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세계를 상대로 관세 전쟁을 시작한 지 1년이 지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4월 2일 백악관에서 ‘미국 해방의 날’을 선언하고 주요 교역 국가별 상호관세 부과를 담은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힘입어 사실상 무관세 혜택을 받던 한국에 대해서도 25% 상호관세 부과(현재는 글로벌 관세 10% 적용)를 발표해 큰 충격을 안겼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이 주도해 만든 자유무역 질서를 스스로 무너뜨린 관세 정책을 시작한 것으로 그 파장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현재로선 트럼프 관세는 모두를 패자로 만드는 정책이 되고 있다. 미국의 지난해 무역수지 적자는 고율 관세 부과에도 전년 대비 0.2%(21억달러) 줄어드는 데 그쳤다. 제조업 일자리가 오히려 감소했다는 통계가 나왔고, 수입 가격 상승으로 소비자물가 불안도 키웠다. 동시에 세계 경제엔 보호무역주의 흐름 확산이라는 생채기를 남겼다. 유럽연합(EU)만 해도 지난달 공공 조달 등에서 유럽산을 우대하는 산업가속화법안(IAA)을 내놨다. 미국 대신 유럽으로 향하는 중국산 덤핑 수출이 늘자 무역장벽을 높인 것이다.
여기다 트럼프 관세는 1년이 지났는데도 불확실성이 줄어들기는커녕 오히려 증폭되는 양상이다. 미국 정부는 지난 2월 연방대법원이 기존 상호관세를 위법으로 판결하자 새로운 글로벌 관세 10%를 도입했지만, 이는 150일 동안만 유효한 한시적 조치다. 법적 안정성을 갖춘 무역법 301조 관세를 부과하기 위해 지난달부터 한국 일본 중국 유럽연합(EU) 등 주요 교역국을 상대로 불공정 관행 조사를 벌이고 있다. ‘역주행’ 트럼프 관세를 멈추기는커녕 새로 판을 짜는 상황이라는 얘기다.
우리로서는 최소한 3500억달러(약 530조원) 대미 투자를 조건으로 약속받은 관세 조건을 지켜내는 게 당면 과제다. 일본 중국 대만 등 경쟁국 대비 불리하지 않아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한 달을 훌쩍 넘긴 미국·이란 전쟁으로 호르무즈해협이 봉쇄된 탓에 석유 공급망 위기까지 덮친 상황이다.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대외 환경이지만, 불확실성을 줄여가는 게 위기 극복의 첫 번째 관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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