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JP모건체이스의 CEO로 취임한 다이먼은 월가에서 드물게 20년째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는 재임 기간 기업가치를 10배 이상으로 성장시키며 씨티그룹을 제치고 세계 최대 가치의 금융제국을 만들었다.
다이먼은 1956년 뉴욕의 주식 중개인 집안에서 태어났다. 미국 터프츠대에서 경제학과 심리학을 전공하고,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했다. 1982년 그는 자신보다 23세 많은 금융인 샌디 웨일을 만난다. 웨일은 당대 월가에서 메릴린치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중개회사를 설립해 매각하는 등 인수합병(M&A)으로 이름을 날린 베테랑이었다. 둘은 함께 1986년 커머셜크레디트에 들어가 프라이메리카, 트래블러스, 시어슨, 씨티코프 등 굵직한 회사를 잇달아 사들였고, 1998년 거대 금융그룹인 씨티그룹을 탄생시켰다.
다이먼은 인수 후 통합 과정에서 뛰어난 경영감각을 보였다. 서로 다른 조직이 하나의 기업으로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조직의 언어와 문화를 일치시키고, 중복되는 기능을 정리했다. 이런 통합형 리더십을 통해 씨티그룹은 2000년대 초중반 세계 최대 은행으로 부상했다.그러나 멘토였던 웨일의 신뢰는 오래가지 않았다. 차기 후계자로 꼽히던 다이먼은 1998년 11월, 느닷없이 해고 통보를 받는다. 웨일이 다이먼의 성장을 위협으로 느꼈고, 다이먼이 웨일의 딸 승진을 반대한 것 등이 주된 이유로 거론됐다.
2000년 다이먼은 합병 이후 조직 융합 문제로 어려움을 겪으며 실적 악화 및 주가 폭락 위기에 처한 뱅크원의 CEO로 영입됐다. 다이먼은 M&A 노하우를 발휘해 구조조정과 비용 통합 등을 단행한 결과 회사를 흑자로 돌려놨다. 그리고 2004년 JP모건체이스와의 합병을 주도한 뒤 JP모건체이스의 최고운영책임자(COO)를 거쳐 2005년 CEO 자리에 올랐다. 그는 튼튼한 대차대조표와 리스크 관리를 강조하며 회사를 단단하게 키워나갔다.
그의 경영 철학은 위기 속에서 빛났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를 사전에 경고하며 위기에 대응했다. 파산 위기에 놓인 베어스턴스와 파산한 워싱턴뮤추얼을 인수해 위기를 기회로 바꿨다. 그 결과 JP모건체이스는 미국 최대 은행으로 성장했고, 커다란 위기 때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및 재무부와 협력하며 미 금융 시스템의 ‘안정축’으로 자리 잡았다. 다이먼의 리더십은 정직한 현실 인식에 기반한 솔직한 소통에서 나온다. 그는 진실을 말하는 한두 명을 제외한 모두가 좋은 말만 하는 분위기에선 조직이 망가진다고 봤다. 고위층이 현장과 분리돼 정확한 진단 없이 의사결정을 내리면 구성원의 비협조와 저항을 부른다. 문제를 감추지 않고 진실을 말할 수 있는 조직문화가 기업 경쟁력의 핵심이다.이준일 경희대 회계·세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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