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채무조정 재신청 올 들어 3만… ‘습관성 탕감’은 악순환 부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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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DB 빚을 깎아주거나 상환 기간을 연장해 줘도 다시 부채의 수렁에 빠져 당국에 채무조정을 재신청한 사람이 올해 들어 3만 명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포용금융’이라는 이름으로 저소득층과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채무조정의 문턱을 낮추고 있지만, 이들이 재기하지 못하면 소용이 없다. 신용회복위원회가 5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이종욱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8월 채무조정 재신청자는 2만7864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연간 신청자의 82%를 8개월 만에 넘겼다. 특히 소득 기반이 약한 60대 이상 고령자와 20, 30대 청년층 한계 차주들이 빚의 늪에서 좀체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채무조정은 빚을 갚지 못하는 한계 채무자에게 금리나 상환 기간을 조정해 주거나 원금이나 이자를 깎아주는 제도다. 채무조정으로 빚을 모두 갚고 나서 다시 새로운 빚이 생겨 갚기 어렵게 되면 재신청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채무조정을 받고 약속한 변제금을 제때 갚지 않아 약정이 실효될 경우 3개월이 지나면 다시 채무조정을 신청할 수 있다. 문제는 습관처럼 빚 탕감이 반복되면 허리띠를 졸라매고 성실하게 빚을 갚은 사람들을 역차별하고 ‘빚은 갚지 않아도 된다’라는 도덕적 해이를 키운다는 점이다. 질병이나 실직으로 빚을 상환할 능력을 잃은 저소득층을 지원하더라도 상환 의지 없이 습관적으로 채무조정의 문을 두드리는 악성 차주는 심사 단계에서 철저히 걸러낼 필요가 있다. 채무조정 신청자는 지난해 20만9000여 명으로 2022년에 비해 약 51% 늘었다. 같은 기간 채무조정 확정 인원도 56% 증가했다. 채무조정이 늘어나면 재조정 신청도 증가한다. 그 이면에 경기 침체와 소득 부진으로 재기하지 못하는 한계 차주와 습관적 빚 탕감의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 무엇보다 빚을 갚으려는 의지가 부족하고 소득 기반이 허약하면 채무조정을 받아도 빚의 악순환에서 빠져나오지 못한다. 포용금융은 채무 탕감이 아니라 채무자의 경제적 자립과 재기에 초점을 맞춰 설계하고 성과를 평가해야 한다. 좋아요 0개 슬퍼요 0개 화나요 0개 지금 뜨는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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