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남자'에 1위 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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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남자'에 1위 내줬다

봉준호 감독의 할리우드 영화 '미키17'이 개봉 2주 차 주말 북미 박스오피스에서 3위로 내려앉았다. 개봉 첫 주에는 한국 영화 감독 최초로 1위를 차지했지만, 불과 한 주 만에 순위가 크게 하락했다.

박스오피스 모조(Box Office Mojo)에 따르면, '미키17'은 3월 14일(현지시간) 북미 극장에서 220만 달러(한화 약 29억 원)의 티켓 수입을 기록하며 흥행 순위 3위에 올랐다.

제작비 1억1800만 달러(약 1700억 원)가 투입된 이 영화는 현재까지 전 세계적으로 5635만4,000달러(약 819억1000만 원)의 흥행 수입을 거두는 데 그쳤다. 이러한 실적을 고려할 때, '미키17'이 손익분기점을 넘길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키17'은 봉 감독의 전작 중 가장 높은 매출액을 기록한 작품이 됐다. 봉 감독 전작 중 전 세계 극장 개봉을 한 작품은 '기생충'(2019)은 전 세계 매출액 2626만 달러, 과 '설국열차'(2013)는 8675만 달러를 기록했다. 제작비는 각 135억원, 450억원이었다.

한편 '미키17'을 제치고 북미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른 작품은 파라마운트가 배급한 '노보케인'이다.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남자'라는 타이틀로 흥미를 끈 이 작품은 치과 의사가 의문의 사건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스릴러로, 예상외의 긴장감 넘치는 전개와 배우들의 연기가 호평을 받고 있다. 잭 퀘이드, 엠버 미드썬더 등이 출연한다.

2위는 케이트 블란쳇, 마이클 패스벤더가 주연을 맡은 액션 스릴러 '블랙백(Black Bag)'이 차지했다. 전직 요원이 극비 임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이 작품은 긴장감 넘치는 액션과 탄탄한 스토리로 관객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현재 할리우드 극장가는 흥행작의 부재로 인해 침체한 분위기다. 올해 2월 이후 박스오피스 수익이 최저 수준을 기록하며, 전반적인 영화 시장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미키17' 역시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봉준호 감독의 이름값과 할리우드 진출작이라는 점에서 개봉 전부터 많은 기대를 모았던 '미키17'이 과연 손익분기점을 넘을 수 있을지, 향후 흥행 성적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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