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일업] 릿툰 [1] 도영민 대표 “서비스 시작 전, 안정적인 사업 구조를 구축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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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대 캠퍼스타운 x IT동아] 동국대학교 캠퍼스타운이 IT동아와 함께 ‘2025년 스케일업 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동국대 캠퍼스타운과 IT동아는 이번 프로그램에 참여한 스타트업들이 진행 중인 사업 전반을 소개하고, 이들의 비즈니스 모델을 분석합니다. 이어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 도전하는 문제를 해결하도록 다양한 영역의 전문가를 연결해 도우려 합니다.

숏툰 플랫폼 기업 릿툰의 멘토링 현장. 도영민 오늘당 대표(왼쪽 위)와 박햇님 릿툰 대표(우) / 출처=IT동아숏툰 플랫폼 기업 릿툰의 멘토링 현장. 도영민 오늘당 대표(왼쪽 위)와 박햇님 릿툰 대표(우) / 출처=IT동아

[IT동아 강형석 기자] 스타트업 릿툰(LitTOON)은 인스타그램에서 인기를 모으는 숏툰(10컷 이내 분량의 짧은 만화, 숏 폼 웹툰)을 모아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짧아서 더 즐거운 숏툰 플랫폼'이라는 주제 아래 이 콘텐츠의 가치를 다시 정의하고 창작자 중심의 새로운 생태계를 구축할 목표도 세웠다. 릿툰은 10월 서비스 출시를 목표로 현재 사업 구조를 다듬는다.

릿툰은 숏폼 콘텐츠의 폭발적인 성장세를 활용하려 한다. 이 가운데 기존 플랫폼들이 해결하지 못한 문제, 즉 숏툰 창작자와 소비자가 겪는 불편함을 주목했다. 인스타그램은 숏툰의 주요 유통 채널이지만, 키워드 검색이 불가능하고 해시태그에 의존하는 구조다. 연재 순서대로 작품을 정렬해 볼 수 없는 점도 문제다. 독자는 원하는 작품을 찾기 어렵고, 작가는 체계적인 작품 관리를 불가능하게 만든다. 릿툰은 숏툰 연재와 소비를 분리,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략을 구축했다.

하지만 숏툰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는 릿툰도 성장에 대한 고민이 있다. 숏툰 작가 생태계는 확보했지만 서비스를 대중에게 알리고 구독자를 확보하는 부분, 기업 광고를 유치해 수익성을 확보하는 방법 등이 고민이다.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갖춰야 숏툰 생태계를 견고히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릿툰의 고민에 도움을 주고자 IT동아는 도영민 오늘당 대표를 멘토로 주선했다. 도영민 대표는 펩시, 니베아 등 소비재 기업에서 브랜딩 경험을 쌓은 베테랑이다. 밀리의 서재 마케팅을 담당하며 서비스 성장을 이끌기도 했다. 현재 직장인 혈당 안전 길잡이를 표방하는 혈당 관리 플랫폼 오늘당을 창업했다.

릿툰만의 홍보 채널을 만들어 팬들과 함께 성장하라

초기 스타트업이 직면하는 난관 중 하나는 마케팅이다. 제한된 예산 내에서 효율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구사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도영민 대표는 마케팅 환경의 변화를 언급했다. 과거 방송을 활용한 마케팅이 효과를 봤지만 현재는 소셜미디어를 잘 활용해도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숏툰 플랫폼을 준비 중인 릿툰이 소셜미디어 채널을 개설해 팬들과 함께 성장하는 전략을 쓰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박햇님 대표 : 인스타툰 아시나요? 릿툰은 인스타툰 같은 짧은 작품을 모아놓은 플랫폼입니다. 웹툰처럼 보기 편하게 시스템을 구축한 것 외에 스토어와 부가적인 요소를 연결해 앱 내에서 놀 수 있는 공간을 만들려고 준비 중입니다. 2025년 10월 말에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에요. 곧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라 향후 지표 구성, 마케팅 등을 어떻게 해야 되는지 고민입니다.

도영민 대표 : 제가 밀리의 서재에 합류했을 때 유료 구독자 수가 3만 명 정도로 규모가 작았습니다. 당시 투자 받은 비용을 TV 광고에 집중하면서 제이-커브(성장곡선)를 한 번 그릴 수 있었어요. 하지만 대표님은 돈이 없는 상황에서 어떻게 마케팅을 진행할지 고민될 겁니다.

