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인공지능(AI) 3대 강국 도약을 위해 속도를 내고 있지만 정작 교육 현장에선 AI를 가르칠 교사 부족으로 AI 교육에 차질을 빚고 있다. 올해부터 ‘정보’ 과목은 중학교에선 수업 시간이 2배로 늘었고, 고등학교에선 고교학점제 과목으로 개설됐다. 하지만 컴퓨터 기초 교육조차 어려울 만큼 ‘정보’ 교사가 턱없이 부족하다. 지난해 경기, 대구, 세종을 제외한 14개 시도에서 ‘정보’ 교사는 학교당 평균 1명도 되지 않았다. 지역에선 교사 1명이 10개 학교를 돌며 수업하거나 비전공자가 수업을 맡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전국에 컴퓨터교육과가 설치된 사범대는 9곳뿐이고 한 해 정원은 193명에 그친다. 최근 5년간 컴퓨터교육과 정원은 10명 남짓 늘어 사실상 동결된 상태였다. 교직 과정을 운영하는 40개 대학 컴퓨터 관련 전공 정원을 합쳐도 한 해 434명이 배출된다. 이들이 모두 교사로 임용되는 것도 아닌 데다 5679곳에 달하는 전국 중고교 수에 비해 태부족한 상황이다.
혁신적인 AI 기업이 속속 탄생하고 있는 중국은 2001년부터 초등학교 ‘정보’ 교육을 시작했지만 우리나라는 2019년에야 ‘실과’ 과목 내에서 일부 다루기 시작했다. 최근 중국 베이징시가 AI 전문 교사 100명, 핵심 교사 1000명을 순차적으로 양성하기로 하는 등 지방정부 차원에서도 AI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은 2027년까지 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신기술 분야에서 인력 6만 명이 부족할 것으로 추산했다. 첨단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확보하고, AI 고속도로를 까는 등 인프라가 구축된다고 한들 이를 움직일 인재가 없다면 AI 강국 도약은 헛구호가 될 것이다. 초중고교 AI 교육을 강화하고 교사 양성에 과감하게 투자해 AI 강국의 뼈대부터 세워야 할 것이다.- 좋아요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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