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상무부가 필리조선소 등 한화오션의 미국 내 자회사 5곳을 겨냥한 제재를 14일 발표했다. 해당 기업들이 중국 내 개인·기업과 거래하거나 협력하는 것을 금지했다. 중국이 미중 무역전쟁과 관련해 한국 기업을 직접 제재 대상에 올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필리조선소는 8월 이재명 대통령이 방문한 곳으로, 한미 조선업 협력인 ‘마스가(MASGA) 프로젝트’의 상징으로 여겨져 왔다. 상호 제재와 보복의 기싸움을 벌이고 있는 미중 간 통상 갈등의 유탄이 애꿎은 한국에 떨어졌다.
이번 조치는 미국 측이 중국 선박에 대한 입항 수수료를 부과하기 시작한 날 발표됐다. 중국 상무부는 “한화오션이 미국 정부의 조사 활동을 지지하고 협조해 중국의 주권, 안보, 발전 이익을 해쳤다”는 주장을 폈다. 호주, 이탈리아 등도 미국 내에서 조선소를 운영하고 있는데 한국만 콕 찍어 제재한 것이다. 조선·해운 경쟁국인 한국을 견제하면서 한미 공급망 협력에 균열을 내려는 전략적 조치라는 해석이 나온다. 향후 미중 갈등 상황에 따라 조선뿐 아니라 미국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는 반도체, 배터리, 철강, 기계부품 등으로 제재가 확대될 경우 타격이 커질 수 있다. 2016년 주한 미군의 사드(THAAD) 배치 때처럼 중국 내 한국 기업에 대한 대대적 보복이 재연될까 우려된다.
최근 미국과 중국은 이달 말 미중 정상회담과 무역협상 담판을 앞두고 협상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서로에게 십자포화를 퍼붓고 있다. 관세 위협을 넘어 희토류, 리튬 배터리, 인조 다이아몬드 등 전략 물품 수출 통제, 입항 수수료 부과, 대두·식용유 등 농식료품 교역 중단 등으로 전선을 확대하고 있다. 미중 갈등의 여파가 우리 기업들의 피해로 이어지지 않도록 통상 채널을 가동해 적극 대응에 나서야 할 것이다.
양자택일을 강요하는 미국과 중국의 협공에서 질식하지 않으려면 근본적으론 양국에 대한 과도한 의존에서 벗어나야 한다. 올해 상반기 한국 수출에서 미국과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36%에 이르고, 수출 품목도 자동차, 반도체 등에 몰려 있다. 한국은 세계 10대 수출국 중 수출 품목 및 시장 편중이 가장 심하고, 중국에 대한 공급망 의존도가 높다. 미중 갈등 장기화에 대비하려면 이것부터 고쳐 나갈 필요가 있다.- 좋아요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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