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극파” [횡설수설/김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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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5년 한 강연에서 정치 극단주의를 경고했다. 그는 극단주의를 “타협 없이 자신의 주장만을 관철하고, 상대방 정권이 무너질 때까지 문제점만 지적하고 타도를 외치는 정치”로 정의했다. 당시 여당은 분당 끝에 ‘친노 연합군’으로 만들어진 열린우리당이었다. 하지만 당내에서도 참여정부의 개혁입법을 놓고 청와대 및 온건파 대 강경파가 ‘실용이냐 개혁이냐’, ‘대야(對野) 온건이냐 강경 노선이냐’를 놓고 극심한 내부 투쟁을 벌였다. 이런 내부 갈등을 몸소 겪던 차에 나온 발언이었다. ▷21년 전 이 발언이 담긴 영상을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X에서 공유했다. 이른바 ‘무극파’를 언급한 지 하루가 지나지 않아서였다. 이 대통령은 4일 X에 “거짓에 기초하거나 최소한의 근거도 없이 혹세무민하는 무책임한 극단주의자(일명 무극파)들의 선동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고 썼다. 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 지명에 범여권 강경파가 강하게 반발하는 상황이 계속되자 신조어를 써 가면서 반박에 나선 것이다. 무극파가 누군지 직접 언급하진 않았다. ▷정치권에선 김 후보자를 ‘친윤 검사’라고 낙인찍으며 반대하는 강경파를 가리킨 것으로 해석한다.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김 후보자에 대해 “반민특위에 친일파 위원장을 임명한 것”이라고 했다. 추미애 경기도지사는 그를 밀정과 나치 전범 아돌프 아이히만에 빗댄 적이 있다. 임은정 광주지방중수청장은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사람이 1호 중수청 수사관이 되면 안 되는 일”이라고 했다. ▷당내 강경파들은 이른바 ‘검찰개혁’ 과정에서 정부와 계속 부딪쳤다. 공소청 수장의 명칭을 ‘검찰총장’으로 남겼다고 문제 삼고, 보완수사권을 일부 남겨야 한다는 정부 의견에는 “개혁 후퇴”라며 완전 폐지를 몰아붙였다. 피해자의 권리 구제와 인권 보장을 위한 형사사법 제도 개편이라는 대명제보다는 본질과 동떨어진 논쟁에 시간을 허비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미 개청한 중수청의 ‘차관급’ 수장 임명이 이렇게 오래 걸리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을 것이다. ▷극단적인 목소리가 커지는 건 보수 야당도 마찬가지다. 국민의힘 김태규 의원은 12·12 군사쿠데타로 대법원에서 내란죄 확정 판결을 받은 전두환 전 대통령의 행위를 두고 “(내란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진숙 의원은 5·18민주화운동을 폄훼하는 주장이 나온 토론회를 열었다. 국민의힘 당권파 일부는 6월 지방선거에서 선관위 ‘투표용지 부족 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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