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리그 여자부 결승서 이다은에 0-3 패배로 첫 우승 놓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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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 이동칠]
(광명=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우승하고 싶은 마음에 힘이 많이 들어가고 너무 서둘렀던 것 같아요. 게임 포인트를 두 번 잡고도 우승을 놓쳐 너무 아쉬워요."
한국 여자탁구 수비수 계보를 이은 이승은(18·대한항공)은 15일 경기도 광명 아이벡스(IVEX) 특설경기장에서 열린 프로탁구리그 여자부 결승에서 이다은(20·한국마사회)에게 0-3으로 져 우승을 놓친 뒤 왈칵 눈물을 쏟았다.
그도 그럴 것이 종합선수권 우승 경력의 베테랑 양하은(화성도시공사)과 이은혜(대한항공) 등 우승 후보들을 잇달아 꺾고 결승에 올라 우승 기대가 컸기 때문이다.
특히 이다은과 결승에선 첫 게임과 3게임에 모두 먼저 10점에 도달하고도 듀스를 허용한 뒤 두 번 모두 10-12로 내준 게 못내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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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 이동칠]
이승은은 게임 스코어 0-3 패배와 함께 준우승이 확정된 후 눈물을 쏟았고, 코트를 벗어난 후에도 한참이나 눈시울을 붉히면서도 팬들의 셀카 요청에는 V자를 그려 보였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 우승해야겠다는 마음이 간절했던 것 같다"면서 "게임 포인트를 두 번 만들고도 진 건 심리적으로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되돌아봤다.
이승은은 만안초 2학년 때 처음 탁구 라켓을 잡았고, 2023년 안양여중 졸업 후 고등학교에 진학하지 않고 곧바로 실업팀 대한항공에 입단했다.
이승은은 데뷔 후 국내 대회 8강권에 진입하며 주목받았으나 작년 2월 미끄러져 넘어진 바람에 어깨가 탈구돼 1년 가까이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시련을 겪었다.
부상에서 회복한 그는 2003년 파리 세계선수권대회 때 신기에 가까운 커트 수비를 앞세워 남자단식 은메달을 땄던 '깎신' 주세혁 감독과 수비수로 이름을 날리며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여자단식 동메달을 땄던 김경아 코치의 집중 조련을 받아 기량이 급상승했다.
끈질긴 커트 수비에 이은 빠른 공격 전환은 주세혁 감독과 김경아 코치의 장점을 모두 장착한 모습이다.
171㎝의 키를 이용한 포핸드 공격력은 흠잡을 데가 없고 표정을 드러내지 않는 포커페이스는 이승은의 트레이드 마크다.
특히 올해 5월 도하 세계선수권대회(개인전)에 출전했던 38세의 수비수 서효원(전 한국마사회)이 이번 대회 참가를 끝으로 은퇴해 수비 전문 선수인 이승은에 대한 기대감이 더 커졌다.
김경아-박미영-서효원으로 이어졌던 여자 수비수 명맥을 이승은이 이으며 이번 대회에서 성장 가능성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주세혁 대한항공 감독은 "이승은 선수가 결승에선 이기고 싶은 마음 때문에 소극적인 플레이를 하는 등 자기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면서 "큰 무대에서 값진 경험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경아 코치는 "작년 부상으로 한참을 쉬어 올해 4월에도 컨디션이 좋지 않았는데 두 달 사이에 집중적인 훈련으로 엄청나게 좋아졌다"면서 "서효원 선수가 은퇴한 시점에서 승은이 같은 수비수가 활약을 해줘 반갑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승은은 "(서)효원 언니가 수비수로서 너무 큰 역할을 했기 때문에 책임감이 무겁다"면서 "내년 국가대표로 국제대회에 나가고 싶고, WTT(월드테이블테니스) 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chil8811@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5년06월15일 15시38분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