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운규 영화 ‘아리랑’ 100주년 독립운동가 출신의 단역배우, ‘아리랑’ 각본-연출-주연 맡아 2년간 15만 관객이 영화 관람… 일제강점기 민족의 한 그려내 ‘아리랑’ 노래 퍼지는데 큰 역할 1926년 영화 ‘아리랑’을 감독한 춘사 나운규(가운데 아이를 껴안고 있는 사람)가 영화 제작진들과 함께 기념 촬영을 한 모습. 동아일보DB 올해 10월은 나운규의 영화 ‘아리랑’이 세상에 나온 지 100년이 되는 달입니다. 1926년 10월 1일 서울 종로의 극장 단성사는 몰려든 관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습니다. 영화에서 소리가 나오지 않던 시절이라 변사(화면 앞에서 목소리로 이야기를 들려주는 사람)의 목소리가 극장에 울려 퍼졌고, 영화가 끝나자 관객석은 눈물바다가 됐습니다. 관객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주제가 ‘아리랑’을 함께 불렀고, 일부 관객은 대한 독립 만세를 외치기도 했습니다. 당시 국내 극장을 채운 것은 대부분 미국이나 유럽 영화였고, 우리 영화는 걸음마를 막 시작할 때였습니다. 영화 ‘아리랑’은 그런 때에 세상에 나왔습니다. 개봉 당일인 1926년 10월 1일자 동아일보에는 영화 ‘아리랑’의 광고가 실렸고, 며칠 뒤 기사에는 단성사가 문을 연 뒤 이렇게 많은 관객이 몰린 적은 처음이라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아리랑’의 열기는 전국으로 퍼져 2년여 동안 약 15만 명의 관객이 영화를 봤습니다.● 독립운동가 나운규, 영화에 뛰어들다 나운규는 1902년 함경북도 회령에서 태어났습니다. 3·1운동에 참여했다가 쫓기는 몸이 된 그는 독립군으로 활동하며 일제의 철도 시설을 폭파하려다 붙잡혀 1년 6개월 동안 감옥살이를 했습니다. 감옥에서 나와 부산의 영화사에 들어간 그는 1925년 처음 영화에 출연했습니다. 처음에는 대사도 없는 단역배우였지만, 뛰어난 연기력으로 실력을 인정받았습니다. 그리고 불과 20대 중반의 나이에 각본과 연출, 주연까지 맡아 영화 ‘아리랑’을 만들어 냈습니다. 영화는 개와 고양이 그림으로 시작합니다. 서로 어울릴 수 없는 두 동물의 모습은 일제의 지배 아래 놓인 우리나라 처지를 떠올리게 합니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영진입니다. 서울에서 공부하다 3·1운동 때 고문을 받고 정신을 놓아 버린 청년입니다. 어느 날 지주의 앞잡이 오기호가 여동생 영희를 해치려 하자, 영진은 자신도 모르게 낫을 휘두릅니다. 붉은 피를 보고서야 정신이 돌아온 영진은 경찰에 붙잡혀 갑니다. 일본 경찰에 끌려가며 마을 사람들에게...
[신문과 놀자!/과거와 미래를 잇는 역사 이야기]100년 전 관객 울린 ‘아리랑’… 독립의 염원 노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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