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성' 감독과 작가가 작품 안팎으로 불거진 논란과 작품에 대한 의미를 직접 밝혔다.
김희원 감독과 정서경 작가는 2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북극성' 종영 인터뷰에서 "첫 OTT 작품이었는데, 마지막까지 봐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북극성'은 유엔대사로서 국제적 명성을 쌓아온 문주(전지현 분)가 대통령 후보 피격 사건의 배후를 쫓는 가운데, 그녀를 지켜야만 하는 국적 불명의 특수요원 산호(강동원 분)와 함께 한반도를 위협하는 거대한 진실을 마주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지난 9월 10일 첫 공개된 후, 지난 1일 마지막 8, 9회가 공개됐다.
처음 공개되기 전 700억원 대작이라고 관심을 모았고, 전지현과 강동원의 만남으로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4회에 "중국은 전쟁을 좋아한다"는 대사 때문에 중국 네티즌을 중심으로 "중혐 발언을 했다"는 비난이 나오기도 했다.
김 감독과 정 감독은 "정말 말하고 싶었다"면서 "한국을 배경으로 하지만, 판타지적인 세계관을 그린 것"이라며 "중국이라고 했지만, 현실의 중국이 아니다"고 했다. 이어 "전지현에게도 미안하다"고 입을 모았다. 다음은
▲ '북극성'이 마무리됐다.
김희원 감독(이하 김)) OTT 작품이 처음이었다. 이렇게 볼 거 많은 세상에 봐주시는 게 정말 감사하더라. 배우, 스태프 모두 고생 많이 했는데, 마지막 끝까지 챙겨봐 주셔서 더 감사하다. 좋았다고 하는 분들이 많고, 배운 것도 많고 기쁘다.
정서경 작가(이하 정)) 저에게 의미 있고 중요한 작품이다. 여러 피드백을 받으면서 감사할 기회도 많았다.
▲ 시작 전부터 우여곡절이 있었다. 크레딧의 '그리고 강동원'부터 시작해서.
김) 특별한 건 아니었다. 전에 분량 이슈가 있다고 들었는데, 솔직히 출처는 모르겠다. 어제 마지막 방송까지 봤다면 굉장히 존재감 있는 캐릭터고, 여운이 남는 캐릭터인데 알지 않았을까 싶다. 할리우드 영화도 그렇고, 우리 작품 중에도 그렇고 여운이 남는 캐릭터 중 '그리고'라고 쓰는 방식이 많지 않나. 엔딩에서 이 캐릭터의 생존 여부가 확실하지 않은 게 핵심 요소 중 하나였는데, 그걸 살리려 했던 거다.
정) 저는 전지현, 강동원 배우가 우리 작품의 자랑이라 생각했다. 이런 논란이 자연스럽게 따라올 수 있구나 싶더라. 강동원 배우 역할은 연기하기 힘들다. 전사도 없이 배우의 존재감과 연기력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그 역할을 맡아준 것에 감사하고 감동도 했다. 이 배우가 가진 특별한 존재감을 크레딧으로 표시할 수 있다면 '그리고'가 아니라 '특별히', '진심으로' 이런 식으로라도 썼을 거다. 그걸 표현하고 싶었다.
▲ 엔딩에 대해 어떻게 봤을까.
정) 처음엔 사망한 걸로 했는데 촬영장에 갔더니 난리가 났다. 너무 사랑받을 수 있는데 죽인 거 같았다.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하길 바랐다. 다시 나타나도 이상하지 않도록.
김) 그래서 저도 마지막에 배의 문을 활짝 열어 놓았다. 그리고 주변에 물어보기도 했다. '산 거 같아, 죽은 거 같아' 이렇게.
▲ 세계관 확장을 고려한 엔딩일까.
김) 디즈니에서 다시 불러준다면 거대하게 확대할 수 있다.(웃음) 그렇지만 블록버스터나 스케일을 키워야겠다고 생각하고 찍지 않았다. 이야기를 생각하고 찍은 거다. 성당도 안 짓고 찍을 수 있었다면 가장 좋았을 거다. 그런데 그런 장면을 실제 성당에서 찍으면 민폐라 할 수 없었다. 블록버스터를 해야 하니 성당을 만들게 된 거다.
▲ 후반부에 캐릭터의 입을 통해 전후 과정을 말하다 보니 늘어진다는 평도 있더라.
정) 저는 8개로 기획했는데, 2시간 영화를 써오던 사람이다 보니 그 길이감이 가늠이 안 됐다. 그런 순간에 설명적으로 된 것도 있는 거 같고, 거기서 한계도 느끼고 배우기도 했다. 또 인물은 한국에 있는데, 갈등이나 문제가 전 지구적으로 일어나기 때문에 그것도 직접 찍을 수 없어서 캐릭터들이 본 것, 들은 것을 편집해서 보여주다 보니 더 설명적으로 느껴진 거 같다.