밀리의 서재가 TV 광고를 진행한 이후, 구독자 유입 증가세가 꺾였습니다. TV 광고 이전 수준으로 돌아간 거죠. 내부적으로 돌파구를 고민했는데 우선 각 산업의 넘버원(최고) 브랜드와 제휴해 파이프라인을 확보하는 전략을 짰어요. 독서는 필수가 아닙니다. 그래서 독서를 유도하기 위한 트리거(계기)를 만들어 줘야 됩니다. 내년부터 독서하면서 살아야겠다. 혹은 주변에서 좋은 책을 추천하는 등 계기가 있어야 겨우 독서 여부를 결정하죠.

박햇님 릿툰 대표 / 출처=IT동아박햇님 릿툰 대표 / 출처=IT동아

마침, 삼성전자에서 갤럭시 폴드가 처음 출시됐어요. 갤럭시 폴드의 대화면과 밀리의 서재의 독서 콘텐츠가 잘 어울릴 것이라는 판단에 제안서를 만들어 삼성전자를 찾았어요. 하지만 구글 측에서 연락이 오더군요. 폴더블 스마트폰이라는 새 규격에 운영체제(OS)가 맞물려야 되는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삼자 미팅 자리가 만들어진 겁니다. 비록 밀리의 서재는 마케팅 비용이 없었지만 두 기업과 잘 협의가 이뤄졌습니다. 이후 모든 갤럭시 스마트폰에 밀리의 서재 3개월 무료 구독권을 제공하면서 이름을 알렸고 매년 두 배 이상 성장한 계기가 됐습니다.

마케팅에 비용을 쓰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핵심 요소에 집중하는 게 좋습니다. 만약 저라면 가장 팔고 싶은 것을 콘텐츠화 하는데 집중할 것 같아요.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다양한 소셜미디어 채널을 만들어 키우려고 노력할 겁니다. 소셜미디어에 집중하는 이유는 대중의 관심도 때문이에요. 과거에는 방송을 활용한 사업 확장이 가능했지만 현재는 대부분 콘텐츠를 소셜미디어에서 볼 수 있어요. 그렇다고 많은 구독자를 보유한 채널에 투자하는 방법은 권장하지 않습니다. 릿툰의 철학을 좋아하는 팬들을 확보하고, 그 팬들이 계속 증가하기 위한 노력을 하는 게 핵심인 것 같아요.

박햇님 대표 : 네, 저도 그 생각에 동의합니다. 팬들과 함께 성장하며 숏툰 생태계를 구축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팬들이 실망할까 걱정이 앞서는 부분도 있습니다. 서비스 오픈 전부터 팬들을 만나 함께 고민해도 괜찮을까요?

도영민 대표 : 저는 그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팬들과 함께 성장하는 과정에서 이슈가 부각될 때 이를 레버리지(지렛대) 삼아 관리해야 된다고 봅니다. 기업들이 사업을 시작하는 단계에서 알려지지 않은 연예인을 후원하고 함께 성장하는 게 대표적이죠. 연예인들이 나 키워준 브랜드라고 말하며 더 홍보해 주기도 합니다. 이렇게 함께 성장하는 생태계가 충성도도 높고 현실적인 접근도 가능합니다. 유동 접속자가 많은 매체에 돈을 쓰겠다는 접근 방식은 효율이 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시장에 나서기 전, 사업 구조를 구축하라

많은 스타트업이 충분한 검증 없이 성급하게 제품, 서비스를 출시하고 홍보에 나선다. 도영민 대표는 릿툰이 숏툰 서비스를 시작하기 전, 사업 모델의 '경제적 생존 가능성'을 증명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서비스의 기능적 완결성이 아닌 사업 수익 구조를 먼저 구축한 뒤 홍보에 나서야 한다는 의미다.

박햇님 대표 : 그렇다면 서비스를 시작한 후 채널을 만들어 홍보하는 게 좋을까요? 아니면 서비스 시기를 미리 알리는 것부터 시작해야 될까요?

