구단은 박준현이 빅리그의 러브콜을 거절하고 KBO 드래프트에 참가 신청서를 냈다는 것 자체를 의미 있게 봤다.

학교 폭력에 가담했다는 사실이 향후 드러날 것을 우려했다면, MLB 애슬레틱스 구단이 200만달러가 넘는 계약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미국 무대에 곧바로 진출했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김성준의 텍사스 입단 계약금은 120만달러고, 문서준은 100∼150만달러 수준으로 알려졌다.

박준현은 과거 KBO리그 최고의 3루수로 활약했던 아버지 박석민 전 코치와 여러 야구인 조언에 따라 KBO리그에서 먼저 경험을 쌓기로 결심했다.

박준현의 KBO 드래프트 참가 배경에는 KBO리그를 대표하는 오른손 에이스 안우진(키움)의 도움도 있다.

박준현은 수소문 해 안우진의 연락처를 받아 올해 개인적으로 조언을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 초 박준현이 진로를 놓고 고민하자 안우진은 'KBO리그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뒤 미국에 도전해도 늦지 않다'고 설득했다고 한다.

사회복무요원으로 병역을 소화한 안우진의 소집 해제일은 마침 드래프트가 열리는 이날 17일이다.

복귀를 앞두고 불의의 부상으로 어깨를 다친 안우진은 내년 전반기 복귀를 목표로 준비 중이다.

키움 팬들은 향후 안우진과 박준현이 '원투 펀치'를 이루는 모습을 꿈꾼다.

4bun@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5/09/17 14:23 송고 2025년09월17일 14시23분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