▲ 국제정세에 관한 얽힌 부분들을 어떻게 풀고 싶었나.
정)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 상황을 조사하기 시작했을 때, 한반도의 상황이 우리가 의도를 갖고 움직일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여러 상황을 보면 미국과의 관계나 이런 게 가공되기도 하고, 우리 의도와 관계없이 상황도 만들어진다. 우리가, 선한 의도를 가진 주인공이 방향을 조금 바꿔 한반도 상황을 우리식으로 풀어가는 설정은 가져가면 어떨까 싶더라. 거기에서 시작됐다.
▲ 이 과정에서 중국 혐오 반응이 나온 대사가 나온 건가.
정) 전 한국을 보여주면서도 지금의 한국과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래서 여기에 나오는 나라들도 허구의 세력을 지칭하고, 이디샤라는 허구의 국가가 등장한다. 솔직히 모든 나라에 다른 이름 붙여도 되겠다 싶었다. 하지만 그게 리얼리티에서 벗어나서 우연히 비슷하게 갖게 된 거다. 허구의 상황으로 봐주시길 바랐다.
김) 이 상황을 배우들에게도 다 설명해 드렸다. 특히 전지현 배우나 이런 분은 전 세계 시청자를 살뜰하게 살핀다. 그래서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그걸 설명해 드린 부분에 맞춰 충실히 연기했는데, 이렇게 된 게 죄송하기도 하고, 언짢은 시청자에게도 죄송하기도 하고.
▲ 문제의 발언이 4회에 나왔는데, 종영 전, 조금 더 빨리 말할 수 있지 않았나.
정) 우리가 SNS를 했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었다. 말할 기회가 없었다. 이 상황에서 전지현 배우랑 많은 얘길 했는데 그 의연함에 놀라웠다. 오히려 저희를 위로해줬다. 너무 죄송했는데. 전지현 배우가 서문주와 많이 닮은 면이 있다 싶었다.
김) 앞뒤 맥락을 보시면 알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전지현 배우는 전 세계에 팬들이 많아서 실망하셨을까 봐 마음을 쓰셨다. 배우는 그런 의도가 전혀 없다. 배우도 속상했을 텐데 저희에게 그런 것보다는 '드라마를 끝까지 보고 좋아해 주셨으면 좋겠다'는 말만 했다. 그래서 감사했다. 톱스타의 품격을 보여줬다. 제가 항상 큰 그릇이라고 하는데 정말 그릇이 크시다.
▲ 정치적인 갈등, 유튜브를 통한 녹취록 공개 등 현재의 행태와 비슷하다는 반응도 있더라.
김) 찍고 나서 현실화한 게 많았다. 지난 11월부터 무서울 정도였다.
정) 기시감이 드는 장면들이 있을 수 있지만, 이 역시 허구의 장면이었다. 허구로 봐주셨으면 좋겠다.
▲ 전지현과 강동원의 러브라인이 갑작스럽다는 반응도 있더라.
정) 저는 멜로 쓰는 게 어렵다. 사람의 마음속에 일어나는 일을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겠더라. 멜로는 인물의 마음속에 일어나는 게 관객의 마음에도 일어나야 하는데, 그 속도를 맞추는 게 어렵더라. 저는 9회를 쓰니 설계를 해야 하는데, 2시간 쓰기에 익숙한 작가. 그 안에 사랑 얘기를 리듬에 맞춰 써 나아가는데, 이 정도면 사랑에 빠지고, 그 과정과 이야기를 경험하고 싶어 한다. 이런 마음들을 알게 됐다.
▲ 강동원과 전지현의 베드신도 깜짝 놀랐다.
김) 조금 갑작스러워 보일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었는데, 실제로 배우들과 저는 이 속도가 빠르다거나 당황하지 않았다. 전쟁이 벌어질 거 같은 순간에 신체적인 스파크가 벌어지는 거 아닌가. 오히려 이 순간이 올 수밖에 없을 거 같다고 말씀 주시더라. 저도 배우들에게 조심스럽지 않나. 두 배우가 그런 경험이 많지 않다 보니. 그런데도 리허설할 때부터 워낙 몸을 잘 쓰다 보니 고생스럽거나 힘든 게 아니라 찍으면서도 '아름답다' 싶었다. 캐릭터적으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 주셔서 별도로 설득하거나 어렵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정) 20대가 아닌 40대 멜로고, 두 사람의 마음이 있다는 걸 확인했고, 산장에 둘이 있다면 베드신이 있을 거 같더라. 10번을 생각해도 그랬다.
▲ 두 사람의 첩보 멜로를 어떻게 봤을까.
김) 저는 '작은아씨들' 끝나고 '헤어질 결심'을 보고 근래 본 멜로 중에 가장 좋았다. 작가님 멜로가 속도가 다를 수 있고, 텍스처가 다를 수 있지만, 어떤 종류의 여운이든 예쁜 게 아니라 곱씹어볼 멜로이길 바랐다. 그리고 톱 배우들이 함께하니 더 영광이었다.