도영민 오늘당 대표 / 출처=IT동아도영민 오늘당 대표 / 출처=IT동아

도영민 대표 : 당장 홍보를 한다고 팬 유입이 빠르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릿툰 서비스 중 어떤 포인트를 알렸을 때 얼마나 관심을 보이고 채널에 유입되는지 봐야 합니다. 예로 100명에게 릿툰의 숏툰 서비스를 단순 홍보했을 때와 릿툰에 어떤 작가가 작품을 연재하고 있다고 알렸을 때 유입량을 비교해야 된다는 것이죠. 또는 네가 좋아하는 인기 작가의 굿즈를 릿툰에서 구매할 수 있다는 걸 홍보했을 때 팬 유입량도 확인해 봐야 합니다. 정리하자면 팬들이 무엇 때문에 유입되는지 전부 테스트해야 된다는 겁니다.

릿툰이 줄 수 있는 가치는 무엇인가를 최소 기능 제품(MVP – Minimal Viable Product) 단계에서 확인해야 됩니다. 가치라는 건 시장에서 불편함을 느끼고 있는 부분이거나, 상대방이 판타지를 느낄 수 있는 부분일 수 있겠죠? 그 동안 숏툰들은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는데 보기 힘들었으니 우리가 모아서 제공하겠다는 부분이 통할지, 좋아했던 작가들과 일대일로 만날 기회가 있다는 부분이 통할지 확인해 보세요. 이어 팬들이 들어와 얼마나 쓰는지, 얼마나 머무는지 등 테스트도 필요합니다.

리텐션에 영향을 주는 것들이 무엇인지, 팬들은 릿툰에 얼마까지 쓰고 나갈 것인지 다 확인하면 사업 구조가 어느 정도 잡힐 겁니다. 그때부터 홍보를 시작하면 됩니다.

제가 밀리의 서재에 재직할 때에는 사업 구조가 이미 나온 상태였어요. 여러 분석을 통해 1만 원을 쓰면 5만 원을 벌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고 즉시 TV 광고를 진행했죠. 일단 서비스를 시작하고 천천히 홍보를 진행하는 방식은 오히려 전략만 노출될 수 있습니다. 경쟁사도 지켜볼 가능성이 있으니까요. 그럴 바에 사전에 테스트를 진행하면서 얻은 지표를 바탕으로 사업 구조를 갖추는 게 유리합니다.

박햇님 대표 : 릿툰 서비스 출시 전에 작가를 모아 다양한 테스트를 진행하는 게 더 좋다는 이야기군요.

도영민 대표 : 맞습니다. 사전 테스트(CBT)처럼 여러 팬층을 데리고 테스트를 진행해 보세요. 인스타그램 숏툰과 여러 온라인 서비스에 제공되는 숏툰들을 사람들이 왜 보는지, 이 숏툰들을 모아 놓으면 사람들이 들어와 구독하는지 테스트되어야 합니다.

밀리의 서재에서도 신간, 베스트셀러 등을 추가할 때 얼마나 구독자를 머물 수 있게 만들지 고민했습니다. 그래서 신간이 매달 혹은 2주에 한 번씩 추가된다는 점을 많이 강조했어요. 릿툰도 대중에게 통하는 게 무엇인지 또는 마니아에게 통하는 요소가 무엇인지 파악하는 게 중요해 보입니다. 일단 구독자가 유입되어야 의도를 확인할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자신감을 가지세요. 비록 영세한 스타트업이지만 우리가 최고다. 많은 기업과 작가들이 우리랑 함께 하기를 기다린다는 생각을 가지세요. 정말 다 데리고 오면 되니까요.

광고주들이 작가를 만나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게 사실이라면 저는 오히려 B2C 플랫폼이 아니라 다중 채널 네트워크(MCN)처럼 에이전시(대행사)로 시작하는 게 성공 확률이 높다고 생각해요. 작가들이 사실은 돈 얘기하는 거 엄청 부담스러워합니다. 릿툰이 가격 테이블을 제시해 기준을 만들어 주고 시장을 이끌 수 있다면 오히려 그렇게 시작하는 게 성공 확률이 높다는 겁니다.

