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콘진원, IP자립·AI혁신으로 거듭나야

1 hour ago 1

한국콘텐츠진흥원(콘진원)이 장장 20개월에 걸친 수장 공백기에 마침표를 찍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콘텐츠 분야 연구원 출신 김윤지 신임 원장을 내정하면서, 마침내 조직 정상화 및 산업적 역할 재가동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번 내정은 지난 1차 공모 때 일어난 후보 전원 부적격이라는 난항 끝에 이뤄진 만큼, 새 수장에게 요구되는 전문성의 잣대가 그 어느 때보다 높았음을 방증한다. 관료적 행정 안정을 넘어 이제는 철저한 산업 전문가 시각에서 콘텐츠산업 정책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할 때다.

정부가 'K콘텐츠 주도 문화수출 50조원'을 국정 목표로 제시한 상황에서 콘진원의 어깨는 그 어느 정부 때 보다 무겁다. 올해 예산이 7051억원으로 증액됐으며 수출 관련 예산도 크게 늘려 잡았다. 하지만, 외형적 성장 뒤에 가려진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는 것이 더 급한 과제다.

K드라마와 K팝이 세계 시장을 흔들고 있지만, 정작 막대한 수익은 글로벌 플랫폼이 독식하는 구조다. 플랫폼 의존도를 낮추고 우리 기업 협상력을 높이려면 '지식재산(IP) 창출과 자립 역량 강화'가 시급하다. 값진 토종 IP를 더 많이 확보할 수 있는 입체적인 전략을 짜야 한다.

급변하는 인공지능(AI) 시대에 대응하는 정책 재편 역시 미룰 수 없는 사안이다. 콘진원은 수장 공백 시간을 메우기 위해 AI 전환 가속화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현재 진행 중인 제작 지원이나 인력 양성 수준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산업 현장에서 갈구하는 AI 학습데이터 활용 기준 마련, 저작권 보호, 창작자 권익 보장 등 근본적인 제도·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기술 도입과 산업 육성의 조화로운 설계를 통해 AI를 K-콘텐츠의 새로운 엔진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콘텐츠 관련 정책 사령탑인 문체부 장관과 콘진원장의 호흡도 기대한다. 주무부처 장관이 미디어·산업계에서 두루 축적한 현실감과 김 원장의 학술적이고 체계적인 이론이 더해진다면 가장 힘 있는 K콘텐츠 전략이 발휘될 것이다.

글로벌 콘텐츠 시장은 하루가 다르게 격변하고 있다. 새 원장의 학술적 전문성을 최대한 살려 조직의 혁신을 이끌고 산적한 시장의 과제를 속도감 있게 추진해야 한다. 콘진원이 단순한 지원 기관을 넘어 글로벌 무대에서 우리 콘텐츠 산업의 영토를 넓히는 K문화개척자로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전경.한국콘텐츠진흥원 전경.

editorial@etnews.com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