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플러, 2연패·통산 3회 우승 정조준…매킬로이는 커리어 그랜드슬램 재도전
작년 허리케인 피해에도 오거스타 정상 개최…임성재·김주형·안병훈도 출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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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A=연합뉴스]
(오거스타[미국 조지아주]=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명인 열전'으로 불리는 남자 골프 시즌 첫 번째 메이저 대회 마스터스 토너먼트가 10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파72·7천555야드)에서 막을 올린다.
올해로 89번째를 맞이하는 마스터스는 메이저 대회 중 유일하게 매년 같은 코스에서 열리고, 그곳이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명문 골프장인 오거스타 내셔널이라는 점이 특별함을 더하는 대회다.
출전 선수 수도 메이저 대회 중 가장 적어 올해에는 96명이 초대장을 받았다. 97명이 나섰던 2015년 이후 가장 많은 인원으로, 그 사이엔 87∼93명이 출전한 바 있다.
다만 2000년 우승자 비제이 싱(피지)이 부상으로 개막을 사흘 앞두고 불참을 선언하면서 올해 실제 경기를 치르는 선수는 95명이다.
총상금 규모는 대회 기간 확정된다. 지난해엔 2천만달러(약 293억원), 2023년엔 1천800만달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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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연합뉴스]
지난달 아킬레스건 파열 진단을 받아 수술받은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출전하지 않는 올해 대회에선 현재 세계랭킹 1위이자 디펜딩 챔피언인 스코티 셰플러(미국)가 우승 후보 1순위로 꼽힌다.
2022년과 지난해 마스터스를 제패한 셰플러는 부동의 세계랭킹 1위를 질주하는 가운데 올해 첫 우승을 첫 메이저 대회에서 노리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 셰플러가 타이틀 방어에 성공한다면 마스터스 역대 9번째로 '3회 이상 우승자' 대열에 합류한다.
'전설' 잭 니클라우스(미국)가 가장 많은 6차례(1963, 1965, 1966, 1972, 1975, 1986년) 마스터스 정상에 올랐고, 우즈가 5회(1997, 2001, 2002, 2005, 2019년), 아널드 파머(미국)가 4회(1958, 1960, 1962, 1964년)로 뒤를 잇는다.
여기에 필 미컬슨(미국)을 비롯해 5명이 3회 우승을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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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세계랭킹 2위이자 이번 시즌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2승을 올리며 페덱스컵 랭킹 1위를 달리는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셰플러의 가장 강력한 대항마다.
PGA 투어 통산 28승을 수확하고 현재 세계랭킹 2위에 오른 매킬로이는 메이저 대회 중 US오픈(2011년), PGA 챔피언십(2012, 2014년), 디오픈(2014년)을 제패했다.
이제 마스터스에서 축배를 들면 매킬로이는 메이저 대회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이룬다.
그는 2009년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마스터스에 16차례 출전해 2022년 셰플러에 이어 준우승한 것이 최고 성적이며, 지난해엔 공동 22위로 마쳤다.
2011년 3라운드까지 공동 2위에 4타 앞선 선두를 달리다가 최종 라운드 후반 난조에 빠지며 80타를 쳐 공동 15위로 떨어지는 등 유독 마스터스 우승과 인연이 없던 매킬로이가 11년 가까운 메이저 우승 갈증을 오거스타에서 씻고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완성할지 관심이 쏠린다.
셰플러와 매킬로이의 '양강 구도'가 대세로 평가받는 가운데 세계랭킹 3위의 잰더 쇼플리와 4위의 콜린 모리카와(이상 미국), 2023년 이 대회 챔피언 욘 람(스페인)도 우승 후보로 거론되는 선수들이다.
한국 선수로는 임성재(세계랭킹 24위)와 김주형(31위), 안병훈(34위)이 출전한다.
임성재는 2020년 우승자 더스틴 존슨(미국)에 이어 2위에 올라 한국 선수 마스터스 최고 성적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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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덜루스[미국 조지아주]=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6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TPC 슈가로프에서 임성재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5.4.7 songa@yna.co.kr
이번 시즌에는 초반 이후 다소 주춤한 모습을 보이는 임성재로선 반등의 발판으로 삼아야 할 대회다. 임성재는 최근 PGA 투어 5개 대회 중 두 차례 컷 탈락, 두 차례 60위대 순위에 머물렀다.
올 시즌 페덱스컵 랭킹 50∼60위권에 그친 김주형과 안병훈도 메이저 대회 선전으로 분위기 전환을 꿈꾼다.
가장 아름답고 관리가 잘 된 코스로 유명한 마스터스 대회장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은 지난해 9∼10월 미국 남동부를 강타한 초대형 허리케인 '헐린'으로 피해를 봤다.
16번 홀(파3) 그린에 나무가 쓰러져 재건되다시피 했고, 이를 포함해 후반 홀들이 큰 영향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오거스타 내셔널의 상징적인 공간으로 여겨지는 클럽하우스로 향하는 길 '매그놀리아 레인'을 비롯해 곳곳에 나무가 훼손되거나 줄어든 모습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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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린' 피해로 올해 마스터스가 예정대로 열릴 수 있겠느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으나 오거스타 내셔널은 여느 때처럼 철쭉이 활짝 핀 가운데 선수와 관람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코스에 나무가 줄어든 건 바람이나 시야, 그림자에 차이를 낼 수 있어서 경기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오거스타 내셔널 측은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만큼의 큰 변화는 없을 거로 내다보고 있다.
최근 이어진 악천후에 따른 대회 진행 차질이 올해도 발생할지도 변수가 될 만한 부분이다.
지난 주말 동안 한여름 날씨를 보이던 오거스타엔 6일 밤 굵은 비가 내리기 시작했고, 각종 대회 공식 일정에 들어간 7일에도 종일 비가 이어지며 연습 라운드가 열리지 못했다.
대회 기간인 10∼13일엔 현재로선 비 예보가 거의 없지만, 2라운드가 열리는 11일 강수 확률이 70%대로 높아진다.
songa@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5년04월08일 08시30분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