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미션 나의 문해력]수작(酬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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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꺼내 보기 ‘허위 매물로 수작 부린 중개업자 적발’, ‘선거 앞두고 표심 노린 얄팍한 수작’. 신문 기사나 일상 속에서 ‘수작’이라는 말을 종종 마주합니다. 대개 부정적인 행동이나 속셈 정도로 읽히지요. 그런데 이 말이 처음부터 이런 의미였을까요. 오늘은 ‘수작(酬酌)’이라는 말을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한자를 풀어 볼게요. 수(酬)는 ‘갚다, (잔을) 돌리다, (술을) 권하다’라는 뜻입니다. 작(酌)은 ‘술을 붓다’라는 뜻인데, 술을 따를 때 상대 잔의 양에 맞춰 알맞게 붓는다는 데서 ‘헤아리다’의 뜻도 생겼습니다. 두 한자 모두 왼쪽에 술 항아리 모양을 본뜬 ‘유(酉)’가 자리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띄네요. 수작은 본래 술잔을 주고받는 모습을 담은 말입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도 첫 번째 뜻을 ‘술잔을 서로 주고받음’이라고 풀이하고 있습니다. 술잔이 오가면서 자연스럽게 이야기도 오가서일까요. 두 번째 뜻은 ‘서로 말을 주고받음 또는 그 말’입니다. 그런데 술자리에서 오가는 말들 중에는 술김에 하는 허튼소리나 속셈을 감춘 빈말도 섞이기 마련입니다. 그래서일까요. 세 번째 뜻은 ‘남의 말이나 행동, 계획을 낮잡아 이르는 말’입니다. 즉, ‘수작을 부리다’, ‘뻔한 수작’과 같이 가장 흔하게 쓰이는 것이 바로 세 번째 의미이지요. 정다운 술잔에서 시작된 말이 얄팍한 속셈을 가리키게 됐으니 말의 운명도 사람의 운명처럼 알 수가 없다는 생각이 드네요.● 생각하기 같은 ‘수작’인데 왜 어떤 것은 정다운 대화가 되고, 어떤 것은 낮잡아 이르는 말이 되었을까요. 그 차이는 아마도 말 속에 담긴 화자의 마음 때문일 것입니다. 진심을 담아 건넨 말은 온기를 품고 있지만, 하대와 무시가 담긴 말은 냉기를 품을 수밖에 없지요. 오늘 여러분이 건네는 말들에는 어떤 마음이 담겨 있는지 한번 생각해 봅시다.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좋아요 0개 슬퍼요 0개 화나요 0개 지금 뜨는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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