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VP' 안영준 21점 맹활약에 SK 3패 뒤 연승…타마요는 4·5차전 한 자릿수 득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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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서명곤 기자 = 13일 서울 송파구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KCC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5차전 서울 SK와 창원 LG의 경기. 서울 SK 안영준이 슛을 하고 있다. 2025.5.13 see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프로농구 정규리그 1위 팀 서울 SK와 2위 창원 LG의 '진검 승부'가 양 팀 간판 포워드의 엇갈리는 희비 쌍곡선과 함께 알 수 없는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5일부터 열린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 4승제)에서는 1∼3차전을 LG가 모두 잡으며 창단 28년 만의 첫 우승 꿈을 부풀렸다.
하지만 11일 4차전에서 SK가 73-48 압승으로 벼랑 끝 1승을 챙기더니, 13일 5차전에서도 86-56 대승을 거두며 시리즈 분위기를 완전히 바꿨다.
챔프전에서 1∼3차전을 모두 내준 팀이 2연승을 거둔 것부터 프로농구 최초의 사례라 '리버스 스윕' 가능성이 서서히 언급되고 있다.
이런 두 팀의 상황엔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인 SK 안영준과 LG 아시아 쿼터 포워드 칼 타마요(필리핀)의 활약 여부가 자리 잡고 있다.
이들은 각 팀에서 핵심 외국인 선수인 자밀 워니(SK·22.6점), 아셈 마레이(LG·16.1점)에 이어 정규리그 평균 득점이 가장 높은 선수들이다.
안영준은 평균 14.2점, 타마요는 15.1점을 넣어 SK와 LG가 정규리그에서 각각 1, 2위에 오르는 데 공을 세웠다.
챔프전에서도 이들의 활약이 관전 포인트 중 하나였는데, LG가 예상을 깨고 연승을 거둔 1∼3차전에서 타마요가 먼저 날아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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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서명곤 기자 = 13일 서울 송파구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KCC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5차전 서울 SK와 창원 LG의 경기. 서울 SK 안영준, 오세근, 아이재아 힉스가 창원 LG 칼 타마요를 수비하고 있다. 2025.5.13 seephoto@yna.co.kr
1차전에서 24점 10리바운드로 기선제압에 앞장선 타마요는 2차전 27점 7리바운드, 3차전 18점 6리바운드를 올리며 LG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3연승으로 LG가 우승을 눈앞에 두자 타마요가 챔프전 MVP 후보로 거론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타마요는 4차전에서 7점, 5차전에서 8점에 그쳤고 이 기간 팀도 완패했다.
2m를 넘는 장신이면서도 외곽슛과 기술도 좋아 SK의 수비를 요리조리 뚫어내던 타마요는 4, 5차전에선 SK의 압박 수비에 가로막히며 존재감이 희미해졌다.
반면 SK가 3연패를 당할 동안 부진에 마음고생이 심했던 안영준은 4, 5차전으로 완전히 반등했다.
안영준은 1차전 11점, 2차전 9점, 3차전 7점에 그치며 정규리그 MVP답지 않다는 평가를 들어야 했다.
특히 7일 2차전에 그가 타마요 전담 수비에 나섰다가 1쿼터에만 개인 반칙 3개를 기록한 건 SK의 경기 계획에 큰 지장을 주며 패배의 원인이 됐다.
하지만 안영준은 4차전에서 13점 8리바운드로 반등 조짐을 보이더니 5차전에선 양 팀 최다 21점을 폭발해 SK의 대반격 선봉장 역할을 했다.
21점은 안영준의 챔프전 개인 최다 득점 신기록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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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서명곤 기자 = 13일 서울 송파구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KCC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5차전 서울 SK와 창원 LG의 경기. 서울 SK 안영준이 슛을 하고 있다. 2025.5.13 seephoto@yna.co.kr
LG 포워드 정인덕의 수비에 고전하던 안영준은 5차전 3쿼터 첫 득점을 정인덕을 상대로 돌파해 파울을 얻어내며 '3점 플레이'로 장식하는 등 완전히 극복한 모습을 보였다.
3연패 동안 공격이 특히 풀리지 않으면서 해법을 고심했던 SK의 전희철 감독은 "안영준이 4, 5차전에서 본인이 해야 할 농구를 잘해줬다. 감을 찾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안영준은 "사실 부담감을 잘 느끼지 않는 성격인데 부진하다 보니 부담감이 쌓이더라. 동료들이 나를 믿고 플레이하는데 내가 못 해주니까 부담감이 생긴 것 같다"면서 "개인적으로 많이 힘들었는데 이제 괜찮다"고 밝혔다.
창원으로 무대를 다시 옮겨 열릴 15일 6차전은 LG가 창단 첫 우승을 확정할지, SK가 벼랑 끝에서 한 걸음 더 멀어져 '새 역사'의 발판을 놓을지가 갈리는 이번 시리즈 최고의 분수령이다.
SK가 LG의 '짠물 수비'를 깨뜨리며 정규리그 우승팀의 위용을 되찾고 있고, LG는 SK의 '밀어내기' 수비에 크게 흔들린 가운데 이 경기 또한 각 팀의 공격을 이끄는 안영준과 타마요의 활약에 승부가 좌우될 공산이 크다.
songa@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5년05월14일 12시14분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