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값 통계가 조사 기관마다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KB부동산, 부동산R114 등이 내놓는 수치가 같은 시장을 바라보고 있는지 의구심이 들 정도로 제각각이다. 한쪽은 오름폭이 커졌다고 하고, 다른 쪽은 상승세가 약해졌다고 한다. 심지어 상승과 하락을 정반대로 내놓는 경우도 있다. 공공기관인 한국부동산원은 지난 3월 마지막 주 서울 아파트값이 한 주 전보다 0.12% 올라 상승폭이 확대됐다고 발표했다. 반면 같은 날 KB부동산은 3주째 서울 집값 오름세가 약해졌다는 조사 결과를 내놨다. 엇갈린 통계에 내 집 마련을 고민하는 수요자의 혼란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
통계가 갈리는 근본 원인은 조사 방식 차이에 있다. 한국부동산원은 표본 가구를 대상으로 시세 조사원이 매물, 호가, 실거래가 등을 확인해 적정 가격을 책정한다. KB부동산은 현장 중개업소 입력값을 담당자가 검증하는 방식이다. 여기에 ‘기하평균’과 ‘산술평균’이라는 수학적 산식 차이까지 있다. 또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는 가계약 시점과 최종 계약까지 최대 한 달가량 시차가 발생하는 문제 등으로 정확한 시세 반영이 쉽지 않다.
매주 소수점 단위의 집값 변동을 생중계하듯 내놓는 ‘경마식 중계’가 필요하냐는 지적도 나온다. 주택은 단기간에 사고파는 상품이 아님에도 시장 전체가 매주 발표되는 미세한 수치에 일희일비하고 있어서다. 조사기관이 주간 단위 수치를 내놓으면 속보 경쟁이 벌어지기도 한다. 이런 단기 변동성 중계는 시장 불안을 부추기는 부작용을 낳는다.
단기적 수치보다는 장기적 ‘흐름’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집값 통계는 시장의 방향을 읽는 나침반이지, 시장을 움직이는 동력이 돼서는 곤란하다. 조사기관은 통계 투명성을 높여 데이터 간 괴리를 좁히려는 노력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 정부 역시 주간 단위의 미세한 변동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보다는 수급 불균형을 최소화할 정책 마련에 힘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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