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중동전쟁을 계기로 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대전환을 추진하기로 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어제 국무회의에서 재생에너지 설비 용량을 2030년까지 100기가와트(GW) 이상으로 확대하는 내용의 ‘에너지 대전환 추진 계획’을 보고했다. 이를 통해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20% 이상으로 높인다는 구상이다.
중동 사태 장기화로 우리 경제는 3고(고환율, 고물가, 고금리) 충격과 공급망 위기를 겪고 있다. 에너지 안보를 위해 에너지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정부가 제시한 장밋빛 목표를 달성하기에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현재 34GW가량인 재생에너지 누적 설비 용량을 5년 안에 세 배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부터 도전적이다. 당초 목표인 78GW도 실현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 상황에서 이보다 22GW를 높여 잡았다. 올해부터 매년 13GW 이상 설비용량을 늘려야 한다. 전국 곳곳에 태양광 패널과 풍력 터빈을 깔지 않고선 쉽지 않다. 정부는 산업단지 지붕형·수상형·영농형 태양광 발전소를 대폭 늘리고, 접경지역·공공기관의 유휴부지도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최대 난제는 전력망이다. 재생에너지는 날씨 등 외부 요인에 영향을 받는 간헐성이라는 본질적 한계를 지닌다. 호남과 제주에선 생산된 재생에너지를 전력망이 수용하지 못해 발전을 강제 중단하는 일도 빈번하다. 송전망 확충이 필수지만 주민 반발 등으로 난항을 겪고 있다. 설비용량만 잔뜩 늘려 에너지를 생산해 놓고 쓰지 못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전기요금 인상 우려도 적지 않다.
원자력 발전 내용이 빠진 것도 아쉬운 대목이다. 원전은 가장 저렴하고 안정적인 에너지원이다. 중동전쟁 이전부터 세계 각국은 인공지능(AI) 시대 폭증하는 전력 수요에 대비하기 위해 원전 늘리기에 나섰다. 우리가 보유한 가장 경쟁력 있는 에너지원을 활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에너지 전환의 속도를 높이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원전의 효율성을 도외시하고 재생에너지 확대만을 급격히 추진하는 것은 곤란하다. 신재생에너지와 원전을 함께 육성하는 유연한 정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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