펩트론이 충분히 먹으면서도 체중을 감량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비만약을 공개했다.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 등 식이를 조절하는 원리의 기존 비만약과는 다른 접근법으로 비만약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펩트론은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미국당뇨병학회(ADA)에서 신개념 비만약 PTAP-010을 포함한 비만 및 당뇨약 후보물질 두 건의 전임상 결과를 포스터로 발표했다고 23일 밝혔다.
위고비 등 비만약은 뇌 시상하부에 작용해 포만감을 유도하고 식욕을 억제하는 원리로 체중을 줄인다. 펩트론이 공개한 전임상 결과에 따르면 세마글루타이드를 4주간 투여했을 때 누적 식이 섭취량이 14.3% 줄어들며 체중은 7.5% 감소했다. 대사활성을 조절해 에너지 소비 자체를 늘리는 원리의 PTAP-010은 식이 섭취량이 증가해도 높은 체중 감량 효과(9.9%)를 냈다. 먹는 즐거움을 잃지 않고 영양 불균형 걱정 없이 체중 감량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이날 펩트론이 공개한 또 다른 비만약 후보물질 PTAP-009는 식이 섭취량이 20.3% 줄어들며 체중이 9.8% 감소해 세마글루타이드보다 효과가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펩트론은 두 약물을 모두 월 1회 주사제형으로 개발하고 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지난해 비만약 시장 규모는 약 38조원이었으며 2030년까지 129조원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펩트론 관계자는 “식이 제한 없이 대사 활성으로 체중 감량을 유도하는 약물로 비만 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것”이라며 “식욕 억제와 에너지 대사 조절이라는 두 가지를 함께 공략해 비만 및 당뇨 치료의 미충족 수요를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이영애 기자 0ae@hankyung.com