손에 잡히는 것 먼저, 그 외 요소는 계속 테스트하며 보완하라

성공적인 스타트업을 이끄는 것은 뛰어난 전술만으로는 불가능하다. 도영민 대표는 선택과 집중을 강조했다. 실현 가능한 요소를 우선 진행하고, 보이지 않는 변수는 테스트를 거쳐 완성도를 높이는 것이다. 처음부터 거창한 목표를 정하는 것보다 사업을 진행하면서 상황에 맞게 아이디어 전환을 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박햇님 대표 : 스타트업 경험이 많으시니 혹시 운영 중 유의할 점 혹은 조언해 줄 부분이 있을까요?

도영민 대표 : 계속 자신감을 가지고 운영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대기업 만났다고 위축되면 안 됩니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우리가 최고다’라고 이야기하지 않으면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아요. 그래서 우리가 무조건 최고라는 생각으로 웃으면서 좋게 가면 됩니다.

손에 잡히는 것부터 빨리 진행하고 눈에 안 보이는 변수들은 테스트를 거쳐 완성도를 높이세요. 릿툰의 구성원부터 거래처, 구독자 등 모든 사람에게 릿툰이 최고인 이유를 계속 구체화해야 됩니다. 사람들이 릿툰을 구독해야 되는 이유를 계속 알려주면 자연스레 연결될 거라 생각합니다.

모든 것이 테스트에요. 처음부터 목표를 정한 뒤 ‘이거 하면 성공할거야’라고 생각하는 스타트업이 없는 것 같아요. 진행하면서 아이디어 전환(피봇)하고 또 전환하는 식이죠. 저도 스타트업(오늘당) 창업한 지 3주 정도 됐는데 최근 아이디어 전환을 한 번 했어요. 릿툰 대표님도 아이디어 전환에 대한 생각을 항상 열어둔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처음부터 목표를 정하는 것보다 아이디어를 계속 전환하며 시장에 대응하는 용기도 필요하다고 언급한 도영민 대표 / 출처=IT동아처음부터 목표를 정하는 것보다 아이디어를 계속 전환하며 시장에 대응하는 용기도 필요하다고 언급한 도영민 대표 / 출처=IT동아

박햇님 대표 : 릿툰 서비스를 출시하는 시기에 대한 고민이 있습니다. 사전에 구독자를 모아 서비스를 더 보완하고 출시할지, 서비스를 운영하며 구독자를 분석하는 게 좋을지 고민됩니다.

도영민 대표 : 저라면 현실적인 사업을 먼저 진행하고 소비자 대상 사업 부문(플랫폼)은 테스트하면서 서비스 시기를 조율할 것 같아요. 사전 테스트 아니면 그냥 테스트로 1000명 대상 마케팅을 한다고 가정하죠. 먼저 인스타 광고 같은 걸로 진행했는데 사람들이 들어온다면 매일매일 추적해야 되는 거죠. 오늘 전환율(임프레션)이 얼마였고 클릭이 얼마였고 우리 앱 다운로드가 얼마였고 회원 가입 얼마였는지 말이에요. 추가로 비용을 어떻게 지출했고 얼마나 체류하고 서비스를 이용(리텐션) 하는지도 파악해야죠. 이 수치가 대표님이 생각하는 기준 이상을 충족했다면 그때 플랫폼 운영에 대해 고민하면 됩니다. 서비스를 시작했는데 처음부터 잘 안되면 기대감이 다 사라지거든요.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계속 고치는 건 맞지만 어느 정도 내가 자신 있을 때 진행하는 게 맞다고 봅니다.

밀리의 서재는 처음부터 코어 타겟을 알고 있었어요. 밀리의 서재는 전자책을 무제한 볼 수 있으니 사람들이 써보도록 유도하고 개선점(피드백)을 많이 받았습니다. 여러 개선점을 반영하다 보면 일부 서비스 방향이 바뀔 수 있어요. 릿툰도 이 과정을 거치면 작가들이 노는 플랫폼을 만들고 싶은지, 구독자들이 와서 콘텐츠를 소비하고 싶은 플랫폼으로 갈 건지 정해질 것 같아요.

박햇님 대표 : 릿툰을 어떻게 운영해야 될지 방향성을 제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업계를 경험하신 선배님의 조언을 되새기면서 릿툰의 사업 구조와 서비스 방향을 고민해 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IT동아 강형석 기자 (redb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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