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전도 양자컴퓨터 구동 핵심 장비인 '극저온 냉동기'를 개발·공급하는 핀란드 블루포스(Bluefors)가 양자컴퓨터 가동 효율을 높이기 위한 연구에 돌입했다.
영하 210~220도 환경에서 가동되는 초전도 양자컴퓨터가 보다 높은 온도에서도 작동할 수 있도록 해 에너지 효율을 높일 계획이다. 블루포스는 매우 낮은 온도에서 물질을 처리하고 보관하는 크라이오제닉 원천기술을 활용, 세계 극저온 냉동기 시장의 약 95%를 점유하는 세계 1위 기업이다.

이마드 아바디 블루포스 테크니컬 어카운트 매니저는 최근 전자신문과 만나 “초전도 양자컴퓨터 가동을 위한 쿨링에 막대한 에너지가 소모되는데 공급사와 수요사 모두 이를 최소화하기 위한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초전도 양자컴퓨터는 초전도 물질로 만들어진 전자회로로 얽힘·중첩 등 양자 특성을 가진 큐비트로 연산을 수행하며 IBM, IQM, 구글 등이 개발하고 있다.. 극도로 불안정한 양자컴퓨터를 초전도체로 안정화하는 게 핵심 기술인데 보통 영하 210~220도 극저온 환경에서 초전도 성질이 발동, 극저온 냉동기가 필수다.
블루포스는 헬륨을 활용해 극저온 환경을 구현한다. 현재 영하 210도 환경에서 가동되는 초전도 양자컴퓨터를 조금 더 높은 온도에서도 가동되도록 지원하는 게 단기 목표다. 극저온 냉동기 온도가 1도 올라갈 때마다 에너지 효율은 상승 곡선을 그려 ESG 구현 등에 이바지할 수 있다.
아바디 매니저는 “블루포스의 강점은 제품 판매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연구자·커스터머와 지속 교류한다”며 “기술 지원을 하는 것은 물론, 피드백을 받아서 냉동기 성능과 운영 노하우를 향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블루포스는 국내에서 슈퍼컴퓨터를 가동 중이거나 초전도 양자컴퓨터를 개발·연구하는 KAIST,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 포항공대 등 40여개 연구실에 냉동기를 보급했다. 핀란드 양자컴퓨터 기업 IQM도 블루포스 냉동기를 사용한다.
아바디 매니저는 “한국에서는 대학과 연구기관·기업 중심 슈퍼컴퓨터 활용과 양자컴퓨터 개발은 물론, 연세대나 충북대와 같이 양자컴퓨터 도입이 본격화되고 있다”면서 “기술 지원 수요가 늘어나고 극저온 냉동기를 도입하는 기업·기관이 늘어나면 직접 한국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종진 기자 trut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