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IP '전독시' 실사화, 버프냐 디버프냐…주사위는 던져졌다 [종합]

6 hours ago 1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 스틸컷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 스틸컷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글로벌 누적 조회수 3억뷰를 기록한 메가 히트 웹소설 '전지적 독자 시점'이 300억원의 제작비를 쏟아부어 실사 영화로 재탄생했다. 안효섭과 이민호의 얼굴을 통해서다.

2018년 연재 이후 센세이셔널한 인기를 누린 원작은 '소설 속 세계가 현실이 됐다'는 설정과 소설을 끝까지 읽은 유일한 '독자'가 소설 속 주인공 '유중혁'과 바뀐 세계에서 만나 새로운 결말을 만들어 가는 장대한 이야기다. 'PMC: 더 벙커', '더 테러 라이브'의 김병우 감독이 연출을 맡아 한국의 판타지 액션 장르의 새로운 역량을 선보인다.

오는 23일 개봉을 앞둔 이 작품은, 개봉 전부터 원작 훼손 논란으로 팬덤 사이에서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원작의 복잡한 설정과 방대한 세계관을 2시간 남짓한 러닝타임에 어떻게 담아냈는지, 그리고 원작 팬덤과 새로운 관객층 양측의 시선을 모두 사로잡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실사화에 따른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가운데, 이 작품이 어떤 평가를 받을지 이목이 쏠리는 가운데 15일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 스틸컷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 스틸컷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이날 김병우 감독은 "원작을 안 읽어본 분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배우들에게 꼼꼼히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는 "유명 원작을 기반으로 만든다는 건 버프(게임 상 강화 효과)도 있지만 디버프(부정적 효과)도 있다"며 "전에 답습했던 걸 버리고 관객들이 보지 못했던 재미를 만들어 내려고 했다. 원작을 아는 불편한 시선으로 보는 분들도 있지만 기대 없이 그냥 (영화 속) 3호선 지하철에 앉아 계시면 나머지는 저희가 알아서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도대체 이걸 어떻게 영화로 만들어야 하나'하는 고민이 있었다. 원작에서 좋은 가치가 크지만 영화에선 '함께한다는 것'에 집중했다"며 "능력을 모두가 살아남기 위해 쓴다는 메시지가 와닿았고, 인물의 내면을 뾰족하게 그려내려고 했다"고 연출 의도를 설명했다.

최근 '케이팝 데몬 헌터스' 목소리 연기를 통해 화제를 모은 안효섭이 10년 넘게 연재된 소설의 결말을 알고 있는 유일한 독자 '김독자' 역을 맡아 스크린 데뷔에 나섰다.

안효섭은 "원작의 김독자에 나만의 독자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부담감은 처음엔 이렇게 큰지 몰랐다. 대본만 보고도 매력적이라 생각했다. 배우로서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으로 기대가 됐는데 많은 기대를 받으며 부담감이 생겼다"고 털어놨다.

이어 "대본에 충실해 이야기를 나누며 최선을 다해 촬영했다"며 "제 바람은 원작 팬분들과 아닌 분들이 모두 즐길 수 있는 작품이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 스틸컷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 스틸컷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 스틸컷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 스틸컷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파친코'로 성숙한 연기력을 선보인 이민호는 10년 넘게 연재된 소설의 주인공 유중혁을 맡아 복잡다단한 감정선과 액션 장면을 자유자재로 선보인다.

10년 만의 영화라 밝힌 이민호는 "굉장히 떨린다"면서도 "사랑받았던 콘텐츠를 만들 때 가장 중요한 건 IP가 지향하는 방향성과 연기하는 캐릭터의 정서를 훼손시키지 않는 선에서 내 감정을 얹는 것이었다"며 "판타지라 생각하지 않고 유중혁이라고 생각하고 연기했다. 그래서 충분히 외롭고 쓸쓸하게 작업했다"고 털어놨다.

여기에 채수빈이 명주실을 사용하는 능력으로 동료를 치유하는 유상아 역을 맡았고, 우월한 피지컬과 힘으로 위기에 빠진 사람을 돕는 군인 이현성에는 신승호가 이름을 올렸다.

시민들을 궁지로 몰아놓는 괴물보다 더한 인간들에게 정의의 칼을 휘두르는 정희원 역은 나나가, 유중혁을 '사부'라 부르며 따르는 고등학생 이지혜 역은 블랙핑크 멤버 지수가 연기했다. 또 곤충을 사랑해 곤충들과 대화할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을 갖춘 소년 길영은 권은성이 연기했다.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 스틸컷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 스틸컷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 스틸컷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 스틸컷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전지적 독자 시점'은 압도적인 스케일의 CG와 화려한 VFX(시각 효과)로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안효섭은 "제가 언제 어룡의 배 속에서 싸우고 동료들을 구하겠느냐"며 "현장에서 찍으며 상상만 했는데 영화로 보니 쾌감이 크다"고 만족했다.

나나는 "블루스크린 연기가 처음이었는데 온전히 감정을 표현할 수 있을지 고민이 많았다. 현장에 갔더니 모든 사람이 집중하고 몰입해서 고민했던 게 없어졌다. 마음껏 상상하며 자유롭게 연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채수빈은 "싸우는 상대가 눈앞에 없어 어려움이 없진 않았다"며 "제 무기가 실이라 이 액션을 어떻게 해야 할지 무술팀, 감독님과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고 설명했다.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 스틸컷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 스틸컷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김 감독은 "원작이 있는 영화라 기대를 많이 받는 만큼 부담이 되기도 한다. 이 한편 만으로도 온전히 즐길 수 있게 디자인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후속편에 대해 "처음부터 다음 이야기가 있었다. 그다음 편까지 진행 중이다. 이 영화가 극장에서 얼마나 사랑받느냐에 따라 후속편의 향방이 결정될 것 같다"고 털어놨다.

그는 "영화계의 위기를 절실하게 느끼고 있다"며 "이 영화로 관객에게 어떻게든 극장 영화가 아직 재밌다는 걸 증명하고 싶었다. 나와 배우들의 간절한 소망"이라고 바람을 드러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