정) 두 배우가 함께하는 얘길 쓰면서 '북극성'에서 사랑은 상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거구나 싶었다. 40대 멜로라 자신의 삶을 길게 받아들이는 거라고 봤다. 문주는 첫 키스신 전에 죽은 아이 얘기를 하지 않나. 로맨틱 장면에 죽은 아이 얘기를 하는 게, 그런 말을 쓰는 게 맞냐 얘기도 들었는데, 저는 문주가 그럴 거 같았다. 중요한 순간에 자기 얘길 하고 싶을 거 같았다. 멜로는 서로를 알아가는 거니까.
▲ 두 사람은 어떻게 반했을까.
정) 문주가 산호를 처음 본 건, 자기를 오랫동안 속여온 남편의 죽는 순간이었다. 그 순간 사랑에 빠지는게 힘들 수 있지만, 오랫동안 지속된 과거에서 풀려난 거고, 그때 나타난 산호가 미래를 보여주는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정신없지만, 급박하지만, 그럼에도 서로를 알아봤을 거 같다. 자신과 봐온 사람들과도, 흐름과도 다른데 자기 곁에 있는 사람이라 그 순간에 사랑의 씨앗이 뿌려질 거 같다. 산호 역시 오랫동안 용병으로 일하면서 원했던 건 소속감이었을 거 같다. '우리'라고 말하는 문주를 보며, 살면서 배우지 못한 소속감과 집단의 감정을 발견했다고 생각한다.
▲ 강동원이 북파 공작원 출신이라는 설정인데 경상도 사투리 억양이었다.
정) 강동원 배우가 북한 사투리라고 했다. 경상도 사투리인 줄 사람들이 아는데, 따로 배운 거라고 하더라.
김) 배우가 한 작품을 다 봤는데 이번에 한목소리 톤이 좋았다. 거기 맞춰서 음악과 믹싱을 한 점도 있었다. 특히 멜로를 할 때 은근하게 나가는 보이스가 좋더라. 연구를 많이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 마지막에 이미숙의 역할이 커졌고, 주요 캐릭터가 다 여성이었다.
정) 전 성별이 아니라 이 캐릭터가 캐릭터 그 자체로 보이길 바랐다. 여성이 대통령이 여성이면 빌런이 여성인 게 덜 보일 거 같더라. 그래서 여성 캐릭터들이 늘어나다 보니 '여성 서사'라는 말이 나온 거 같은데, 저 사실 남자 캐릭터도 좋아한다. (웃음) 그런데 남편이 등장했는데 안 죽는 건 없더라. 그래도 저희 남편은 받아들인다. 어쩔 수가 없다.
▲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온 박찬욱 감독의) '어쩔 수가 없다'를 어떻게 봤나.
정) 정말 재밌게 봤다. 제가 인사를 많이 받는다. '재밌게 봤다'고.(웃음) 그래서 감상을 얘기하고 싶지만, 오늘은 짧게만 하겠다.
▲ 제작비가 700억원이라고 알려졌다.
김) 그 정도로 많이 쓰지 않았다. 처음에 700억, 500억 이렇게 나왔는데, 그 금액은 아니다. 저희가 잘 찍게끔 합리적으로 사용했는데, 우리 스태프가 억울해한다. 돈 낭비한 드라마처럼 보실까 봐. 정말 효율적으로 하려고 했다. 아낄 만큼 아끼면서 찍었다. 얼토당토않은 금액으로 하지 않았다. 하지만 제가 한 작품 중 스케일이 커서 운영할 때 이 정도 규모의 작품을 할 때 어떻게 해야 할 지 알게 돼 저에게도 소중한 기회였다.
정) 전 700억원 기사 보고 너무 기뻤다.(웃음) 디즈니 고맙고. 마음껏 투자해주고. 내가 이런 얘기를 썼다고 생각해 좋아했는데, 실상을 듣고 조금 속상했다. 그런데 공개 후 700억원으로 봐주셔서 좋았다. 그래서 디즈니를 만나면 농담식으로 '괜찮으시면 차액을 쏴 달라'고 했다.
▲ 옥선은 크고 강한 것을 원한다 했는데, 작가님이 원하는 작고 강한 건 뭘까.
정) 저는 700억원을 갖고 싶다(웃음) 전 이미숙 씨 대사를 쓰며 재밌었다. 핵을 꿈의 무기라 생각하는 여자가 있다는게 재밌었다. 제가 썼다기보단, 쓰다 보니 옥선이 그렇게 말할 거 같았다.
김)그 사람의 코어를 다 설명하는 말이었다. 촬영장 유행어이기도 했다. 남성 스태프가 '너 여자가 뭘 원하는지 알아? 가장 강하고 큰 거야' 이렇게 말하고.(웃음)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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